충남의 EXO, 진정성과 인상만큼은 세종대왕 필사본

안희정 충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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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충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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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무겁게 벌해 승라자라고 법의 정의 앞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게 해주십시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004년 당시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남긴 최후진술이다. 노무현 대통령 탄생의 일등 공신이었음에도 참여정부 기간 공직은커녕 홀로 책임을 떠안고 감옥에서 실형을 살아야했던, 바보 안희정. 그가 생각하는 대연정의 의미와 국정철학은 무엇인지 피플투데이 독자들을 대신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올 한해 충남도정의 목표,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

2017년 도정은 지난 어느 해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여건이 상존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탄핵, 제19대 대선 관련 정국이슈가 대두되고 정치·행정 영역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가 저하될 우려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저성장기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미국 등 세계경제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전망입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잦은 사회·자연재난으로 인한 도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등 사회갈등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새해에 첫째, 도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각종 재난사고에 대한 철저한 사전대비·신속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효율적인 복지서비스 제공으로 도민 기본권의 실질적 보장에 주력해 나갈 것입니다. 둘째, 경제위기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및 대응을 통해 불확실한 경제환경에서 예측 불가능한 위기상황에 상시 대비하고 저성장·양극화를 극복하고 다가올 미래성장 기반을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셋째, 지역현안 국가정책화 및 안정적 도정운영을 위해 지역과 국가의 공동발전을 위해 제안해온 과제들의 입법·정책화에 노력하고 불안정한 정치·사회적 상황 속에서도 누수 없는 도정 운영에 만전을 가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민선 5∼6기에 걸쳐 추진 중인 과제들도 안정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대권에 도전하게 된 배경과 안 지사님의 경쟁력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또 도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한 생각은 무엇입니까?

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국민들에게 말씀 드리고 또 선택을 받고자합니다. 지난 7년간의 도정을 통해 충청남도 도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충분히 능력을 보여드렸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30년 정당인으로서, 참여정부를 만든 주역으로서 신의의 정치를 해왔습니다. 촛불 민심의 명령에 따라 낡은 20세기를 끝내고, 시대교체를 하는 것이 바로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국민들에게 저의 포부를 자세히 설명 드리고 선택 받고 싶습니다. 국민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새해 저의 포부입니다.

먼저 도정과 관련해 충실하게 일을 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나 충남 도정에서 도출된 전국적 의제를 국회에서 토론하는 일 등 성실하고 차분하게 도정을 살피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권출마 선언으로 지명도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우리 도는 사상 최대인 5조 3,108억원의 정부예산을 확보했으며 이를 지역발전의 마중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저는 이미 2010과 2014년 출마하면서 지방정부의 경험을 살려 실력을 쌓는다면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이는, 도정을 충실히 살피고 노력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는 점이고 이를 도민들께서도 흔쾌히 받아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도정에 소홀함이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세계적인 보호주의 강화 기류 속에서 더 적극적인 FTA 추진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보호주의로 갈 수 없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자유무역 진흥은 국익, 나아가 생존이 달린 문제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반드시 관철해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보호무역 기조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일 경우 G20이나 WTO, OECD 등 다자간 채널을 통한 보호무역 반대 공론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중견국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보호무역에 의한 통상분쟁은 결국 기술경쟁이 아닌 가격경쟁에 따른 것입니다.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에서 우리 기업이 고부가가치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보호무역으로 인한 우리나라 기업의 피해를 상당부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보호무역은 경제대공황의 원인이었습니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의 원인은 보호무역에 있었다는 것이 경제학계의 정설입니다. 20세기 초반보다 경제통합이 심화되었습니다. 일국의 폐쇄적 경제로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일부 국가에서 보호무역 성향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장기적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진제공=충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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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속 정치권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핵심은 정치입니다. 정치가 민주주의를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시켜 이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민주주의 리더십과 법과 제도의 지배라고 하는 법치를 좀 더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운영하고 제도를 신설해야 합니다. 특히 20세기까지의 이 민주주의로부터는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 민주주의는 현재 다양화된 사회에서 진행되어지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삶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현재,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듯이 민주주의의 리더십은 실종되었습니다. 대통령이라고 쓰고 임금님이라는 방식으로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져도 그 제도의 운영이 우리 모두에게 불공정을 선사하고 있다고 시민들은 믿고 있습니다.

이 법치의 영역을 원위치로 다시 재정립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오늘의 과제는 협치와 자치의 영역으로까지 더 넘어가야 됩니다. 그래서 21세기 대한민국이 맞이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모든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이끌 수 있게 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인인 우리들이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개인의 권위와 카리스마로 이끌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대통령 후보 안희정의 국정 철학을 간단하게 설명하신다면?

억울한 일 없고, 안전하며, 풍요를 누리는 나라입니다. 국가는 세 가지만 잘하면 됩니다. 첫째 국민들이 돈 없고 빽 없다고 억울한 일 당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둘째,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안전한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인간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물적 토대가 갖춰지고, 창의와 노력으로 마음껏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면 국민들은 엄청난 힘을 분출할 것이며, 대한민국이 새로운 도약을 하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리더 혼자서는 만들 수 없습니다. 국민과 ‘함께’해야 합니다. 뽑아주면 다해주겠다는 정치인은 거짓말쟁이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과 함께 해야 합니다. 지도자의 몫은 결을 제대로 타고, 공정성을 관리하는 것뿐입니다. 나머지는 국민들이 다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 민주주의 사회는 사공이 많은 사회입니다. 진행 방향만 결정되면 그 다음엔 주권자들이 힘차게 노를 저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후보 안희정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촛불민심의 명령은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입니다. 시대마다 요구하는 리더십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 국민 명령의 핵심은 시대교체이며, 가장 철저히 준비한 사람은 바로 안희정입니다. 촛불광장에서 국민들은 낡은 20세기 체제와 통째로 결별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라고 명령했습니다. 전국에서 “안녕 박정희, 안녕 박근혜”를 외쳤습니다. 국민의 지상 명령은 시대교체입니다.

이 시대교체를 가장 철저히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이 누군가? 저는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부터 ‘안녕, 박정희’ 그리고 이를 넘어 낡은 20세기와 결별하자고 외쳤습니다. 7년의 충청남도 도지사 내내 이 과제를 잡고 고민하고 행정을 펼쳐왔습니다. 20세기의 낡은 지역주의, 이념갈등, 패거리 정치와 결별하며 안희정만의 정치를 보여왔습니다.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해서 국민의 힘을 모으고 시대교체의 과제를 실천할 사람은 안희정이 유일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바로 안희정의 리더십입니다.

 

정치권의 개혁 과제,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패권이 아닌 정당정치, 의회정치가 되살아나야 합니다.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고, 당선 후 이들이 중용되면서 패거리 정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람 이름에 親, 反이 붙는 것은 낡은 정치입니다. 정당 정치, 의회 정치가 복원되어야 합니다. 정당의 승리, 정당의 집권이 되어야 합니다. 친문 친노 이런 그룹, 동교동 이런 계파 등으로 갇혀버린다면 당의 역사적 정통성도 이을 수 없고 새로운 시대를 향한 국민의 요구도 담을 수 없습니다.

정치인들이 더 이상 분열의 언행을 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를 종북좌빨, 수구보수로 부르는 20세기 분열의 정치를 끝내야 합니다. 이념, 지역주의, 패권주의라는 20세기 낡은 유물과 결별해야 합니다.

나를 지지하지 않아도 우호적인 49%를 만들어야 선거 공간을 적대적 투쟁, 정의와 불의, 선과 악의 싸움으로 규정하면 분열만 불러옵니다. 선거에서 진 49%는 다음 날부터는 재 뿌릴 준비를 할 것입니다. 분노와 미움으로 지지를 결집시키면 집권은 가능하게 할지 몰라도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습니다. 나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상대편의 49%가 우호적이어야 합니다. 낡은 20세기와 완전히 결별하려 한다면, 우리는 49%가 우리의 적이 아님을 깨닫고 형제로 대해야 합니다.

사진제공=충남도청
사진제공=충남도청

개헌에 관한 구상은 무엇입니까?

저는 대통령이 된다면 개헌에 관한 국민적 논의 기구를 구성할 것입니다. 총리와 내각은 의회와 함께 내각중심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파를 초월한 국정과제에 집중할 것입니다. 집권여당은 더 이상 청와대의 돌격대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의회의 입법 권한을 예산 계획까지 확대할 것입니다. 이미 저는 극단적 여소야대 충남에서 지방정부의 원활한 운영을 통해 이 가능성을 실험해왔습니다.

개헌을 한다면 국민 주권과 자치 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앙정부가 권한과 재원을 독점하고, 지방은 책임만 지는 구조입니다. 지방경찰제, 지방재정 자립도 상향 조정 등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우선 국가 운영의 원리를 지방분권에 맡게 재정립해야 합니다.

△헌법 전문과 총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천명하고 △자치입법권 확대 △조세 결정권 강화 및 보충성의 원리 도입 △지방자치단체 종류의 기본 규율을 명문화하여야 합니다.

프랑스의 2003년 헌법 개정처럼 사회적 총의를 모아 신중하게 개헌을 추진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구성된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각계각층 참여해 논의돼야 할 것입니다.

 

당내 경선 룰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 이어야 하며, 또 안 지사님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십니까?

당에서 경선룰에 대해 결론 내리겠다고 했으니 그 결정에 따르면 됩니다. 자잘한 샅바 싸움으로 국민들에게 비난을 사서는 안 됩니다. 이번 대선은 역사적 전환기에 국가의 명운을 짊어질 지도자를 뽑는 것입니다. 경선 관련 수 싸움은 의미가 없습니다. 후보자 모두 대범한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경선룰은 국민 상식의 눈높이에서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그럴 만하다고 수긍할 수 있어야 합니다. 후보자 모두 자신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바꾸자고 할 것이 아니라 사회 상식에 맞게 합리적인 규칙을 제안하면 될 것입니다.

이번 선거 경선 과정에서 서로를 비난하거나 미워하지 말아야합니다. 각자의 비전과 주장을 통해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으면 그만입니다. 아름다운 경쟁, 미래의 발전을 위한 경쟁을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민주당의 역사와 가치를 지켜온 적장자입니다. 때문에 당내 경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당이 감옥에 가라면 가고, 공천에서 배제해도 탈당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과 지역주의에 도전했고, 충남에서 지역주의를 깨트렸습니다. 유불리에 따라 민주당정부의 정책을 부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에 참여했고 충성해온 민주당 당원입니다. 한 사람의 진정성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 당원과 국민들도 안희정의 진정성에 점점 더 주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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