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 치료의 현재와 미래

‘온열암치료’를 통한 암 치료의 미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에서 암 질환을 앓고 있는 암환자수는 약 100만명, 연간 새롭게 암으로 진단받는 사람도 22만명 수준이며 그 수치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암의 초기 진단과 치료, 지속적인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자리잡았다. 세계적으로도 암에 대한 연구와 치료법 개발은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암으로 인한 개인적인 고통과 사회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이 막연하게 두려움을 품는 병이 암이지만 지속적인 관리와 적절한 진료는 보다 나은 삶을 연장시켜 줄 수 있다. 고신대학교 방사선 종양학과 정태식 교수는 방사선 치료를 통한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는 ‘온열암치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와 진료로 권위있는 암 전문가이다. 그에게 한국 암 치료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온열암치료’의 효능에 대해서 물었다.

부산·경남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1호
정태식 교수는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환자들에게 방사선 치료를 하는 의사이다. 부산, 경남을 통틀어 치료방사선과 전문의로서 최초이며 1호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1983년 처음으로 방사선 치료에 관한 전문의 제도가 생긴 이후에, 줄곧 방사선 치료를 통한 암치료에 관심을 가져 왔다. 초기에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레지던트를 할 당시 치료 방사선과에서는 입원 환자를 직접 관리하며 치료하는 경우가 없었다. 그러나 정태식 교수가 레지던트로 몸담았던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입원을 시켜서 환자들을 의사가 직접 관리했다.
특히 정 교수와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의 이러한 암 환자관리 시스템은 현재 전국 최고 수준의 암 특화 센터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큰 공을 세웠다. 그렇게 전공의 수련을 하다 보니 암환자를 보는 것에 능숙해 졌다. 입원환자를 직접 치료하다 보니 집에 가는 일은 일주일에 한 번 남짓이었다. 개인시간이 없는 일의 연속인 나날들이었지만 레지던트 생활이 암환자를 보다 잘 볼 수 있는 베이스가 되었다고 회상했다.

암을 마주하는 기술 – ‘온열암치료’
정태식 교수는 방사선 치료 뿐만 아니라 ‘온열암치료’ 기법을 써서 환자를 치료한다. 온열암치료는 온열치료기로 암세포에 열을 가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온열암치료를 적용해 치료를 시작했으나, 부작용이나 당시의 기술적 수준의 한계 때문에 외면 받는 시기가 존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적인 부분을 정비하고 부작용을 완화한 새로운 온열암치료기의 등장으로 의료계에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독일에서는 임상실험을 할 정도로 연구가 활발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정태식 교수가 1990년부터 복음병원에서 온열치료기를 도입한 이후로 많은 실험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이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부터는 세계 온열암 학회의 아시아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복음병원 호스티스 센터장을 지내며 섬세하게 쌓아온 암 관련 데이터들을 활용해 더 나은 치료, 부작용 없는 치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고신대학교에서 새롭게 치료를 돕고 있는 온열암치료 장비는 ‘온코더미아’라고 불리며, 국내에서는 고신대학교 복음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몇몇 병원에서만 쓰이고 있다. 온코더미아의 장점은 거의 모든 암에서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체에 고주파 전류를 유도해 열을 발생,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고 서서히 파괴시켜 주는 것이 온코더미아의 원리이다. 열이 발생하게 되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할 수 있어 호전시킬 수 있다. 이전 기기에서는 암세포 뿐만 아니라 몸을 구성하는 세포까지 열을 가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존재했는데, 온코더미아는 특수한 기법을 적용해 암세포만 골라서 증식을 억제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러나 온열암치료만으로 암의 단독치료는 어렵다. 환자를 다각도로 관찰하고 진료하는 것이 온열암치료를 적용하는 의사들의 과제이며, 적절하게 조합한 치료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암을 완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온열암치료이다.

지방에서도 암환자들이 세밀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현재 수도권에만 암 전문센터나 의료진이 집중되어, 지방에서는 암 진단을 받고 서울로 가는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정 교수는 지역에서도 환자들이 더 편하게 진료와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다.
암은 치료를 한 이후에도 재발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한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서울까지 가지 않더라도 부산에서 충분히 암 치료를 전담할 수 있는 전문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했다. 고신대학교 복음 병원이 3차 병원(중증 질환에 대하여 난이도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행하는 종합병원)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정태식 교수의 역할과 노력이 뒷받침 되어서였다.

의사의 판단과 협업이 중요한 병, 암
암은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한 병이다. 항상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섬세한 접근을 요구하는 병이기도 하다. 암이 다른 병과 비교했을 때 재발비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재발해도 관리를 잘 해주면 상당히 삶을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치료로 접근을 해야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다른 진료과와의 소통과 협력이 잘 되어야 하며, 환자에 대한 전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정태식 교수는 레지던트때부터 암 환자들을 치료한 경력으로, 암 환자들의 입원치료에 세심하게 관심을 쏟고 있다.

정태식 교수의 장점은 방사선 치료와 온열암치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모두 갖추었다는 데 있다. 현대의학에서 의사들이 풀어야하는 가장 큰 숙제는 협업에 있다. 다른 과와 함께 환자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무슨 병인지, 경과가 어느정도 되었는지의 기본 정보부터 시작해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까지는 전적으로 의사의 판단에 달려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부작용 없이 암을 치료하고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것을 중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의사는 신중한 판단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태식 교수는 방사선과 온열암치료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다른 과와의 협력에 용이하고, 레지던트 시절부터 암 환자를 진료해 온 경력으로 환자들이 암으로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 얼마나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하는지를 아는 의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 환자들에게 조금 더 좋은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모님의 관심과 지원 속 의사로서 탄탄한 길 걸을 수 있어
정 교수 부모님의 교육관은 그가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어릴 때부터 공부한다고 하면 따로 일을 시키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중간에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부산대 의대를 진학해 의사가 되겠다는 꿈에 첫 발을 디뎠다. 의대를 계속 꿈꿔왔던 만큼 일이 적성에 잘 맞았다. 정태식 교수는 집에서 받았던 가정교육이 의사생활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열심히 하면 먹고 사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실히 사는 것이 도움이 되는 길이다.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은 복이다’라는 말은 부모님이 내걸었던 신조이기도 하며 정태식 교수가 믿는 신념이기도 하다. 특히 25년째 고신대학교에서 이어져오고 있는 호스피스(임종에 임박한 사람들에게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 교육은 정태식 교수가 당시 하와이에서 현지답사를 하고 온 끝에 정착시킨 복음병원의 전통이며 지금도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정복되지 않은 병, 연구가 답
정태식 교수는 1993년부터 98년까지 대한온열종양학회의 총무이사를 맡기도 했다. 80년대 말부터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온열암을 치료한 경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대한온열종양학회는 이백여 명 정도의 회원이 있는 큰 학회이다. 초기에는 영남대학교 김명세 교수를 중심으로 온열학회가 만들어졌지만. 온열치료가 외면을 받는 시기에는 학회 활동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11년 말부터 온열암치료에 새로운 기계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대한온열종양학회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술은 특허가 있다기보다는, 서로의 치료 방법에서 영향을 받으며 자란다고 생각합니다.” 정태식 교수는 온열암치료의 권위자이지만 온열암치료가 다시 각광받게 된 것에 대하여 서로의 치료방법에서 영향을 받고, 활발하게 연구를 한 결과라고 말했다. “자신만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면 의료기술을 발전할 기회도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새로운 곳에서 암환자들을 만날 계획
정태식 교수의 계획은 또 다른 암센터의 설립과 부흥이다. 포항선린병원에서 개편한 암센터 소속으로 옮겨 환자들을 치료하고 온열암치료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그는 “사명감으로 활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전국에서 강의요청이 쇄도하는 만큼 암과 온열암치료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강의를 할 계획을 밝혔다. 레지던트 시절부터 암에 걸린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에 그들의 고통과 더불어 완치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큰 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년을 바라보는 만 6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태식 교수는 우리나라 암치료의 미래를 위해서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