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산업의 모델을 제시하다

장성훈 (주)금돈/돼지문화원 대표

  • 입력 2018.02.21 11:46
  • 수정 2018.02.21 13:54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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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문화원 전경
돼지문화원 전경

6차산업이란 1차산업인 농수산업, 2차산업인 제조업, 3차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사업으로 농가에 높은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을 의미한다. 6차산업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주)금돈’은 양돈업체 중 유일한 6차산업 업체다. (주)금돈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장성훈 대표는 최고의 한국형 종돈 생산을 목표로 향해가는 종돈 회사인 ‘금보육종’, 단일 혈통의 부계라인 웅돈의 인공수정센터인 ‘금보유전자’ 및 돼지고기 전문 브랜드 ‘(주)금돈’, 돼지에 대해 여러 가지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돼지문화원’도 함께 운영한다. 돼지문화원을 방문해 장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양돈산업자로서의 사명감
“양돈산업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늘 생각했습니다.”

장 대표는 말을 이었다. “요즘 축산업 환경이 어려워요. 어떻게 하면 축산업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죠.” 장 대표는 청년층, 그리고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 양돈산업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를 원했다. 양돈산업이 얼마나 소중한 사업인지를 전하고 싶다. 

2013년, 축산분야 최초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입상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됐다. 2014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 대표의 아들과 딸은 모두 축산을 전공했다. 장 대표의 아들은 언젠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 ‘아버지’를 적어냈다고 한다. 자녀들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열정적이고 성실한 모습이 새로운 축산 전문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장 대표가 꿈꾸는 것은 일본, 대만, 덴마크 등에서 본 쾌적한 환경을 갖춘 농장이다. “농촌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싶어요. 그것이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돼지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돼지문화원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돼지문화원은 장 대표가 돼지를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도록 설립한 장소다. 돼지문화원은 국내 최초로 돼지를 컨셉으로 한 복합문화 공간이다. 장 대표는 먹고 자고 놀고 사진 찍고 쇼핑도 할 수 있는 곳. 그것이 관광의 요소임을 깨달았다.

돼지문화원은 숙박 등이 가능한 ‘멋있는’ 공간, 동물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신나는’ 공간, 교육이 이루어지는 ‘배우는’ 공간, 음식을 나누는 ‘맛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하늘마을, 도야지마을 등의 재미난 이름이 붙여진 펜션과 카라반을 운영한다. 뒤쪽으로는 등산로가 조성된 산이 위치한다. 하루에 몇 차례 펼쳐지는 피그레이싱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쾌적한 환경의 연회장과 지하 60m에서 올라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냉풍체험실도 인기다. 돼지교육관에서는 돼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습성, 품종뿐 아니라 화면터치 시 돼지의 녹음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시설 등이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재미’는 돼지문화원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뒤쪽 산으로 가면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이동이 편리하다. 돼지 외에도 토끼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인기 캐릭터 ‘피카츄’의 모델인 친칠라도 곧 들어온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주들까지 3대가 할 수 있는 퀴즈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국내 최장다리인 출렁다리와 치악산 등 관광명소가 가까이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은 위치다. 

돼지문화원에서는 소시지 만들기 교실 등 다양한 체험학습도 이루어지고 있다. 최대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까지 4개의 강의실이 준비돼 있어 각종 강의도 가능하다. 

갤러리 식당과 (주)금돈 구이 식당에서는 (주)금돈의 우수한 고기를 맛볼 수 있으며 발효실에서는 김치와 젓갈이 맛있게 숙성된다. 야외 셀프 바비큐장에는 1년 365일 즐거운 바비큐 파티가 가능하다. 1등급 이상의 신선육으로 직접 가공하는 가공장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돼지마켓도 성업 중이다

변화의 흐름을 감지해 나아가는 축산외길
(주)금돈 직원들은 요새 기분이 좋다. 1년 이상 근무자들에게 2년에 1번 보내주는 해외여행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금돈의 퇴사자들이 모인 ‘금사모’의 퇴직자도 일부 함께 간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장 대표의 아내가 이번 여행의 단장이다. 이토록 화기애애한 여행이라니, 이것만으로도 (주)금돈의 사내 분위기가 짐작이 간다.

올여름 장 대표가 설립한 애견훈련학교가 문을 연다. 장 대표는 동물 전문가인 돼지문화원 직원들의 실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펫(pet) 사업은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감성의 영역이다. 펫 사업이 차세대 사업으로 손꼽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장 대표는 반려동물을 훈련시킬 수 있는 인력 교육이 필요한 실정임을 인지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카페 등 다양한 형태로 동물을 만날 수 있지만 그 전, 후 과정을 아우르는 산업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는 축산외길을 걸어왔습니다.” 장 대표의 사훈과 가훈은 ‘정직·성실·최선'이며 ’한 가지 길만 계속 간다, 어려울 때가 기회다,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한다.'라는 태도로 임하고 있다.  2011년 구제역으로 돼지 2만여 마리를 매몰했던 일은 장 대표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무렵 우리 회사가 망한다고 소문이 자자했어요.” 막막한 마음에 퇴사한 지 15년이 지난 전 직장에 찾아갔다. 그곳 대표님은 장 대표를 믿고 2억이라는 큰돈을 선뜻 빌려줬다. 장 대표는 그때 그 은혜를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며, 삶의 여정에서 누군가를 일으켜 세워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우리나라 농축산업은 규모가 아닌 가치 경쟁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 대표는 6차산업을 선도하는 축산업 종사자로서 사회의 변화에 맞는 미래를 구상한다. 최근 (주)금돈은 홍콩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방부제 등을 사용하지 않은 수제 소시지는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을 정도로 맛과 영양을 두루 갖춘 제품이다. 이는 (주)금돈이 지난 2년간 다양한 식품 박람회에 참여하며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온 결과다. 한편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 평창올림픽 식품기업 인증 획득 및 중소기업청 500대 히트상품에도 이름을 획득하는 등 좋은 소식이 이어졌다.

장성훈 대표가 오랜 기간 묵묵히 신뢰로 이어온 축산업의 길은 마침내 6차산업을 선도하기에 이르렀다. 장 대표의 진심과 열정으로 정진해가는 대한민국 축산업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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