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방탄소년단의 진기성과 곡능유성曲能有誠

  • 입력 2018.07.23 18:06
  • 수정 2018.07.23 18:12
  • 기자명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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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칼럼은 중용 5장이었고 순임금의 호문호찰과 집기양단의 노력이 정치적 프로의식이 아니라 중용을 동경하는 아마추어 정신에 가깝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인간의 호문호찰은 인공지능이 파악하는 빅데이터에 비하면 너무나 미미하므로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중용이 필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충분히 발달하기 전까지의 인간은 ‘맥나마라’의 오류 속에서 사는 존재이다. 어른들이 읽는 동화 어린왕자에서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자기 시야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중요하지 않다고 치부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겸손함으로 집기양단을 위해 성실해야 한다. 성실함에 고독은 따르기 마련이다. 

7월 18일 서울에서 한류와 K-POP에 관한 세미나가 있었지만 나는 제주 대기고 강의로 참석을 못 하고 함께 김포시 풍무역 주변에 한류문화단지를 기획하고 있는 지인에게 잘 들어서 요약을 해달라고 했다. 대기고의 공부와 진로 강의를 하는 도중 ‘방탄소년단(BTS)’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강의 주제는 행복과 성공을 바라는 노력이 아니라 행운을 믿고 내공을 쌓기 위해 내밀한 감수성을 키우는 고교시절이 되어야 한다가 되었다. 그런데 내밀한 감수성을 연마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잘 알아야 하는데 어떻게 자신을 알 수 있을까? 
대답을 ‘윌리엄 제임스’가 말년에 깨달은 잠재력을 발휘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3가지 공통점을 주제로 얘기를 풀었다. 

우선 자신과 싸워봐야 한다. 영화 <매트릭스 2>에서 ‘오라클’의 호위무사는 찾아온 ‘네오’를 한동안 공격한다. 같은 편이라고 믿었던 ‘네오’는 의아하게 묻는다. 왜 공격하느냐? 싸움을 멈춘 후 호위무사가 말한다. “사람은 싸워봐야 안다.” 정말 공감 가는 명언이다. 친구이든 애인이든 싸워본 이후에는 계속 갈지 헤어질지가 결정된다. 그 사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뭔가 도는 누군가를 사랑해봐야 한다.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간절해지는지를 느껴봐야 내공(내밀한 감수성)에 이르는 길도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야 자신을 찾을 수 있다. 100%의 믿음으로 노력을 하면 기대해오던 자신을 찾거나 의외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확신과 신념과 자신이 없는 노력은 기대 이하의 상태에서 여전히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단계를 안전지대라고 믿는 매트릭스로 유도한다. 대기고 학생들 중 80%는 월급을 받지 못할 것이라 했다. 

미국 토크쇼 방송에 출연한 BTS(방탄소년단)
미국 토크쇼 방송에 출연한 BTS(방탄소년단)

비정규직과 프리랜서의 시대는 가속화된다. 생산적인 정규직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남게 될 것이다. 인간은 인간의 영역에서 남게 되는데 인간의 영역에서 소속감과 함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스토리텔링이라고 했다. 정말 사랑하는 애인과 자녀들에게 감동의 눈물과 함께 들려줄 자신의 얘기를 할 준비를 해보라. 내공을 쌓는 사랑과 전쟁과 신념의 체험들이 멋진 반전의 자서전을 쓸 수 있게 한다. 자신을 믿고 매순간의 전쟁터에서 자신과 싸우며 자신을 시험하고 어떤 것을 간절히 사랑하라고 했다. 

어제 5쪽의 요약본을 두고 서로 토론을 했다. ‘빅뱅’의 누적 입장권 판매가 2조 원이다.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이제 막 시작이다. 미국 공연에서 좋은 자리는 900만 원이지만 꽉꽉 들어찬다. 유튜브에서 POP에 관한 조회수 중 BTS가 42%이다. 이는 미국이 가진 군사력이나 경제력의 수치이다. ‘김연아’와 ‘싸이’는 일시적 흥행을 떨쳤지만 이렇게 조직적인 군대(BTS의 팬들은 스스로를 군대 Army라고 부름)를 구성하는 한국인은 없었다. BTS가 세계적으로 성공을 하고 있는데 영국에 30조를 벌어주었다는 ‘해리포터’가 생각난다. BTS는 아마도 ‘조앤 롤링’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기획자 ‘방시혁’은 애초에 BTS를 작사 작곡 안무가 가능한 완전체 예술가들로 구성했다. 그리고 예술가 존중의 기본인 관리가 아니라 자율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맡겼다. 관리하는 조직은 예술가를 월급을 받는 하청업자로 만든다. BTS는 예술가답게 행위예술 퍼포먼스를 한다고 여겨진다. 공연을 한다는 느낌이 아니다. 흑인 피카소로 불리던 ‘바스키아’의 낙서와 같다. ‘바스키아’는 그림물량을 관리하고 독촉하던 갤러리가 죽게 했다. 

필자는 화가이기에 그런 상황을 직접 겪어보았다. 후원해주는 사람이나 단체가 예술가의 영혼을 망가뜨리는 일은 정해진 수순인데 대중들은 그렇지 않은 성공적인 경우만 보게 된다. 10대의 감수성으로 10대의 고민을 진기성盡其性하며 작사 작곡했던 BTS들은 내밀한 감수성을 기본으로 곡절마다 곡능유성曲能有誠을 쌓으며 SNS 소통으로 공개하다 보니 자발적으로 군대가 조직되었다. 그리고 미국이 패권으로 그렇게 하는 것과 반대로 예술로 세상을 흔들고 있다. 

빌보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레드카펫에서 인터뷰 하고 있는 BTS(방탄소년단)
빌보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레드카펫에서 인터뷰 하고 있는 BTS(방탄소년단)

그런데 왜 이렇게 큰 성공을 일군 ‘방시혁’을 TV에서 볼 수 없을까?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노벨상을 거부했던 과학자들 필즈상을 거부했던 수학자들의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능진기성能盡其性을 바탕으로 능진물기성能盡物之性에 이르려는 사람들이지 상을 받으려고 지성무식至誠無息하는 사람들이 아니므로 상을 받을 시간에 연구를 더 하고 싶은 지극한 사랑이 있었다. 수상을 거부하면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고 하자 그럼 상을 후딱 받고 와버리자고 했던 ‘리처드 파인만’의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세미나장에서 나온 얘기는 좀 달랐다. BTS를 음해할지도 모르는 음악계 기득권들을 경계하기 위해서 TV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사촌이 거대한 땅을 사버렸으니 그러 수도 있을 것이다. BTS의 성공 과정은 중용 22장과 23장 사이에 잘 요약되어 있다. 이혼 후 보조금으로 생활하던 ‘조앤 롤링’과 일명 흙수저 출신인 ‘BTS’는 필자와 공통점이 많다. 그림 그리고 글을 쓰는 예술가로서 중용을 다시 음미하면서 일단 물감과 붓과 펜이 가진 능진물기성能盡物之性에 집중하면서 성즉형誠則形에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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