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가 함께하는 도심 속 화원

안희경 센츄리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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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더 사랑합니다> 도시의 빌딩 한가운데 위치한 센츄리화원의 문 앞에 걸린 슬로건이다. 안희경 원장은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이러한 문구를 생각했다. 따뜻한 글귀 덕분인지 꽃을 구입하러 방문하는 손님의 반응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센츄리 화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시작한 화원이었다. 안 원장은 놀랍게도 화원을 운영하기 전에는 특별히 꽃을 좋아하지 않았다. 굴곡진 인생을 지나며 얻은 상처를 꽃으로 치유했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말에서 꽃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엿보였다.

늘 같은 자리에 서서
안희경 원장이 센츄리화원을 처음 오픈했을 당시만 해도 주위 가족이 모두 만류할 만큼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이 일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변하지 않는 화원으로 지역에서 터전을 잡았다.

“최소한 일주일 이상 볼 수 있는 싱싱한 꽃을 제공하고 싶어요. 꽃에는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자했다면 10년의 세월을 꾸준하게 찾는 단골손님이 없었을지 몰라요. 플로리스트의 사명감 하나로 찾는 이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술적으로도 꾸준히 노력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10년, 20년이 지나도 늘 같은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싶어요.”

최근에는 센츄리화원에 수강을 원하는 이들 또한 크게 증가했다. 안희경 원장은 화원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정식 수업을 마련하고자 한다. 플로리스트로 살았던 10년의 인생이 가장 행복했다는 그의 하나뿐인 딸도 현재 플로리스트 과정을 공부 중이라고 했다. 화원은 전적으로 찾는 이들이 만든 공간이라는 개업 초기의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는 안 원장은 항상 손님들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겸손한 말을 전했다.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기위해 꽃을 구입했던 이들이 결혼 후 기념일의 꽃을 사러 화원을 방문하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껴요. 저는 저희 센츄리화원이 문턱이 낮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꽃집으로 남길 원합니다. 기쁨은 배로 만들고 슬픔은 달래주는 꽃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언제나 일의 행복을 느낍니다.”

감사함으로 채우는 삶
부산에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화원이 존재하지만 쉽게 창업한 만큼 빨리 없어지기도 한다. 안 원장은 처음 센츄리화원을 개업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항상 마음을 바로잡는다. 힘닿는 만큼 어려운 사람을 돕고 마음을 비우며 살고 싶다는 그의 말이 더욱 와 닿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꽃을 사는 날은 특별한 기념일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를 견디고 꾸준히 단골손님의 기대에 부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은 센츄리화원을 찾았다.

안 원장이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꽃을 보며 마음에 든다는 손님의 말 한마디라고 한다. 자재나 꽃을 아끼지 않는 것 또한 이러한 보람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꽃을 비교적 착한 가격에 나눌 때 그는 큰 만족을 느낀다. 안희경 원장은 손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꽃은 맛이 없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는 지론을 펼쳤다.

“이전에 여러 사업을 통해 기다리고 인내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고통을 잘 참아냈던 제 과거가 지금의 성숙한 자신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늘 편안하게 안주했다면 몰랐을 삶을 현재 실천하고 있어요. 받은 사랑을 나누고 돌려주는 일은 그래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도 꽃처럼 피어나길 바랍니다.”

꽃은 분명 무궁무진한 힘이 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기도 하다. 길을 가다가 꽃을 보는 것과 아스팔트를 걷는 일은 확연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안 원장은 화원을 운영하며 좋은 점은 바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항상 아름다운 꽃을 대하며 분주하게 일하지만 불만은 없다고 한다. 꽃을 많이 만지다보니 손가락 관절이 좋지 않고 장시간 서 있는 일의 특성상 몸이 성하지 않지만 자신의 직업은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는 안희경 원장. 인생의 역경을 극복하고 이를 아름다움으로 피워낸 인물과의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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