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은 작가가 빚어내는 도자 이야기전

'아트 인 코리아'로 묶어내다

  • 입력 2018.10.26 11:36
  • 수정 2018.10.26 11:39
  • 기자명 이소영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후 된 나무토막, 정지 된 듯 한 돌덩이들, 스스로 탈피하고 변화하면서 내면깊이 담긴 시간들을 녹여 가면 찰나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잠시 멈춘 것 같은, 도자기를 빚는다는 것은 인생의 찰나와도 같은 짧은 순간을 담아내기 위한 작업입니다. 무한한 상상력을 담아 생각의 자유로움을 작업하며 적절히 작품의 세계로 풀어 나가는 이 순간이 좋습니다. 난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이 행복 합니다.”
<홍지은 작가 애필로그에서>

도자기 체험학습의 새로운 길을 열다
홍지은 작가는 도자기를 작품으로만 머무르게 두지 않는다. 홍 작가는 도자기 체험학습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녀는 도자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새로운 길을 빚어내고 있다. 도자기를 만들어서 전시하는 일에 멈추지 않고 직접 찾아가서 대중들에게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직접 체험을 하는 과정을 통해 도자기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25여 년 전 우연한 기회에 도자기를 접하게 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됐습니다. 그런데 도자기를 빚어내는 과정은 저에게 행복감을 주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도자기를 빚을 흙을 사기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전국 문화센터를 통해 도자기 체험학습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홍 작가의 생각은 통했다. 15년 전 도자기 체험학습은 획기적인 아이템이었다. “사람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전국의 문화센터에서 의뢰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체험할 정도로 호응도가 좋았습니다. 저는 이익금을 모두 흙을 사는 것에 다시 투자를 하고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1평짜리 작은 공방에서 시작했는데 제가 생각해도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제가 키운 것이 아니라 도자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저절로 커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매력으로 마니아층 형성
홍지은 작가의 도자기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한다. 봤을 때 시각적으로 예쁘거나 기능적인 면보다 자신만의 내면의 에너지를 담아낸 조형적인 작품 활동을 주도적으로 한다. 옛날의 느낌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며, 여성스럽기보다 거친 남성적인 느낌을 담아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투박하고 낡은 느낌은 홍 작가만의 개성이 묻어나며, 오래두고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작업에 사용되는 흙은 공장에 따로 주문을 해서 만들어 사용합니다. 유약도 1가지를 쓰지 않고 여러 가지를 묶어서 광을 죽이는 과정을 반복하며, 미세한 가마 온도로 광을 만들어 냅니다. 손으로 작업을 시작했으며, 물레로 마무리를 하는 경우 등 저는 하나로 작업을 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의 접목을 통해 저만의 도자기를 만들어 냅니다.” 이는 쉬운 듯 하지 만 아무나 흉내 내지 못하는 홍지은 작가만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 가능한 작업이다.

특히 그녀는 세월의 변화와 경험을 작품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이른 아침 5시부터 잠자기 전까지 머릿속에는 도자기 생각뿐이라는 홍지은 작가.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게 어떤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작품 활동에 매진을 했습니다. 지금은 전국에서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창조적 문화공간 ‘아트 인 코리아’
홍지은 작가가 새로운 이름으로 런칭한 ‘아트 인 코리아’는 기존의 ‘도자기공방 숲’과 ‘갤러리 숲’, 도예아카데미를 하나로 묶어낸 전시·문화 기획을 접목한 창조적 공간의 도예 아카데미이다. 예술 창작품부터 일반 생활 속의 용기와 소품 등을 제작하여 전시회 출품 및 국가지원 도예교실을 운영하며 도예 문화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트 인 코리아에서는 기존의 공방과 갤러리를 확장한 의미를 담습니다. 단순한 체험공방을 넘어 한국적인 창조적 문화공간을 이루는 숲. 즉, 도자기 예술과 관련된 전시기획과 문화기획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자기의 매력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아트 인 코리아’는 올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국가지원 문화예술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일반인들에게 많은 문화적 혜택을 선물했다. 특히 ‘신나는 예술여행 이웃사촌 순회사업 나도 예술 한다’는 철(금속), 도(도자기), 목(목재)으로 진행되는 나만의 찻상 만들기 체험학습이다. 홍 작가는 “군사접경 지역 주민, 강원도 군인 아파트 가족들 등 일반사람들 가운데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무료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기회를 제공해드렸습니다. 끝난 후 그분들의 행복해하는 미소를 보며 저도 같이 행복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경기도 교육청 지원을 받아 진행된 ‘경기 꿈의 학교, 미래공작소’도 참석한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길 ‘도예가’의 길로 인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 꿈의 학교는 지난 4월부터 5개월간 진행됐으며, 9월에는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시회도 열어주는 뜻 깊은 시간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홍지은 작가는 아트 인 코리아의 대표로서 무료 이색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층 가까운 도예가로 자리 잡고 있다. 홍 작가는 “꿈의 학교와 이웃사촌 프로그램 모두 올해 만족도가 높아 내년에는 프로그램 회수와 참여 인원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그들의 환한 미소를 보며 고생이 한방에 날아가는 기분이다. 더 많은 분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사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여력이 되면 국가의 지원 없이 낙도 섬을 다니면서 감동을 배달해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홍지은 작가는 최근 전시회 작품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1월 24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 외에도 올해 2개의 전시회가 더 남아있다. 그녀는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전시회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중들에게 새로운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두천에 위치한 갤러리 숲에는 작가의 열정이 담긴 작품과 함께 옆에 위치한 작업실에서는 홍 작가의 작업하는 모습과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작품에 담겨져 나오는 전통차를 즐기는 것 또한 새로운 경험이다. 가족이나 연인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숲으로 떠나보길 추천한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