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투바 초콜릿과의 달콤한 인연

디케이에프비 정승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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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투바 초콜릿, 공정무역 초콜릿
빈투바 초콜릿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생소할 것이다. 그렇다면 공정무역 커피는 빈투바 초콜릿보다 친숙할 것이다. 빈투바 초콜릿은 공정무역 커피의 초콜렛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빈투바 초콜릿은 Bean To Bar 로 카카오 ‘빈’에서 초콜릿 ‘바’까지라는 의미이다. 즉,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 빈을 현지의 농장에서 확보하여 로스팅, 멜팅 과정을 거쳐 완제품 생산까지 제조사가 직접 관여하는 초콜릿을 뜻한다.

빈투바 초콜릿이 탄생한 계기는 공정무역 커피와 맥락을 같이한다. 카카오 빈과 커피 빈은 적도를 기준으로 남위 20도, 북위 23도 사이에서만 자라는데, 이를 카카오 존이라고도 부른다. 카카오, 커피, 카카오 산업은 아동 착취가 많은 산업이라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정무역 커피라는 것이 탄생하였다. 공정무역 초콜릿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형태가 농장과 제조사가 직접 계약을 맺는 형태인 빈투바 초콜릿이다.

빈투바 초콜릿은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외국에서는 초콜릿 매니아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 초콜릿 트렌드를 간단히 살펴보면 초기에는 카카오 함유량 13% 이하인 컴파운드 초콜릿을 시작으로, 2005년도 이후에는 카카오 함유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이 유행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공정무역에 대한 이슈가 대두되면서 빈투바 초콜릿, 팜투바 초콜릿이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빈투바 초콜릿의 특징은 기존의 컴파운드 초콜릿보다 좋은 성분들이 많이 유지되는 것이다.저온으로 가열처리를 하므로 카카오의 좋은 성분인 폴리페놀이 그대로 유지된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물질로, 혈액순환을 도와 심혈관 질환을 막아주고, 두뇌활동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즉, 빈투바 초콜릿은 단순히 당 충전 역할뿐만 아니라, 기분이 좋아지게 하고, 긴장을 풀어주는 기호 식품이다. 이런 효과 때문에 카카오의 원산지인 멕시코에서는 테오 브로마, 즉 신의 음식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빈투바 초콜릿의 달콤함에 빠진 정승범 대표
현재 빈투바 초콜릿 비즈니스를 하고있는 정승범 대표는 올해 20년 된 초콜릿 베테랑이다. 대학 졸업 후 형이 하던 초콜릿 사업을 도와주면서 초콜릿과의 달콤한 인연을 맺게된다. 당시 초콜릿은 대기업에서만 제조하고 있었는데, 경제 수준이 높아질수록 와인과 초콜릿 같은 기호식품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 생각하여 초콜릿 업계의 비전을 보고 시작한 것이다.

IMF 직전인 1997년부터 2017년 까지 형과 함께 초콜릿 수입, 유통 사업을 시작한 정승범 대표는 2005년도 9월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다크 초콜릿 브랜드인 하이카카오를 런칭하고, 제주도에서 초콜릿 제조시설을 갖추고 감귤 초콜릿을 만들어 판매하였다. 97년도에 3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현재 100억 규모로 성장하였으며, 제주도 감귤 초콜릿의 마켓쉐어 6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다 일본에서 빈투바 초콜렛이 유행하는 것을 본 정승범 대표가 빈투바 초콜릿 브랜드로 독립을 결심한 뒤 작년부터 한국 최초로 빈투바 초콜릿 사업을 하고 있다.

정승범 대표의 빈투바 초콜릿은 초콜릿 원료를 사다가 녹여서 초콜릿을 만드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다. 정승범 대표가 직접 카카오 농장과 계약을 통해 카카오를 매입한 뒤, 정 대표의 지난 20년 노하우가 집약된 로스팅 과정을 거쳐 정승범 대표만의 빈투바 초콜릿이 탄생하게 된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종류는 크게 3가지이다. 크리올로, 포라스테로, 트리니타리오가 그것인데, 그중에서 크리올로는 전체 카카오 생산량 중 10%를 차지하는 품종으로 쓴맛이 강한 다른 카카오보다 달리 맛이 풍부하며 부드러운 향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정승범 대표가 이끄는 디케이에프비에서 만드는 빈투바 초콜릿은 모두 크리올로빈만을 사용하고 있어, 초콜릿의 풍미가 깊은 것이 특징이다. 빈투바 초콜릿을 한국에 도입하기 위하여 원두도 직접 페루 카카오 농장에 찾아가 고른 것은 물론이고, 초콜릿 생산에 필요한 장비도 모두 이태리에서 공수하여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 특히 디케이에프비가 생산하는 빈투바 초콜릿은 일반 HACCP 인증을 받기도 하였다.

정승범 대표의 초콜릿 공장
초콜릿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제품 세분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능성 초콜릿도 나오고 있는데, 디케이에프비의 경우 주력 제품인 빈투바 초콜릿을 필두로 자몽과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노슈가 초콜릿, 그리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단백질 초콜릿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프로틴 초콜릿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 3,489% 펀딩을 성공하였으며,  습관성형 다이어트로 유명한 ‘다노’의 쇼핑몰인 다노샵에도 입점하였다. 노슈가 초콜릿과 빈투바 초콜릿은 현재 워커힐 호텔, 올리브영, 뜌레쥬르, 파리바게트, 생협 등에 입점되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으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운동과 초콜릿은 상극처럼 보이지만, 운동할 때 필요한 당도 보충하고 덤으로 단백질도 보충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태까지 시장의 호평을 바탕으로 정승범 대표는 다른 기능성 초콜릿을 상품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 중인 것은, 병아리콩에 초콜릿 코팅을 입힌 상품인데,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영양 불균형에 걸리기 쉬운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단백질 함량이 높은 노슈가 제품을 런칭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콜라겐이 함유된 초콜릿 등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초콜릿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대륙의 빈투바 초콜릿을 경험해주는 것이 목표
아직까지 국내에 초콜릿 관련 박물관이 없는 상황이다. 정승범 대표는 향후 카카오 원두 선택부터 로스팅, 멜팅까지 초콜릿 제조의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이와 동시에 바리스타인 아내와 함께 갤러리를 운영하여 1층에서 에콰도르산 커피를 마시고 2층에서는 에콰도르산 초콜릿을 먹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며, 고객이 자신의 아이들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유기농 빈투바 초콜릿을 만들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케이에프비의 빈투바 초콜릿 브랜드인 GOTSSE, 갓세는 제주도 방언으로 부부라는 뜻이다. 로고의 모양을 보면, 새 두 마리가 카카오 빈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 새는 비익조로 전설상의 새라고 전해진다. 암컷은 왼쪽 눈과 왼쪽 날개, 수컷은 오른쪽 눈과 오른쪽 날개를 가지고 있는데, 혼자서는 날지 못하고 둘이 합쳐야 날 수 있다고 한다. 바리스타인 아내와 초콜릿 장인인 정승범 대표가 합심하여 높고 멀리 날기를 기대해본다.

“‘초콜릿을 먹으면 살찐다’. ‘몸에 좋지 않다’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일반 초콜릿과달리 빈투바 초콜릿에는 천연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의 아이들한테도 초콜릿을 마음껏 먹게 하는데, 이때 보람이 있습니다. 빈투바 초콜릿을 한국에 정착시켜 이런 초콜릿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각기 다른 대륙의 빈투바 초콜릿을 경험시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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