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美學), 본질적인 예술 교육 실현

최소영 야호창작소 마린시티센터/무지개도마뱀 새길미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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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레지오 로마냐 지역에 위치한 에밀리아의 시립 유치원에서 시행한 종일제 교육 프로그램은 진보주의 철학과 구성주의에 바탕을 둔 발현 과정을 선보이며 오늘날 유아 교육의 표본으로 주목받고 있다.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이라 불리는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은 아동이 수업의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문제를 제시하고 탐색 연구 하며 진행된다. 이 교육법이 특별한 이유는 교사의 역할은 큰 틀로 구성된 수업안의 일부 요소라는 점이다. 조력자로서 수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만 제공한다. 국내 아동 전문 미술 프렌차이즈인 야호창작소는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을 적극적으로 착안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사랑을 주재료로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야호창작소의 교육관을 담기 위해 최소영 원장을 만나기 위해 마린시티 센터를 찾았다.

아동의, 아동을 위한, 아동에 의한 교육
야호창작소 마린시티 센터 내부에 들어서자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수 백 가지의 재료들이 시선을 압도했다. 재료의 활용도를 묻자 최소영 원장은 활짝 웃으며 “아이들의 선택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변한다”고 소개했다. 부산·경남 최소영 지부장을 필두로 야호창작소는 전국 60여개의 센터에서 학생의 자발적인 미술 수업을 독려한 교육관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기 프로젝트부터 1년을 목표로 시차를 나눈 중장기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수업 커리큘럼을 마련해 아이들의 성장 발달을 돕는다.  

야호창작소의 수업은 교사의 질문과 아이들의 기발한 답변이 주축을 이끈다. 아이들은 선정된 주제에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며 작품을 만들어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의 사고가 정체 될 때 다음 단계로 원활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교사가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질문을 던진다. 눈여겨 볼 점은 ‘하얀 도화지를 채우도록 선생님이 가르쳐줄게’가 아닌 ‘너희가 생각하는 바를 들어줄 거야’라는 교사의 마인드이다.

“코칭 미술을 통해 아이 스스로가 내면에는 어떤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는지 살피며 마음의 창을 열어가고 있어요. 교사는 적절한 질문을 제시해 개개인이 가진 무궁무진한 창의력을 작품에 투영하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최 원장은 직접 프로그램 개발에도 뛰어들며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작가주의 드로잉 기법이 주목받고 있지만 최 원장은 드로잉에 국한된 미술 교육은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드로잉은 발상의 창의적인 요소를 발달시키지만 재료를 활용하는 융통성, 문제 해결력은 조형 미술을 통해 발현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야호창작소는 평면 작업을 진행하고 다양한 재료들을 형상화하는 수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정교한 완성까지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교한 작업과 재료의 쓰임새를 고려해 재차 반복해 작업한다. 교사는 아이에게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할 수 있어’라며 자신감을 독려한다.

“아이들은 실패를 거듭 반복하며 스스로 대안을 찾고 놀라울 정도로 멋진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며 사소한 실패는 언제든지 해낼 수 있다는 용기가 싹트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건강하게 만드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바로 야호창작소의 교육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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