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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과 우울증 사이 Vol.1

기사승인 2019.01.02  13: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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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플투데이X아임낫파인] 우울증 인식 개선 프로젝트

우울에 관하여 어려운 지점은 ‘지금 이 고통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일시적인 우울한 감정일까, 혹은 이것이 우울증인가’ 하는 점이다. 감정으로서의 우울함과 병으로서의 우울증에는 경계가 있는 것일까. 혹은 두 가지는 다른 층위에 있어서 우울한 마음과 우울증은 완전히 다른 곳에 있는 걸까? 잇츠셀프 컴퍼니의 대표인 심리상담가 이혜진 선생님을 만나서 여쭈어봤다.

내가 겪는 고통이 병원에 갈 만한 일인가?
혼자 남겨져 생각할 시간이 많을 때는 다 끝내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다음 날 내가 중요한 일을 할 때는 우울감이 사라진 것 같다. 이혜진 선생님은 그 순간 우울이 없어진 게 아니라고 말했다. 우울감은 해소해주지 않으면 어디로 날아가지 않고 내 안에 남아있게 된다. 초기에 그것을 알아차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니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혼자 있을 때 내가 힘듦을 느꼈었구나’를 인지하는 데서 우울감의 해소를 출발할 수 있다.

▲ 출처 : 해시온 EP4. 어디서부터 우울증인가요? 언제 병원이나 센터를 찾아야 하나요?

‘이런 증상을 수반하면 우울이예요’를 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울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많이 느끼는 점 중에는 평소와 달리 무기력하고, 나만 못난 것 같이 느껴진다. 무슨 활동을 하면 잠시 괜찮지만 그게 끝나면 공허하고. 이렇게 힘든데 왜 살아야 할까 하는 마음으로 흘러간다. 이때도 개인차가 있어서 어떤 사람은 빨리 주변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문제를 주로 혼자 해결해 온 사람은 참을 수 없을 때까지 고통을 키우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찾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내가 병원에 가야 할 수준일까’라는 생각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이혜진 선생님은 그런 고민이 들었을 때가 병원이나 상담센터를 찾아야 하는 때라고 말한다. ‘내가 우울한 거 맞나’ 혼자 생각하지 말고, 참지 말기를 권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나약하면 안 되고, 혼자 일어나야 한다고 배웠다. ‘나약해서 그래, 나약한 건 나쁜 거야.’라고 학습해왔다. 나의 고통이 아픈지 진단해 주는 것이 전문가다.
 
그렇다면 병원이나 센터에 우울을 들고온 사람들은 모두 우울증인 걸까? 혹시 상담을 하러 온 내담자 중에 실제로는 우울증이 아닌 사람도 있었는지 물었다.

▲ 출처 : 해시온 EP4. 어디서부터 우울증인가요? 언제 병원이나 센터를 찾아야 하나요?

“대개는 우울에 압도돼서 찾아오죠. 그런데 상담은 그 우울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내가 느끼는 우울이 알고 보면 그렇게 거대한 괴물이 아니었구나’를 느끼는 작업이에요. 하지만 여러분이 겪는 우울이 실제로는 경미하기 때문에 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에요. 저는 기본적으로 우울증이라는 진단명 자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행복감이 다른 사람이 ‘너는 행복한 편이야’라고 정해주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이 중요하듯 우울감도 내가 불편하고 우울한 게 중요해요. 스스로 ‘우울증은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면 내 안의 우울감은 해소가 안 되고 쌓이게 되죠. 내가 스스로 힘들다는 걸 알아채는 것이 중요해요.”


앞서 만났던 인터뷰이들은 오랜 시간 우울감을 무시하고 묵힌 경우가 많았다. 돌이켜보면 왜 진작 가지 않고 시간을 허비했을까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우리는 너무 바쁘고 해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우울한 감정이 느껴져도 일단 더 중요한 것들을 해결하느라 우울한 감정을 미뤄둔다. 나는 당시 그것밖에 할 수 없는 에너지였는데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고 나를 질책하고 끌어가다 보면 우울이란 감정은 더 증폭된다고, 선생님은 말했다.

우울은 어디에서 올까?
살면서 우리는 우울할 수밖에 없는 사건을 겪는다.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과 같이 누가 봐도 힘들만 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럴 때는 누구나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점은 내가 사건으로 인해서 슬픔을 느꼈는데 그 감정에 압도돼서 나 자체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다. 슬픔을 넘어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기 시작된다.

▲ 출처 : 해시온 EP4. 어디서부터 우울증인가요? 언제 병원이나 센터를 찾아야 하나요?

예를 들어, 취업이 오랫동안 안되면 ‘취업을 못 하는 나는 쓸모없는 나,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이 든다. 취업을 못 하는 이유를 분석해서 거기에 필요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문제의 원인과 나를 동일시해서 ‘나’의 문제로 귀인이 될 때 위험할 수 있다. 그런 식의 사고가 지속될 때, 내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객관적인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사건이 없는 경우도 있다. 우울한 성격을 타고나기도 한다. 부모님의 우울이 전이되기도 한다. 또는 성장 과정에서 ‘너 왜 이렇게 했어’라고 비난을 자주 받았거나 ‘왜 다른 사람보다 못했어’하는 비교의 말을 자주 들었을 때, 스스로를 부족하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낄 수 있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경우에는 이성적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기록해보는 거나, 그 순간들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울한 감정상태는 이성적인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 그럴 때는 우울한 감정에서 빠져나와서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걸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출처 : 아임낫파인
글 : 아임낫파인 이가희 작가
편집 : 피플투데이 박현식 기자

 

박현식 기자 hyunsik1230@naver.com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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