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로 문화를 읽는 순간과 마주하다

노지민 오스테리아 로 대표

  • 입력 2019.01.21 13:40
  • 수정 2019.01.21 14:40
  • 기자명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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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요리는 가장 트렌디한 분야 중 하나로 보인다. 대중의 미각은 유행에 민감하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셰프의 감각이 중요한 이유다. 오스테리아 로(OSTERIA ROH)는 정통 이탈리안 스타일의 요리와 컨템포러리 퀴진(contemporary cuisine)의 특성을 고루 갖춘 품격 있는 레스토랑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노지민 대표는 다양한 문화를 통해 단련된 세련된 감성으로 오스테리아 로를 이끌고 있다. 

로컬의 장점을 살린 이탈리안 레스토랑
“고민을 많이 하고 플랜을 세우는 것보다 때로는 감각적으로 할 때 더 성공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감각적인 부분이 쌓여야 플랜도 되는 것 같습니다.” 노지민 대표의 차분한 어조는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진지함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최근 고객들은 오스테리아 로의 요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고 전했다. 레스토랑 경영 5년 차,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며 노 대표 스스로도 좀 더 여유로워지는 마인드의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되는 시점과 일치했다. “요리가 표현되는 방법으로 감정을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객과의 소통, 그리고 공감. 오스테리아 로의 음식들은 이처럼 하나의 문화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다.

주목받는 셰프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재료에 공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노 대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셰프들끼리 회원제로 농장과 계약을 맺고 필요한 식재료를 재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다양한 식재료를 매번 안정적으로 구하기가 어렵기도 했는데 이제는 안심이다. 노 대표가 가서 직접 수확해 온다. 신선함은 당연하다. “우리나라 재료의 장점을 알리고 싶어요. 한국인이라서 이런 이탈리안 요리를 할 수 있구나 하는 부분이랄까요. 우리나라의 문화를 잘 읽고 요리에 그 문화를 입히려고 노력합니다. 퓨전요리랑은 그런 부분에서 또 다른 형태죠. 로컬이 장점이 되는 레스토랑이 되고 싶어요.” 

새로운 시도로 만나는 창조적 순간
장점을 묻자 노 대표는 “결단이 빠르다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극복해가는 타입이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다”고 답했다. 그의 과감함은 한편 다양한 시도로 이어지기에 오스테리아 로는 그만큼의 다채로운 영역을 보유한다. 

오스테리아 로를 열기 전 러시아와 독일에서의 근무 경험은 노 대표에게 문화라는 것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여러 음식 문화를 경험하다 보니 식재료를 사용하는 방법, 선호하는 식감 등 차이가 존재해 문화와 요리의 상관관계라는 영역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이와 함께 고전문학과 현대 프랑스 소설을 좋아하는 그의 감성은 하나의 연결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이탈리안 요리의 개발이라는 주제에 몰두하게 했다. “표현이 달라지려면 기술적 부분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두 가지 재료를 사용하며 젤 형태로 예쁘게 만들어내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죠.”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조정하는 오스테리아 로의 스테이크는 완성도 면에서 유명하다. 트러플크림뇨끼는 좋은 감자를 사용하는 것에 중점을 둬 더욱 풍부한 맛을 선보이며 인기메뉴로 떠올랐다. 

꿈을 묻자 노 대표는 심사숙고한 후에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원할 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시도하고 실패하는 그 과정이 힘들 때가 있다. 과정까지도 숙련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늘도 오스테리아 로의 오픈된 조리 공간에서는 노 대표와 오스테리아 로의 구성원들이 함께 연출해내는 멋진 순간들이 펼쳐진다. 문화가 머무는 이 특별한 공간에서 만나는 요리에 대한 그들의 열정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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