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하여

이석영 뮤직스튜디오153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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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한 청년은 낯선 땅,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계를 넘어선 목표에 도전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었다. 다양한 국적의 연주자들이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며 독일 국립 음대에서 고군분투했다. 그 역시도 ‘돌에 글을 새기듯, 몸에 발성을 새긴다’는 각오와 꾸준한 노력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간 행보는 빛을 발하며 차츰 국제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오직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바리톤 '이석영'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오페라과 최고점 졸업에 이은 독일 줄리오-페리오티(Guilio-Perotti) 국제 성악 콩쿨 전체 대상 및 특별상, 이탈리아 국제 성악 콩쿠르 입상. 이처럼 화려한 이력은 바리톤 ‘이석영’의 실력을 증명한다. 서양의 땅에서 서양의 음악을 바리톤 이석영의 색깔을 녹여낸 연주를 이어온 그는 지난 2015년, 귀국 후 연주자 겸 교육자로 제2의 삶을 열었다. 이석영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 양정에 위치한 뮤직스튜디오153을 찾았다. 삶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중후한 목소리로 따스한 인사를 건네 온 그는 클래식과 함께한 인생에 대해 노래했다.

이석영 대표가 성악을 시작한 계기는 열일곱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가창 시험에서 소프라노 전공 출신이었던 음악 선생님은 그에게 ‘가진 소리가 남다르니 성악을 전공해보는 것이 어떠하겠냐’는 제안을 했다. 취미로 즐겼던 가창에서 소질을 발견하고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피 나는 연습 끝에 변화하고 발전한 실력은 성취감을 낳았다.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하며 연주자로서 뜨거운 숨결을 느껴졌다. 그는 “성악가의 삶을 하루 빨리 선택하지 않았던 지난날이 아쉬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바리톤 이석영의 삶은 ‘도전 정신’과 함께했다. 명문대학의 전공생들과의 실력을 겨루기 위해 꾸준히 콩쿠르에 참여했다. 자격지심으로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가는 도태된 삶을 염려했다. 지방대 출신은 수상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을 깨고 그는 유수 콩쿠르에서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았다. 다소 늦게 떠났던 유학에서도 도전은 이어졌다. 연주자의 미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독일 입시는 다소 난관도 있었지만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독일의 국립 음대에 진학해 세계무대로 뛰어들었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었다
귀국 후 그는 곧장 오페라 무대에 섰다. 연주자로 전국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관객들에게 호소력 있게 전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자 중앙대학교 외래 강사로도 출강했다. 추후에는 입시생들의 요청으로 개인 레슨을 진행했다. 그에게 현직 연주자로서 후학을 양성한다는 점은 하나의 사명감으로 다가왔다.

그는 지역 학생들의 전공 준비에 대한 한계점을 보았다. 수도권에 편중한 클래식 문화나 교육 제도는 지역 간의 격차를 벌어지게 했다. 특히 학생들이 유능한 강사를 찾기까지 애로를 목격했고, 그는 부산에서 새로운 터를 잡기로 결심한다.

이석영 대표는 강사로서의 자질을 고심했다. 연주력뿐만 아니라 학생의 인생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이 대표는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예비성악가를 양성하기로 결심했다. 보컬 중심의 음악교육기관이 아닌 진정한 클래식의 초석을 닦는 길을 배울 수 있는 전문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그는 한편으로 후배 연주자들의 길에 대해 선배로서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전했다. 클래식 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에 반해 국내에는 연주자들이 설 수 있는 기본적인 무대가 부족하고 여전히 문화 예술에 대한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 대구시 오페라 축제나 부산시의 오페라 하우스 건립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클래식의 대중화에 대해 갈 길은 멀었다는 평이다. 

바리톤 이석영으로서, 뮤직스튜디오153의 대표로서 포부를 밝히는 그의 목소리에는 강한 에너지가 스며들어있었다. 클래식의 발전에 대해 선배로서 당부하면서도 후배들을 위한 길을 개척하겠다는 그의 포부는 성악을 자신의 일부처럼 여기는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되는듯 했다. 이석영 대표가 클래식 대중화를 향해  돛을 올리고 순항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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