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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과 강인함이 공존하는 무예

기사승인 2019.03.29  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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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제혁 무술학교 팀스네이크 주짓수 관장

주짓수는 일본의 전통무예 유술(柔術)에 브라질의 격투술을 접목하며 발전했다. 상대보다 빠르게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해 팔다리 관절을 꺾거나 목을 조르는 기술을 펼치는 실전 무예다. 언뜻 보면 유도와 비슷하지만 주짓수은 체급이나 연령, 성별을 제약받지 않는 스포츠다. 여성이 남성을 이길 수 있고, 체격이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반전의 매력을 지녔다. 최근에는 호신이나 다이어트에도 주짓수가 활용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피플투데이에서는 주짓수의 뜨거운 열기를 담기 위해 경북 포항에 위치한 무술학교 팀스네이크 주짓수(이하 무술학교)를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제혁 관장이 예를 갖춘 자세로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짓수, 몸으로 두는 체스
정제혁 관장은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을 표방하며 주짓수의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무술학교를 개원했다. 그는 주짓수를 무예의 기품과 정신을 고스란히 익힐 수 있는 지도 환경을 조성해 지역 사회에서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 무술학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 관원이 함께 한다. 운동 목적에 따라 학교 폭력 예방이나 체력단련, 선수로 도약을 준비하며 열성적으로 훈련에 참여한다.

“주짓수는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입니다. 꾸준한 수련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해 자신에게 유리한 고지를 찾고 지렛대의 원리로 격투술을 적용합니다. 여성이나 어린 아이들에게도 주짓수가 인기 있는 이유는 힘이나 체급의 차이가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반복적인 기본 훈련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한계를 넘어선 승부를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죠.”

정제혁 관장은 관원 개개인에 맞는 주짓수 지도안을 적용한다. 수업 시간 동안 파트너와 개별 훈련 시간을 별도로 마련해 필요한 기술을 즉시 가르친다. 그리고 대련을 통해 배운 기술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다. 정 관장은 특히 어린 학생들의 훈련에 보다 섬세한 지도를 보탠다. 성인에 비해 관절이 약하기 때문에 연령별 교육 커리큘럼 구성하고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그는 관원에게 주짓수를 배우는 이유에 대해 상기시킨다. 단순히 타인에게 위협을 주기 위한 싸움의 기술이 아닌 “자신을 지키고 약자를 보호한다”는 무도인으로서 참된 인성에 대해 강조한다. 그는 주짓수는 상대의 몸을 자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자세부터가 준비물이라 언급했다. 정 관장은 무술학교에서 함께 땀을 흘리고 호흡하며 예를 갖춘 무술로서 그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

남다른 의미의 오늘
정제혁 관장의 좌우명은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이다. 주어진 시간을 최선의 자세로 다가가겠다는 그의 말에는 잊고 싶지 않은 지난날에 대한 아픔이 있었다. 그는 존경하는 아버지를 따라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연평도에서 군복무를 충실히 임하던 중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170여발의 포격이 이어졌다. 마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그는 사랑하는 전우를 떠나보내야만 했다.

크나큰 상실감을 가져왔고 죄책감에 자책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참담한 현실에 가만히 주저앉고 있을 순 없었다.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일이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임무라 여겼고 삶을 다른 방향으로 보았다. 그는 문광욱 일병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헛되이 보낸 오늘이 누군가에는 가지지 못할 소중한 내일임을 가슴이 깊이 느꼈다.

제대 후 학업에도 열중하며 과수석을 도맡았고 기계공학 전공을 살려 철강회사에서 근무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심했다. 정 관장은 인생의 멘토인 박상민 관장의 조력으로 전국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며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주짓수를 ‘격투기는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뛰어넘어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었다. 자연스레 누구에게나 문이 활짝 열린 체육관 개원을 꿈꿨다.   

정 관장은 직접 모든 커리큘럼을 준비했다. 선수로 활동하며 아쉬웠던 점이나 수련을 하면서 느꼈던 모든 부분들을 녹여냈다. 또한 스승으로서 전해주고 싶은 진심은 체육관의 제일 원칙으로 삼았다. 가득 찬 열정으로 포항 효자동에 무술학교를 열었다. 처음 모집한 관원은 초등학교 1학년생, 딱 한 명이었다. 비록 한 명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지도했다. 그의 노력들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돼 주짓수 지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이 이어졌고, 관원이 점차 늘며 함께하면 더욱 즐거운 도장으로 발전했다.

김은비 기자 eunbee1217@naver.com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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