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한 발전 가능성, 소프트웨어와 센서가 4차 산업혁명 이끈다

조성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초빙교수

  • 입력 2019.04.05 14:37
  • 수정 2019.04.05 14:44
  • 기자명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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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인터뷰 이후 2년 동안 변화가 있었다면?
두 권의 책을 썼습니다. 제목은 〈4차 산업혁명과 미래 플랫폼 정보기술〉, 그리고 〈Computer Algorithm & Brain Up〉입니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했는데 담론만 있고 구체적인 정책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속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컴퓨터와 센서 기술의 확장과 고도화이지요.

승자독식(勝者獨食)속성을 가진 지능정보산업은 앞으로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생각을 기본으로 하는 컴퓨터족 생각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지능정보 중심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러면 통신보다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모든 것이 움직일 겁니다. 미래의 사회는 플랫폼 제국이 될 겁니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게 플랫폼 정보기술이지요.

세계 10대 기업 중에 6대 기업이 IT기업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하나도 끼어들지 못해요. 구글, 야후,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이 모두 IT기업으로 세계 기업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GM이나 포드 같은 회사들이었죠. 판도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겁니다. 빌게이츠나 주커버그는 플랫폼 제국의 왕인 셈입니다. 우리 삼성 SDS 같은 유수 기업들이 자기 솔루션(solution SW)을 보유하지 못하면 진입을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보여줍니다. IT산업은 전체적인 시장이 1400조 정도 되는, 식품산업 다음으로 대단히 큰 산업이에요. 그런데 우리가 명함을 못 내밀고 있는 것이 참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알고리즘과 미래 플랫폼 기술에 대해 700 페이지 이상을 썼습니다.

Q. IT기업에 도전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IT를 하고 싶은 젊은이들은, 소프트웨어가 전적으로 지식 창조 산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서 무주선점(無主先占)을 하면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지속적으로 매출을 일으키고 안정적인 선순환 구조로 운영이 되지요. 이는 플랫폼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죠. 이제 우리 젊은이들도 그런 부문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 때는 넷스케이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많이 썼죠. 그런데 지금은 크롬을 많이 쓰거든요. 조금만 게을러지면 모든 게 다 없어져버립니다. 유니텔이나 천리안 사이월드는 과거에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세계무대에 이렇다 할 것이 없는 것이 아쉽지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디자인과 개발을 해야만 마켓에서 인정을 받고 선점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5G 시장도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저는 IT를 하는 사람들에게, 논리적인 사고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논리적 생각을 하려면 컴퓨터 알고리즘부터 배워야 합니다.

이제 4차 산업시대에는 1인 독식 시장이 열립니다. 지금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무주 선점이면서 승자독식 시대인 것입니다. 이제 IT 회사에는 소수정예의 인재풀이 사이버 제국의 리더가 되고 리더가 되는 발판은 정보기술 플랫폼인 것이지요. 이러한의 엘리트를 양성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제가 2014년부터 사단법인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지내며 전국 초중고에서 조기 소프트웨어 교육 정규과목화를 위하여 노력한 결과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교과목을 가르칠 선생님부터 2만 명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청년들의 일감과 일자리가 그런 곳 위주로 창출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국민들의 인식도 좀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은 내 책상, 월급, 4대 보험, 연금이 있어야 ‘취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직업은 있지만 직장에 다닐 필요가 없는 경우가 태반일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4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수입은 더 많을 수가 있는 겁니다. 만약 정부에서 총수입의 3.3% 소득세를 내면 건강보험도 들어주고 퇴직금도 지급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운영하면 앞으로 젊은이들은 IT분야에서 자유로운 직업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Q. IT에 종사하게 된 계기는?
저는 농사를 지으면서 어렵게 공부를 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사실은 유학까지 가고 싶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서 가지 못했죠. 당장 취업을 해야 했고, IBM에 입사했습니다.

당시 한국경제신문에서 ‘세계 10대 기업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했었습니다. 당장 지금이 아니라 10년 후가 유망한 기업으로 IBM이라는 회사를 소개했었습니다. IBM은 미래를 위해 회사 매출의 10퍼센트를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학벌, 지역, 국적, 인종, 성별 등 모든 조건에 관계없이 똑같은 기회를 줘서 직원을 승진시켰습니다. 또한 컴퓨터를 한다면 이공계 학생을 뽑기 마련인데 단지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했습니다. 시험문제는 알고리즘이었고, 이 알고리즘을 신속하게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뽑혔습니다. 동등한 대우와 기회로 직원들을 대하며 지금도 세계 3·4위를 달리고 있죠. IBM은 지금까지 정보산업에서는 1인자입니다.

Q. 우리가 소프트웨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만드는 겁니다. 기계로 대체가 안 돼요. 우리가 발전할수록 자동화를 추구하게 될 겁니다. 인공지능, 쳰, 로봇이나 드론 같은 것 말이죠. 그 내부가 다 소프트웨어거든요. 앞으로는 가상현실 증대로 교육 분야까지 다 자동화될 겁니다. 가령 내가 하버드 교수한테 배우고 싶다 하면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통해서 배울 수 있게 될 겁니다.

대학에서 듣는 146학점 중 실무에 쓰는 게 몇 가지나 되겠습니까? 차라리 기업에서 우리는 이런 학문을 배운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공모한다면, 학생은 그 분야에서 제일 유명한 교수가 누구인지를 찾고, 그 교수와 MOOC로 연결해서 세계 어느 대학이든 그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석학들에게 배울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는 꼭 외국대학 교수만이 아니고 국내 교수도 포함이 되고 학교에 꼭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당연히 학비도 줄어들겠죠. 기업에서도 꼭 필요한 것만 배운 사람을 골라 뽑아서 쓸 수 있는 겁니다. 반대로 우리나라 학자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질을 가졌다면 외국의 학생 수천 명이 모여들어서 온라인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거죠. 소프트웨어는 그렇게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Profile
現 (사)한국인터넷윤리진흥협회 회장
   방송통신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사랑의쌀 나눔운동본부 부회장
   IT리더스포럼 위원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자문위원

前 (사)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주)한국IBM 본부장, 실장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국 원장
   숭실대학교 융합기술원 교수/단장
   (사)한국IT전문가협회 회장
   재능원격평생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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