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같은 미술의 매력과 감정의 양면(兩面)을 그려내는

김혜련 작가

  • 입력 2019.04.19 09:57
  • 수정 2019.04.19 16:05
  • 기자명 김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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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고는 당신이 무엇을 해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영국 출신의 유명한 음악가인 프랭클린 아담의 말로,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누구나 도전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실행에 옮길 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섦 등으로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아담의 말처럼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페인팅과 오브제 작업을 하는 김헤련 작가는 용기가 넘친다고 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던 사업을 매듭짓고, 자신이 꿈꾸던 미술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소망은 작고 소박했다.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작업하면서 작품 제작에 집중하는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먼 길 돌아 만난 순수미술
최근 작품 활동의 날갯짓을 피고 있는 김혜련 작가는 대학에서 장식미술과를 다니면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여타 다른 이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한 패션디자인 회사에 입사, 패션 디자이너로 일을 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이후 직접 사업을 차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패션 쪽에서 15년 정도를 일했네요. 어느 날 갑자기 그런 건 아니고, 늘  순수미술에 관심이  많았어요.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고, 하고 싶어서 결단을 내렸죠."
김 작가가 말하는 결단은 사업을 정리하고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15여 년 가까이 일궈낸 결과물을 뒤로 한 채 좋아한다는 마음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과감하게 도전에 나섰다. 그런 용기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도 지지하고 응원했고, 김 작가에게는 큰 힘이 됐다.

고된 창작 과정, 쉼표 통한 재충전 가져 
페인팅 작업도 하지만, 오브제 작업을 주로 하는 김혜련 작가. 두 작업 모두 머릿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창작’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많은 고통을 수반한다. 게다가 다른 이가 도움을 줄 수 없는 온전히 혼자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가야 한다. 김 작가 역시 작업할 때 그 과정의 어려움을 공감했다.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게 언제나 어려운 것 같아요. 스트레스도 받기도 하고요. 그럴 때는 억지로 짜내려고 하지 않아요.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나더라고요.”
그렇게 작품을 그리는데 벽에 부딪히면 잠시 작업실에서 벗어난다고 말하는 김 작가. 지인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작가의 전시전이나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새롭게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동시에 양립하기 어려운 감정 담는 작품
자신이 좋아하고, 원했던 작업을 했기에 제2의 도전이었던 순수미술은 김혜련 작가의 삶의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그런 작품들은 재충전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 작품 활동에 주력하는데, 김혜련 작가는 보통 자신이 살아왔던 기억과 매일 느끼는 일상의 감수성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김 작가는 면이나 실크 종류의 원단에서 모티브를 따서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감정을 동시에 담아낸다. 작품에 맞는 소재를 찾기 위해 원단 가게도 수시로 찾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화려하면서도 슬프고, 고요하면서도 흐느끼는 등 내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동시에 작품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이중‧감성적 표현에 중점을 둔 개인전
다채로운 작품을 준비하는 김혜련 작가는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혜원갤러리에서 올해 첫 개인전 ‘Bring to mind’를 관객의 호평 속에 성공적으로 가졌다.
페인팅과 오브제작업을 전시한 이번 개인전에서 김 작가는 스며들기나 베어들기 등 한국적 감성과 이중적인 감정 표현에 중점을 뒀는데, 자신의 작품처럼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극과 극의 감정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아마 그림 그리는 사람에게 개인전은 벌거벗는 느낌이 들 거에요. 부끄럽고 숨고 싶기도 하죠. 하지만, 제가 느끼는 감정과 삶의 기억이 창작 작품으로 결실을 맺는다는 점에서 흥분되기도 해요."
이번 개인전 이후에도 오는 10월에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 계획인 그는 관객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에 남기 보다는 자신이 만든 작품에 대한 집중력과 진정성을 더 우선시한다.
"제2의 도전인 만큼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작품 활동에 매진할 생각이에요. 그동안 쌓였던 아쉬움을 훨훨 털어버리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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