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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추상'의 괴리, 그 속에서 찾은 미학

기사승인 2019.06.25  13: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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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천 작가

'현실과 이상', '진실과 허구'… 정반대의 개념을 가진 단어들이다. 오재천 작가는 이 정반대의 개념 사이에서 본질을 끌어내 사실적으로 묘사해내는 작가다. 은평구에 위치한 오 작가의 화실에 들어서자 펼쳐진 그의 작품들은 사진보다도 더 선명했다. 게다가 그의 수채화 작품은 인터뷰 당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씨에 감성을 더하는 듯 했다. 

꽃에 향기를 불어넣듯…형식에 내용을 더하다
오재천 작가는 화단에서도 사실적인 묘사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화가다. 허상의 것도 그의 손을 거친다면 실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 작가는 사실주의에 기반을 두면서도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도입하거나 추상적인 이미지와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사실’과 ‘추상’이라는 서로 다른 개념이 충돌을 일으키지만 그 속에서 조화와 통일을 찾아내는 것이 오 작가만의 장점이다. 이 충돌은 잔잔한 호수에 돌 하나를 던지면 파동이 일 듯,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안긴다.

"작품을 그려낼 때에는 형식과 내용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형식적인 아름다움은 필수지요. 그 아름다움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그 속에 담긴 내용입니다. 형식과 내용이 평형을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인 작품이 탄생하게 됩니다. 내용을 우선하면 형식이 부실할 수 있고, 아름다움에 치우쳐 내용이 없으면 그저 ‘향기 없는 꽃’일 뿐인 셈이지요."

이러한 그의 작품 특색은 정물화를 통해 또렷하게 드러난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사과, 모과, 석류 등 일련과 과일을 소재로 한 정물은 실상과 가상 또는 실상과 허상이라는 상대적인 개념을 통합하는 새로운 형식이다. 

"예를 들면, 제 작품 중 석류 한 알을 화면에 크게 채우고 그 뒤 마치 그림자처럼 흐릿한 이미지의 갈라진 석류를 배치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동일한 소재임에도 안과 밖이라는 대비를 통해 실상과는 다른 가상의 현실을 보여주면서 겉모양의 석류는 실상이고 갈라진 안 쪽의 석류는 가상의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오 작가는 이 둘의 서로 다른 이미지는 현실과 이상, 또는 진실과 허구의 괴리를 암시한다고 말했다. 우리 눈으로 확인되는 현실상은 실제인 반면 석류의 안쪽은 실제를 빙자한 허상이다. 이는 마치 그림자처럼 실제와 연관성이 있으나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의식세계, 즉 가상의 이미지인 것이다. 
또, 오 작가는 장미꽃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도 실재하는 꽃과 허상으로서의 꽃을 대비시킴으로써 진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현실적인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림 속에서 불멸하는 아름다움
이와 함께 오 작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꽃과 무비스타’를 꼽을 수 있다. 오 작가는 꽃과 무비스타를 주제로 두 이미지가 겹쳐지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만개한 꽃과 함께 마를린 먼로, 오드리 햅번과 같은 세기의 무비스타 이미지가 오버랩하는 구조다. 
오재천 작가는 장미나 연꽃, 해바라기 등을 화면에 크게 채우고 꽃이나 잎 사이에 무비스타가 오버랩하는 화면 구성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보는 이를 현혹시키는 아름다운 꽃이나 무비스타도 결국에는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을 착안해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꽃과 무비스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어느 한 순간에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꽃은 지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소멸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따라서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과 무비스타를 통해 인간 삶의 무상함이라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 속 꽃과 무비스타는 영원하다. 절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듯 만개한 꽃과 절세미모의 세기적인 무비스타는 이상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다. 그 아름다움을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우리의 시공간에 고착시킬 수 있게 된 셈이다. 
오재천 작가의 작업은 정물로 시작해 꽃과 인물에 이르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표현영역을 확장해나간다. 여기에는 탐미적인 시각과 함께 세상과 나,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수반한다. 이는 형식미에 대한 탐색이자 내용, 즉 작가의식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Profil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졸업(M F A)
교육학 학사, 미술학 석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수료
성 페테르부르크 레핀 미술대학 수료 
개인전 13회, 부스개인전 3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심사위원 역임
대진대학교 문화예술최고위과정 주임교수 역임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이사
목우회 회원, 신작전 사무국장, 홍익 M 아트전 회장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서양화 지도교수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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