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태양처럼

제희광 대구 캐노픽스 대표

  • 입력 2019.07.29 16:40
  • 수정 2019.07.29 16:48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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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무덥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도시 대구. 작렬하는 태양을 가릴 수 있는 ‘차양막’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원주택용 캐노피에 빗물을 받아 재사용할 수 있도록 결합한 캐노픽스 사업으로 대구의 중심에 선 대구 캐노픽스 제희광 대표를 만났다.

‘캐노픽스’란 캐노피(CANOPY)와 픽스(FIX)가 합쳐진 말로,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코리아핫픽스의 안기풍 대표가 발명한 제품이다. 여기에 제희광 대표에 아이디어와 특허 등이 더해진 것이 대구 캐노픽스의 데크픽스와 캐노픽스이다. 제 대표는 물동이가 달린 비가림 차양막 데크픽스를 발명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캐노픽스는 간편한 설치와 높은 내구성을 강점으로 주택, 상가, 공장 등 다양한 장소에 설치될 수 있으며, 일조량을 조절하는 것뿐만 아니라 빗물의 침투를 막아 건물 외벽의 부식을 방지한다. 또한 방탄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사용으로 내구성이 뛰어나 사용수명 10년 이상으로 길다는 것이 강점이며, 설치 시에도 길이에 관계없이 한 장의 시트로 이음새 없이 연결 설치가 가능해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특히 캐노픽스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빗물을 저장하는 배관을 통해 빗물재활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하단에 LED를 연결할 수 있어 조명역할을 하는 기능도 있으며, 캐노픽스를 두 개 아치형으로 연결해 자전거 보관대, 연결통로 등으로 설치 가능한 점에서 많은 장점을 지녔다. 제 대표는 30여 년간 이어오던 도색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서울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했다. 폐장시간 직전에 도착해 우연히 안기풍 대표의 ‘캐노픽스’를 마주하게 되면서 새로운 도전의 문이 열렸다.

“유레카!”… 샘솟는 아이디어로 만든 ‘데크픽스’

‘도색과 캐노픽스’. 접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이템임은 물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기에 우여곡절도 많았을 터. 제 대표는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처음엔 철,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등을 용접해서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래 사용하다보니 비 혹은 햇볕에 노출되면서 녹도 슬고, 미관을 망치는 부작용이 발생하더군요. 어느 날 안기풍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서울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수안보 온천에 들렀는데 그 곳에서 처마 밑에 사용하는 물동이를 보고 마치 ‘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처럼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습니다. 온천의 처마에 달린 물동이는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모양을 내기 위해 막힌 형태였으나, 그 형태에서 고안해낸 것이 지금의 데크픽스에 사용되는 물동이 모양입니다. 또, 녹이 스는 철재 용접 대신 별다른 공구사용 없이 피스체결을 통해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서 간편함은 물론, 외관의 깔끔함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또, 일반 비가림 차양은 힘이 약해서 사람이 올라가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 일쑤다. 그 속에 무게를 버티고, 열 차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을 고안해 냈다.

약 1년 동안 수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면서 데크픽스 설치에만 들어가는 특허가 2개, 실용신안 2개, 디자인 14개 상표권 12개에 달할 정도다 그리고 현재 다수가 진행 중이다. 제 대표는 국내에서 찾을 수 없는 부품을 중국에서 받아오기까지 하는 열정을 보였다. 

본지 기자에게 샘플 모형들을 하나하나 소개해줄 때에는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그의 모습에서 이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견적을 내는 방법조차도 몰랐지만 작은 사무실 하나와 한 달에 100만원이라는 수익만 된다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것이 어느덧 5년째다. 제 대표는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대리점을 내고부터 1년에 두 번씩 대구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현재는 대구 캐노피 시장의 판을 바꿔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대구·경북 지역을 넘어 인천, 광주 등에서도 대구 캐노픽스를 찾는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제 대표는 입소문이 날수록 쫓아오는 속도도 빨라지기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특허, 실용신안을 등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 대표의 옆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배종경 이사는 “제 대표의 추진력을 본받아야 마땅하다. 무언가가 떠오르면 생각에 머물지 않고 행동으로 바로 옮긴다”면서 “앞뒤 재지 않고 실행한다면 득 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 있지만, 제 대표는 꼭 득으로 만들고 말기에 오랜 시간 믿고 함께 하는 것이다”고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더불어 사는 삶’이 주는 진정한 인간美

제 대표는 인생의 좌우명 같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강조했다. 누구에게나 ‘한계’가 존재하기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베풀고 나누며 비우고 또 다시 채우는 삶을 실천하며 사는 중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사람’이라는 제 대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면서 베푸는 마음,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야 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제 인생관이 있다면 ‘더불어 사는 삶’입니다. 도색업에 30여 년간 종사하면서 언젠가는 직원들에게 사업을 물려주는 것이 저의 목표였습니다. 이제는 자녀들도 장성해 각자의 분야에서 제몫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욕심이 없고,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더 베풀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당시 거래처, 시설, 공장, 사무실 등 사업장 전부를 직원들에게 물려주었고, 직원들은 주식회사를 설립해서 회사를 잘 이끌어가고 있어 기쁜 마음입니다.”

한편, 제희광 대표에게는 특별한 취미가 존재한다. 바로 ‘카메라’다. 제 대표는 남들에 비해 보는 눈이 남다르다며 자신이 바라보는 남다른 세상과 시선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카메라를 손에 쥐기 시작했다.

“부모님께 일반인들보다 좀 더 다르게 세상을 볼 수 있는 두 눈을 물려받은 것에 대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제가 보는 이 다양한 세상을 타인들도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 유명한 출사 명소란 명소는 다 쫓아다닌듯 합니다. 처음에는 그 멋진 광경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혼자서 사진 잡지를 보는 등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후에 뷰 파인더로 더 다양한 세상을, 더 넓은 세상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연, 그 속의 생물 등 모든 것, 풀벌레 하나하나에 담긴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실제로, 제 대표가 촬영한 사진이 대구 지하철 역사에 전시되기도 했다. 대구 지하철 2호선 개통 당시 대구 2호선 용산역에 마련된 ‘독도사진전’에 참가한 것.
당시 대구에는 지하철 참사 이후로 지하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제 대표는 자신이 촬영한 독도 사진이 상처받은 시민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독도사진전에 참여 많은 호응도 얻었다. 이 또한 ‘더불어 사는 삶’에서 나온 제 대표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도전, 도전, 도전!
30여 년간 잘 유지해오던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여간해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제 대표는 끊임없이 도전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그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진정한 뜻이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부분에 뛰어드는 도전정신, 그것이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씩씩하게 많은 젊은 사람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어려운 상황이어도 도전이 돌파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저는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울러, 이 기회를 통해 저에게 캐노픽스라는 도전의 문을 열어 준 안기풍 대표에게도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희광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그가 존경하는 분의 말씀이라며 ‘도전’과 관련된 유명한 구절을 읽어줬다.

파도는 온 몸을 다해 부딪쳐 바위를 깎고, 
태양은 매일 새벽 어둠을 뚫고 떠오른다. 
사람이 보던 보지 않던, 자신의 사명을 다한다. 
도전, 도전, 도전! 
그것이 ‘살아간다’ 라는 의미인 것이다.

이 한편의 구절처럼, 멈추지 않는 제희광 대표의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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