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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의 미술여행] 라마노사프 기념 국립 모스크바 대학교

기사승인 2019.08.01  15: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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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조봉암과 조만식 선생이 공부했다는 러시아의 국립 모스크바대학교를 방문하기 위하여 외곽에 위치한 레닌 언덕으로 향한다.
국립 모스크바대학교의 교정으로 들어서는 길가의 사과나무 가로수에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뉴턴의 만유인력을 기념하는 의미로 사과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 120만평의 학교 대지 위에 세워진 대학의 본관 건물을 찾기 힘들 정도로 깊고 검은 숲은 학교 정원이 아닌 거대한 국립공원을 연상하게 한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교정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녹색의 숲을 달리던 버스가 조그마한 연꽃 분수대 옆에 있는 조각공원 앞에서 멈춘다. 인물 조각상 12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 정원이다. 이 대학에서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 조각이다. 한 나라에서 한명을 배출하기도 힘든 노벨상을 한 학교에서 12명이나 냈다는 것은 그만큼 이 대학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것도 12명 중 9명이 과학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하니 이곳이 세계적인 세계적인 대학임에 이견이 없다.

러시아 시골에 ‘M.V.라마노사프’라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고, 농촌에서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열아홉이 되던 해 기초교육을 받기 위해 모스크바로 오게 되었다. 
늦게 시작한 공부지만 그렇게 갈망하던 공부였기 때문에 그는 밤낮을 쉬지 않고 공부하며 우수한 성적을 냈고, 계속 월반을 거듭하면서 그의 능력이 인정돼 영국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다.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러시아에서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다. 최고령의 학생으로 시작한 그의 노력이 가장 어린 나이의 교수가 되도록 만든 것이다. 역사, 언어, 문학, 화학, 물리 등 어느 하나 뒤지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명한 교수가 된 그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시절을 가난으로 공부하지 못하고 농촌에서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항상 누구나 교육을 받아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하며 모든 민족이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는 민족대학을 설립해 돈 없는 농민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최초로 러시아어로 강의를 시작하였다. 
이를 계기로 러시아에는 러시아어 열풍이 불기 시작하였으며 그가 세운 대학은 점진적으로 발달하여 모스크바의 명문 대학으로 성장하였다. 현재 세계적인 대학이 된 국립 모스크바대학의 본래 교명은 ‘라마노사프 기념 국립 모스크바 대학교’ 라고 등록이 되어 있다고 한다.  

라마노사프 기념 국립 모스크바 대학을 러시아어의 첫 글자를 따 ‘엠게우’라 부른다. 1755년에 설립된 ‘엠게우’로 들어서는 본관 앞에 ‘라마노사프’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한 권의 책을 왼손에 들고 저 멀리 레닌의 언덕을 향해 하늘 높이 던져진 그의 눈길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대학의 본관은 높이가 240m이고 길이가 450m로 건축되었다. 웅장한 첨탑이 강조된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스탈린의 명에 의해 지어졌다 하여 러시아에서는 ‘스탈린 양식’이라 부른다. 이 ‘스탈린 양식’ 건물은 모두 7채로 모스크바를 둘러싸고 있다. 성채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 건축물들은 외무부, 우크라이나 호텔, 엠게우, 문화인 아파트, 예술인 아파트, 레인그라츠키 바그잘 등으로 모두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라마노사프 기념 국립 모스크바 대학에는 4만 5000개의 강의실, 17개의 학부에 교수 8000명, 강사 3만 명, 학생은 5만 명 정도이고, 그 중에 한국 학생이 400명 정도 있다고 한다. 
이 대학에 들어가려면 우선 고등학교 3학년 성적이 모두 ‘A’여야 응시 원서를 제출할 수가 있다. 원서를 낸 후 서류 심사를 통하여 시험 응시 통보를 받게 되면 러시아어 시험에 응하여야하고, 러시아어에 합격한 학생에 한하여 1주일간의 본고사를 치러야 한다. 합격하면 이곳에서 6년간 공부한 후 석사학위가 수여된다고 한다.
모스크바 대학을 뒤로 하고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해발 115m ‘참새의 언덕’에 선다. 미하일 불가코프가 쓴 소설 ‘장인과 마르가리타’의 ‘광활한 언덕’에서 인용되어 ‘참새의 언덕’이라 부른다. 구 소련시대에는 이곳을 ‘레닌의 언덕’이라 불렀다고 한다. 현재는 1992년부터 다시 옛 이름을 되찾아 ‘참새의 언덕’이라 부른다. 
뒤쪽으로는 모스크바 대학의 본관 건물이 보이고, 아래쪽으로는 모스크바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고, 서서히 움직이는 유람선이 모스크바 강의 아름다운 풍요를 더해주고 있다. 1938년 모스크바 강과 볼가 강을 연결해 128km에 달하는 모스크바의 대동맥을 만든 러시아의 강은 수면이 올라가면서 중대형의 유람선 운행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스탈린 양식’을 자랑하는 우크라이나 호텔의 웅장한 건물이 시야에 들어오고 바로 눈앞에 10만석 규모를 자랑하는 개방형 경기장, 구 레닌 스타디움이었던 루쥐니끼 스타디움이 보인다. 모스크바의 축구팬들이 모여 광란의 도가니를 만드는 곳이다. 루쥐니끼 스타디움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사용한 경기장으로, 수영장과 축구 경기장, 테니스 코트 등을 갖추고 있으며, 하루도 쉬지 않고 스포츠 경기와 대형 콘서트가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결혼식을 마치고 ‘참새의 언덕’으로 달려온 신혼부부들이 모스크바 시가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름다움 모습이다. 자유와 개방문화가 러시아의 봄을 만들고 있다. 표정이 밝고, 기쁨으로 가득한 그들의 모습에서 밝기만한 러시아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雨松 김석기(W.S KIM)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초대작가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A.P.A.M 정회원 및 심사위원
개인전 42회 국제전 50회, 한국전 450회

김석기 작가 ksk0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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