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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유 아동심리] 자녀의 언어는 부모의 언어와 다르다

기사승인 2019.08.22  09: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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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의 관계에서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데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떤 부모는 자녀와 깊은 공감을 나누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지만 어떤 부모는 대화할 때마다 서로 상처를 남기며 관계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우선 부모-자녀 간의 대화 패턴은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녀가 말을 배우기 전, 옹알이를 할 때부터 시작된 상호 관계의 축적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아무리 아기가 옹알이로 뭔가를 표현해도 관심이 없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알아듣지는 못해도 끊임없이 그 옹알이에 반응해 주는 부모가 있다. 이처럼 부모 각자의 태도나 행동 패턴은 부모-자녀 간의 대화 패턴으로 자리 잡을 확률이 크다. 즉 언어는 부모-자녀 관계의 매개체일 뿐 관계 자체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자녀와의 대화에서 알아야 할 분명한 것은 자녀의 언어와 부모의 언어는 시작부터 성장할 때까지 한 번도 같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자녀가 태어나서 말을 하기 전까지는 ‘옹알이’라는 언어 매체를 사용하면서 관계를 배운다. 부모는 처음으로 자녀와의 언어 장벽에 부딪친다. 유치원에 다닐 만큼 언어력이 증가해도 성인의 언어와 어린이의 언어는 범위도 다르고 사용방식도 다르기에 부모는 자녀의 언어 세계로 내려오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그들만의 언어 세계가 있는 것이다.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에 이르면 ‘그들만의’ 언어 세계는 절정에 이른다. 얼마나 다르면 청소년기 자녀들은 부모와의 대화가 재미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대화 자체를 꺼리게 만들기도 할까? 

더구나 기술이 발달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그에 적응하기 위한 언어의 변화가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사회변화는 자녀 세대에서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과 부모세대에서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의 차이를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언어들이 생성되고 더 빠르게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이 채택되도록 압박한다. 결국, 세대 차이는 언어의 변화를 이끌어내어 자녀의 언어와 부모의 언어가 다르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에도 부모-자녀 간의 대화가 많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현상은 어떻게 가능할까? 자연스럽게 친밀한 대화가 이루어지는 부모의 경우에는 쉬운 일이겠지만 자녀와의 대화가 어려운 부모에게는 답답한 일이다. 우선 언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영아기 자녀라면 알아들을 수 없는 옹알이가 그들의 언어이지만 그 속에는 부모와 자신을 ‘연결’하고자 하는 강한 본능적 의도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즉 옹알이를 통해 엄마 아빠와 연결되고자 접근하는 선천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다. 언어는 다르지만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그 목적은 성인과 같다. 

두뇌가 발달하여 말을 할 수 있는 자녀라면 자녀의 언어를 잘 들어보고 행동을 살펴보는 ‘관찰’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부모의 관심 있는 관찰은 많은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부모 자신의 입장보다는 자녀의 입장에서 상황을 이해하도록 다양한 단서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자녀가 좋아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자녀 세대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어는 부모와 무엇이 다른지, 집에서의 모습과 밖에서의 모습이 일치하는지 아닌지 등 관찰이 제공하는 단서들은 매우 많다. 이러한 단서들은 마음속에 있는 것들의 외적인 표현들이기에 부모는 자녀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면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감정은 어떠했는지 등 다양한 것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자녀와의 대화가 많은 부모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부모가 사춘기 자녀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어색하지만 때로는 함께 사용하기도 하고 올바르지 않은 것은 수정해 주기도 한다. 언어의 본래 목적은 연결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녀와의 대화가 많은 부모는 객관적이고 수용적인 관찰이 가능하여 자녀의 입장에서 마음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자녀의 행동을 보고 주관적으로 판단하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별로 없다. 결국 자녀의 입장에서 자신의 마음이 이해받는다고 느껴질수록 대화의 양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유중근 한국애착연구아카데미 대표 counmate@gmail.com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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