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철 칼럼] 자사고와 외고 같은 특목고의 일반고화는 다양화 교육, 수월성 교육, 우수아 양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 입력 2019.10.23 22:40
  • 수정 2019.10.25 11:26
  • 기자명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통한 단계적 폐지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려 사실상 실패하자 현재의 방법으로는 자사고나 내년에 재지정 평가 대상인 외국어고 30곳 전체와 세종국제고를 제외한 국제고 8곳의 재지정 평가도 그들이 바라는 일반고 전환이 어렵다는 판단에 의해 아애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당 학교들의 설립근거조항을 삭제하고 향후 5년간 그 지위를 보장한 뒤 일몰제 형태로 일반고 전환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교육부 계획을 보고받아 당·정·청이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만든 것으로 이는 교육부와 당·정·청이 공감대를 이뤄 추진하는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정부 방안에는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수도권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서울·경기·인천교육감이 한목소리로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일괄 폐지에 동의의 뜻을 밝혔고 과학고와 영재고, 국제중도 함께 폐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대통령이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 없이도 개정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 수렴과 동의도 없이 정부나 교육부 그리고 14개 교육감들이 마음대로 개정하는 일은 민주교육의 퇴보요 교육독선일 수 있다.
자사고나 외고 같은 특목고는 교육의 다양화, 다름, 수월성, 국력신장의 측면에서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자사고나 외국어고, 국제고를 없애는 이유를 고교서열화와 일반고 황폐화에 두는데 이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와 일반고를 대상으로 고교서열화를 말하는 것은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보다 더 높은 서열에 있다고 인정하는 것인데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와 비교하는 것은 차별화, 다양화이지 서열화가 아니다. 

 

동일 성격을 가진 일반고 간에는 서열화가 존재하나 성격이 전혀 다른 학교 간의 비교는 서열화가 될 수 없다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 때문에 경쟁교육과 사교육 문제가 나타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정부나 교육부 그리고 14개 교육감들이 주장하는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의 근본 이유는 고교서열화, 일반고 황폐화가 아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사회주의에 근간을 둔 평등사상인 것이다.
평등의 의미는 권리·의무·자격 등이 치우침과 차별 없이 고르며 한결같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개념이다
'평등'이란 다 같은 행복한 삶을 의미하나 다양한 가치관의 세계에서 다 같은 수준의 삶은 존재할 수 없으며 특히 학교교육에서는 다 같이 평등하게 가르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은 모두가 평등한 권리와 의무는 가질 수 있으나 자격이나 학력, 소질과 적성, 능력은 평등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학교교육에 평등사상을 적용하는 것은 교육 본질의 왜곡이다.
자사고나 외국어고, 국제고를 없애 모든 고교를 일반고로 전환하여 고교평준화를 하면 고교서열이 없어지고 일반고의 황폐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생각한다.
그 이유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거에 실패한 고교평준화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1975년부터 1995년까지 20년간 시행해온 고교평준화는 학력 저하, 사교육 증가, 강남 선호와 명문고 신생, 고교서열화 등 많은 부작용으로 하향평준화의 비판을 받았다.
그 후 하향평준화의 극복 방안으로 고교 배정 방식을 선지원 60% 후 추첨 40%으로 실행하다가 고교 간의 서열 극복이 어려워지자 좌파교육감들은 점점 선지원 비율을 낯춰 지금은 선지원 비율을 20%까지 내리고 거기에 성적 변인을 적용함으로써 자사고나 특목고를 제외한 일반고는 고교 배정 조건만으로 보면 평준화되어있다. 
정부나 교육부는 현재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보다 우위의 서열로 보고 이런 고교를 일반고로 전환시키면 서열화가 없어질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는데 이는 큰 잘못이다
고교 서열화는 과거 20년간 고교평준화 때도 존재했고 지금도 평준화된 일반고교는 중학생들의 고교지원 선호도에 의해 서열이 존재하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교육부나 교육감들이 조건평등사상에 의해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 화하여 고교를 평준화하면 고교서열화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나 강남 8학군과 명문고 신생과 사교육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일반고로 전환된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는 다른 일반고에 비해 더 우수한 교육으로 학부모나 학생들이 가고 싶고 보내고 싶은 학교가 될 것이다.

둘째, 자사고나 특목고는 일반고의 황폐화 요인이 될 수 없다.
2018학년도 대입 수능 분석 대상 학교수를 기준으로 분석해 보면 수능에 응시한 전국 일반고교수는 1530개교이고 자율형사립고는 49개교, 외국어고․국제고는 38개교, 과학고는 27개교이다.
자사고는 3%, 외고와 국제고는 2.5%로 일반고에 비하면 적은 비율이고 자사고만 살펴보면 서울이 25개교로 제일 많고 대구4, 대전3, 전북3, 인천2 울산2 경기2 충남2 경북2, 부산1, 강원1, 광주1, 전남1이고 충북과 경남, 제주, 세종은 자사고가 없다. 이 수치로 볼 때 자사고나 외고, 특목고가 일반고를 황폐화 시킨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일반고 황폐화 원인은 일반고 자체의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의 열정, 교육청 지원의 문제이지 자사고나 특목고의 존재가 문제될 수 없다.
정부나 교육부는 현재 초등 4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 도입, 학생별 맞춤형 교육, 수업혁신을 위한 교사 연수 등을 평준화의 보안대책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 같은 대안으로는 고교교육력 강화 방안이 될 수 없고 24명의 노벨수상자를 배출한 일본과의 경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일반고를 살리는 길은 경쟁력을 높여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각 시·도를 보면 자사고나 특목고보다 학교경영이 우수하고 대입 성적도 더 높은 일반고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 고교서열화는 경쟁심의 유발로 인성발달의 저해요인이 된다. 
고교서열화는 고교학제를 어떻게 하던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인간은 두 명일 때는 "내가 자를 게 네가 먼저 골라라"로 불평 없는 분배가 이뤄지나 3명만 모이면 반드시 공정한 분배는 어렵고 거기에는 경쟁이 있게 되는 것이다.
고교 서열화는 필연적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경쟁심을 선의의 경쟁으로 유도하는 교육 방법이 요구된다.
교육에는 협동심만 기르는 것이 아니고 경쟁심도 길러야 하고 자율만이 아닌 통제도, 인권만이 아닌 인의도 길러야 한다.
사회주의 교육사상인 평등만을 주장하고 평등사상을 기반으로 상생, 자율, 인권, 복지만을 주장하는 오늘의 교육 현실은 절름발이 교육으로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고운 인성은 평등과 다름, 상생과 경쟁, 자율과 통제, 인권과 인의가 함께할 때 이루어짐을 생각해야 한다.

넷째. 평등사상에 의한 획일화된 일반고 교육은 다양한 학교교육과의 학력 경쟁에서 이길 수 없고 선진국 교육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없다.
동질집단과 이질집단 중 어느 집단이 학력을 높이는데 유리할까?
자사고나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영재학교 등의 학교는 일반고에 비해 목표가 같은 성적이 우수한 동질의 학생들이 지원한 곳이고 일반고는 성적이 서로 다른 학생들의 모임으로 어느 학교가 교사가 가르치기 쉽고 학생들의 학습력이 신장될 수 있는지는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모든 고교를 일반고화 하여 출발점환경을 동일하게 한다면 이는 획일화, 평준화, 평등화교육으로 경쟁, 창의, 다름, 개성, 수월성, 우수아 교육이 없는 학교교육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다. 
월드컵 축구에도 공격수, 수비수, 골키퍼가 있고, 등산에도 먼저 오르는 자, 늦게 오르는 자가 있으며, 수업에도 발표 잘하는 자, 못하는 자가 있고, 놀이에도 이끄는 자와 따르는 자, 대화도 설득하는 자와 설득당하는 자가 있다.

평준화 교육의 근간은 평등사상이다.  ‘다 같이 어깨동무하며 앞으로 달려 나가자’는 평등, 평균 교육은 경쟁과 다름, 다양성, 효율성을 지향하는 선진국 교육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평등, 평균 사상으로는 다가오는 미래의 변화에 대비할 수 없고, 평등사상으로 길러진 자들은 평균인, 동조인, 모방인으로 성장하게 됨을 생각해야 한다. 평등사상에 의한 정책은 이미 사회주의 국가에서 실패한 정책임을 생각하고 앞으로 국가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우수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현재의 자사고, 외고, 국제고, 과학고, 영재학교보다 더 많은 다양한 학교를 설립하여 학생들에게 그들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학교에 가서 각자 수월성을 충분히 기를 수 있는 학교선택권을 줘야한다.
자사고나 외고 같은 특목고의 일반고로의 전환은 교육의 획일화로 국가 발전과 사회 변화에 역행하는 교육정책이다. 
앞으로 학교교육이 '평등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우리 학생들의 미래는 보장받을 수 없고 국가의 미래도 기대할 수 없다. 

 

Profile
現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호남교육신문 논설위원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

前  광주광역시 학생교육원 원장
    광주 KBS 남도투데이 교육패널

저서 <가정교육의 함정-오래>(2013):아동청소년분야 최우수상 수상(문화체육관광부)
      <생각을 바꾸면 학교가 보인다-영운출판> (2011),
      <학습력 증진을 위한 수업의 실제-형설출판사> (2010년)
      <아는 만큼 교육이 보인다.>-V.S.G Book (2009) 등 30여권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