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의 눈] 호주에서 판 벌인 삼성ㆍLG, '1등' 쟁탈전! 소비자, 어느 장단에 춤출까?

호주 TV 시장 LG전자 '1위' 보도 이튿날, 삼성전자 1위 발표

  • 입력 2019.10.30 18:51
  • 수정 2019.10.30 19:00
  • 기자명 박철성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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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매체까지 동원(?), 호주에서 판을 벌인 삼성과 LG의 1위 쟁탈전이 뜨겁다. 이전투구(泥田鬪狗)로 확산했다는 지적, 낮 뜨거울 지경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삼성전자ㆍLG전자의 신경전, 그 피해는 모조리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삼성전자ㆍLG전자ㆍ호주』 키워드로 뉴스 검색을 했다. 관련 기사가 빼곡하다. (사진=네이버 캡처)
『삼성전자ㆍLG전자ㆍ호주』 키워드로 뉴스 검색을 했다. 관련 기사가 빼곡하다. (사진=네이버 캡처)

지난 28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는 "LG전자가 호주 TV 브랜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면서 호주의 소비자 전문 매체인 '초이스(Choice)' 평가 결과임을 보도했다.

해당 매체들은 "이번 평가에서 LG전자는 평점 84점을 받으며 파나소닉(82점)과 소니(81점), 삼성전자(79점), 하이센스(75점) 등을 제치고 '최고의 TV 브랜드'로 평가됐다."면서 "지난 2016년부터 4년 연속 1위"라고 덧붙였다.

 

LG전자 TV 브랜드 평가 1위를 발표한 호주 소비자 전문 업체 초이스(Choice) 홈페이지. 각 나라의 가전제품 리뷰를 제공한다. (사진=초이스 홈페이지 캡처)
LG전자 TV 브랜드 평가 1위를 발표한 호주 소비자 전문 업체 초이스(Choice) 홈페이지. 각 나라의 가전제품 리뷰를 제공한다. (사진=초이스 홈페이지 캡처)

또 "초이스는 호주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TV 브랜드를 대상으로 모델별 테스트 평균 점수ㆍ브랜드 신뢰도ㆍ고객 만족도ㆍ추천 비율 등을 종합해 매년 최고의 TV 브랜드를 발표한다."라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분명히 호주에서 LG전자가 1등이었다. 공신력도 있어 보였다.

이튿날 문제가 불거졌다. 하루 만에 삼성전자가 1등이 됐다.

LG 호주법인의 발표 다음 날이었다. 조선비즈는 “삼성전자 TV, 호주 소비자 만족도 조사서 소니 제치고 1위”라는 제호의 기사를 터뜨렸다.

해당 기사에는 "삼성전자가 호주 소비자 만족도 조사업체 캔스타 블루(Canstar Blue)가 선정한 '2019년 최고의 TV 브랜드' 1위로 선정됐다."면서 "지난해 1위였던 소니를 밀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TV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호주 캔스타 블루(Canstar Blue)
삼성전자가 TV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호주 캔스타 블루(Canstar Blue)

또 기사에는 29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캔스타 블루는 "삼성은 대부분의 조사 항목에서 별 5개를 받았다"면서 "삼성전자 TV를 1위로 선정했고 2위는 일본 파나소닉, 3위는 소니, 4위를 LG전자가 차지했다."라면서 "5~7위는 중국 하이센스ㆍ일본 JVCㆍ중국 콩카"라고 보도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편리성과 가성비를 제외한 화질과 음질, 스마트 기능 등 모든 조사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별 5개를 받았다."면서 선정기준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삼성 본사 홍보팀 김용호 과장은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삼성은 LG와 비교 대상이 되질 않는다. TV 점유율도 이미 두 배 이상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LG가 선공을 하면 우리는 방어하는 상황. 국내 업체들끼리 불필요한 분쟁을 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삼성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재진이 LG 측과 여러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다. 여러 번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LG 홍보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LG전자가 지난 9월 19일 삼성전자 QLED TV 광고를 『허위ㆍ과장』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는 삼성이 QLED 용어를 쓴지 2년 반만의 조치. 삼성에 이어 TV 시장 만년 2위 업체인 LG가 이를 악물었다는 게 시장 반응이었다.

또, 최근 사업 분위기와 무관하게 TV를 중심으로 가전 분야서 세계 시장을 양분한 두 업체 간의 전쟁은 필연적 수순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두 회사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반목의 역사는 50년 동안 이어져 왔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 상황에서 국내 업체끼리 벌이는 상호 비방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제기했다.

싸움도, 시쳇말로 전쟁도 좋다. 하지만 대기업다운 품위 있는 경쟁의 현명함이 가미 될 순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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