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선거로 인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멕시코 망명을 택했다.
볼리비아 시민들은 3주에 걸쳐 부정 선거를 이유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퇴진 시위를 벌였다. 결국 지난 10일(현지시간) 모랄레스 대통령은 사임을 발표했으나 부통령과 상·하원 의장, 장관들 모두 사퇴하면서 갑작스러운 ‘정권 공백’에 맞닥뜨렸다.
지난달 20일 모랄레스 대통령은 대선 부정행위를 인정하고 사퇴한 바 있다. 미주기구(OAS)의 선거 감사 결과, 대선 과정 중 통계 예측과 개표 등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밝혀졌다. "재선거를 치르겠다"고 했으나 군과 경찰까지 등을 돌렸고 결국 그는 사퇴했다.
지난 10일 모랄레스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은 대통령의 사퇴발표 후 위성도시 엘앨토에서 의회가 있는 수도 라파스로 행진을 하며 시위를 벌였다.
12일 야당 측 제닌 아네즈 상원 부의장은 정권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새 대통령 선출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통신사 AFP는 모랄레스 지지자와 반 모랄레스 시위대가 충돌해 일부가 다치고 체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라파스 경찰서장인 호세 바르렌체아는 일부 경찰서가 폭동으로 파괴됐다며 군 개입 요청을 했다.
지난 11일 윌리엄스 칼리맨 육군참모총장은 "군 지휘부는 볼리비아 국민 간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과 합동 작전을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밤 모랄레스 대통령은 멕시코로 망명하는 비행기에 올랐고 트위터에 "시민 쿠데타의 희생자"를 자처하며 "볼리비아 국민들은 날 절대 버리지 않았다. 나도 그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