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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기의 미술여행] 노르웨이 베르겐(Bergen), "솔베이지의 노래를 만든 그리그"

기사승인 2019.11.19  19: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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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소에서_김석기 작가

오슬로를 출발하여 피오르드를 전전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북유럽의 스케치 여행은 계속된다. 베르겐으로 가기 위해 달리던 차가 보스(Voss)라는 조그마한 마을에서 멎는다. 노르웨이 피오르드 여행의 중간 지점으로 겨울에는 스키어들이 붐비는 도시라고 한다. 이곳에 1277년에 지어진 보스 교회가 보기 드문 석조 건물로 고딕 양식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이 도시가 완전히 폐허가 되었으나 보스 교회는 두꺼운 벽면의 석조 건축물로 아직까지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인구 23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제2의 도시 베르겐으로 들어서면서 노르웨이의 민족음악가 그리그가 22년 동안 살았다는 생가를 찾았다. 주차장에서 내려 고목들로 우거진 숲길을 20분 정도 걸으니 아름다운 곳에 그리그의 생가가 있다.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것들이 나오듯이 그리그가 살다간 아름다운 풍경은 그에게 아름다운 생각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하게 했다. 내가 즐기는 스케치 여행 역시 아름다운 곳에 있고 싶은 욕망 때문인지도 모른다. 

 

▲ 그리그 하우스_김석기 작가

피오르드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언덕에 녹색 숲을 배경으로 그리그의 생가가 있다. 조그맣고 아름다운 빅토리아 양식의 저택이 오래되었지만 그 아름다움은 변함이 없다. ‘트롤하우겐’이라 부르는 저택 앞에 서니 넓은 피오르드가 호수와 같이 전개되고, 그 건너편으로는 또 다른 풍경들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저택의 옆으로 계단을 내려서니 그리그가 솔베이지의 노래를 작곡하던 방으로 사용했던 오두막 한 채가 아직도 예쁘게 단장되어 있다. 오두막의 단칸방 안에 있는 그리그의 책상 위에 오선지와 펜이 놓여 있고, 그 곁에는 피아노 한 대가 방을 지키고 있다. 오두막밖에 서있는 그리그의 동상이 생전 모습 그대로 조그마한 체구에 인자한 모습으로 숲속을 거닐고 있는 느낌이다. 또 이곳에는 그리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연장과 박물관이 있어 그리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한 곳이다.

그리그는 베르겐 출생으로 스코틀랜드 출신 어머니로부터 피아노의 기초를 배웠으며, 1858년에 라이프치히 음악원에서 음악 공부를 시작하면서 슈만과 멘델스존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민족주의적인 작곡가들과 사귀면서 민족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였고, 그가 '피아노 협주곡'과 '페르귄트'를 씀으로써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알게 되었다.  
노르웨이의 어느 산간마을에 가난한 농부 페르귄트와 아름다운 소녀 솔베이지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했다. 페르귄트는 돈을 벌기 위해 외국으로 떠났고, 오랜 세월이 흘러 갖은 고생 끝에 돈을 모아 고국으로 돌아오던 페르귄트는 국경에서 강도를 만나 돈을 모두 빼앗기고 빈털터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그의 오두막에서 페르귄트를 맞이한 것은 그가 사랑했던 여인 솔베이지였다. 백발이 되어 병들고 지친 페르귄트는 사랑하는 여인 솔베이지의 무릎에 누워 눈을 감는다. 솔베이지도 꿈에 그리던 연인 페르귄트를 안고 한없는 눈물과 노래를 부르며 그의 뒤를 따른다. 

▲ 베르겐 풍경_김석기 작가

그리그의 집을 뒤로하고 베르겐 시내로 들어오니 600년이 넘었다는 아름다운 목조 건물들이 베르겐시의 중심부에 중세 시대의 도시 풍경을 이루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들이며, 이곳에는 한자 동맹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한자 박물관(Hanseatisk Museum)도 있다. 한자 동맹은 독일 북부의 도시들과 발트해 연안에 있는 여러 도시들 사이에서 상호 교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창설한 조직으로 13~17세기에 북유럽의 중요한 경제적, 정치적 세력이었다.

오랜만에 한인 식당에 들러 한국 음식을 맛보았다. 쌀밥과 김치 맛을 음미하는 동안은 역시 내가 한국인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한인이 경영하는 식당에는 골동품들과 유서 깊은 장식물들이 많다. 이 식당도 400년 된 목조 건물로 시가 지정한 보호 건물이라고 한다. 항구와 시장과 도시가 함께 어우러진 베르겐에는 수족관, 박물관, 미술관 등 예술의 향기가 묻어나는 곳도 많이 있다. 특히 베르겐 미술관은 북유럽에서 가장 큰 미술관으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소장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관 건물이 3동으로 나뉘어 제1건물에는 13∼14세기의 유럽미술을 전시하고 있고, 제2건물에서는 뭉크의 작품들을 주로 전시하고 있으며, 제3건물에는 피카소, 미로 등의 근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노르웨이의 보석 북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 도시, 베르겐의 어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며 물건을 사고파는 모습들이 활력 있게 보이고, 따사로운 햇볕 아래 야외 식당에서 점심을 즐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행복스럽게 보인다. 항구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노출된 피부 색깔에서 북유럽의 건강미를 느낀다. 햇볕이 적은 나라,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해가 뜨는 따사로운 날이면 모든 일을 제쳐버리고, 모든 옷을 벗어버리고, 일광욕만을 즐기는 문화가 있다. 햇볕이 적은 나라 그래서 파라솔이 없는 나라, 모자가 없는 나라, 피부가 아름답지도 매끄럽지도 않은 여인들이 노출을 심하게 하는 나라, 이 모두는 햇볕이 필요한 인간의 본능적인 삶에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문화가 아니겠는가? 

 

▲ 그리그 동상

雨松 김석기(W.S KIM)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초대작가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A.P.A.M 정회원 및 심사위원
개인전 42회 국제전 50회, 한국전 450회

김석기 작가 ksk0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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