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디자인 하다

정진관 더탑디자인 대표

  • 입력 2019.11.28 18:19
  • 수정 2020.01.08 13:03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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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면서 예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붓과 연필로 그림을 그려내던 과거와 달리 태블릿PC와 마우스로도 멋진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최근엔 3차원 홀로그램 기술이 예술과 접목돼 다양한 예술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업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산업’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하나의 ‘예술’을 창조하는 행위로 본다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가운데, 더탑디자인의 정진관 대표는 옥외광고, 간판, 기업 광고, 모델하우스 홍보 뿐 아니라 디자인이 필요한 요소라면 가리지 않고 두 팔을 걷고 나선다. 최근엔 무드등, 아크릴 퍼즐 등 아크릴 소재 소품을 선보이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을 대변하는 'SIGN'을 만들다
다양한 디자인 분야를 넘나들고 있지만, 정진관 대표를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사인(Sign) 디자인’ 시장이다. 사인 디자인이란 간판이나 표지판, 안내판 및 표시 등을 특성에 맞게 배치해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작업이다. 사인 디자인은 주변 환경과도 어울리게 배치할 수 있는 노하우와 감각이 필요한 전문적인 영역으로, 기업은 사인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브랜드의 품격을 높여주는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람으로 치면, 상호명이 ‘이름’이라면 간판이나 로고는 ‘얼굴’입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보이는 이미 지이죠. 또, 간판이나 CI 는 한번 지정하고 나면 시그니처로 강렬하게 인식되기 때문에 쉽게 바꾸기도 힘들뿐더러 주변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신속·정확'…젊은 감각으로 쌓은 '신뢰'
신뢰와 고객만족을 가장 우선시하는 더탑디자인은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후 철저 한 사업 계획 수립 및 강한 추진력으로 빠른 시일 내에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신속정확’한 기업이다. 프로젝트마다 신중하게 접근해 고객만족도가 높은 완성작을 선보이다 보니 직접적 인 영업을 나서지 않아도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정 대표를 찾는 일이 잦다.

"저희는 직접적인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영업을 해야 되는지도 모르고요. 그렇지만 한 번 저희와 인연이 닿은 사업체는 지속적으로 더탑디자인을 찾고 계십니다. 간판디자인 회사의 핵심은 제품의 특징을 살려 표현할 수 있는 역량입니다. 이에 많은 실험을 통해 보다 특별하고 아름다운 간판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개발과 기술력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행'으로 새기는 감각
디자인은 유행의 흐름에 가장 민감해야 하는 시장이다. 돌고 도는 유행이지만 자칫 시기를 놓치면 ‘촌스럽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 정진관 대표는 젊은 CEO답게 젊은 감각으로 특색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여행’을 통해 감각을 쌓는다고 말했다.

"국내든 해외든 한 달에 몇 번씩 여행을 다녀오곤 합니다. 그리곤 각국의 건물 문화를 살펴보죠. 예를 들어 유럽의 경우 벽돌로 된 건축물, 낮은 높이 등에 어울리는 나무 간판이나 작은 사인 정도로 표시 합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 비슷한 콘크리트 건물에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기 위해 화려한 조명이나 네온사인 등을 활용하곤 하죠. 국내는 어떨까요? 우수한 디자인 실력에 비해 ‘규제’에 갇혀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방 도시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막간판’으로 인해 흉물스러운 도시 미관에 씁쓸함이 피어오르곤 하지요."

'진짜' 디자인은 교육이 아닌 현장에서 나온다
아울러, 정진관 대표는 학교 교육과 실무에서 오는 간극을 줄이고자 노력 중에 있다. 디자인 전공 졸업 작품에 분명 ‘사인 디자인’이 존재하지만, 괄시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 대표는 전공과정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그의 디자인은 컴퓨터의 모니터를 벗어나 생생하게 표출되는 디자인이다. 기획했던 디자인이 실제로는 어떻게 나오고,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그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그는 실무를 통해 배워온 전문지식과, 디자인회사를 운영하며 느끼는 점들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다. 디자인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길 바란다.

"저희 때만 해도 디자인 못 하는 애들이 간판 광고 하는 거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또 그 소리를 학부 내내 찰떡같이 믿었고요.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디자인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이 업계로 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CI, BI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업계에선 디자이너 인력을 많이 쓰려고 하지 않는 것도 문제예요. 국내처럼 ‘디자이너’라는 직업가치가 떨어지는 국가는 보기 드물어요. ‘프리랜서 디자이너’하면 마치 10분 대기조처럼 생각하기 마련이죠. 외국에서는 소속돼있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기 때문에 예술가로 대우해줍니다. 국내에도 인식의 전환이 오기 위해 저부터 먼저 노력하고자 합니다."

정 대표는 우선 유튜브를 통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디자인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 실제로 정 대표가 디자인, 포토샵, 일러스트 관련 유튜브 영상을 접해봤지만 어디 하나 쉽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에 정 대표는 직접 동영상 편집 기술을 배워가며 영상 제작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꾸준히 콘텐츠를 만든 후에 실제 강의를 나가는 등 더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대화와 소통'…동등한 관계가 내는 시너지
한편, 정진관 대표는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 ‘수평적 조직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대기업 조직생활도 겪어 본 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동등한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일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게 되면 자칫 ‘시켜서 하는 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상하수직 관계가 허물어지면 ‘나의 일’, ‘내가 맡은 일’이라는 생각에 책임감도 고취될뿐더러 동료들과 어우러져 일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온다.

"업무환경은 직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잖아요. 수직관계에서 지시와 명령 보다 동등관계에서 부탁과 요청이 오고 가면 훨씬 더 부드럽고 안정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요? 그런 부분에 더 신경 쓰고 있기에 직원들도 자기 일이 아니라도 서로 도와가고, 앞에 나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고 있어요."

이렇듯, 사소한 부분부터 변화를 시도하는 점이 차이를 만들어낸다. 밝은 분위기, 우수하고 뛰어난 직원들과 함께하다 보니 정 대표와 더탑디자인의 발전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양한 시도, 끊임없는 도전
최근, 김포에서 파주출판도시로 사옥을 옮긴 정진관 대표는 산업디자인 뿐 아니라 외식업·엔터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다양한 촬영 섭외가 들어올 정도로 아름다운 외관을 지닌 파주 사옥에는 '더탑디자인'뿐 아니라 수제버거 '카페 예스 아이엠(YES IM)'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파주 사옥은 정 대표가 고심 끝에 야심차게 준비한 공간으로, 산업디자인으로 사람들 간에 소통하면서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예를 들면 카페에서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이나 어울리는 디자인을 골라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을 의뢰하면 2층 사무실에서 바로 생산· 제공하는 서비스를 진 행 중이다. 대량생산된 흔한 디자인의 상품이 아닌 세상에 단 1개 밖에 없는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을 의미하기에 사람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아울러, 카페 예스 아이엠에는 특별한 공간이 존재하는데, 바로 오디션 부스다. 마치 코인노래방 부스를 연상케하는 이 부스에서 노래를 녹음하면 가수 임창정씨가 운영하는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로 전송이 돼 오디션에 참가하게 되는 것이다. 카페 예스 아이엠은 1호점 파주에 이어 경기 김포시에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다양한 지역에 지점을 열고, 예스 아이엠 오디션 부스 보편화에 나설 예정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진관 대표.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정 대표의 휴대전화는 쉼 없이 울렸다. 정진관 대표에게 이토록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냥, 하고 싶어서요."라는 명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유한하고 짧기만 한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손해와 이익을 계산하며 머뭇거리기 일쑤죠. 결과는 변하지 않아요. 남들은 99.9% 고민 끝에 0.01% 의 용기로 실천하지만, 저는 99.9% 의 용기와 0.01% 의 고민으로 실천합니다. 젊음은 축복입니다. 실패하면 툭툭 털고 일어서면 될 일 아닌가요. 고민은 제자리를 맴돌 뿐이지만 경험은 더 나은 내일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한 WINNER
마지막으로, 정진관 대표는 고민 속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돈을 쫓기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살 것을 당부했다. 정진관 대표는 500만원이라는 소자본으로 시작한 더탑디자인을 지금까지 이 끌어 왔다. 누가 이만큼 성장하리라 생각이나 했을까. 자신을 믿고,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시공을 모두 끝낸 후에 돈을 떼어먹고 연락을 두절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여러 법적인 절차를 거치면 돈을 받아낼 수 있겠지만, 떼인 돈에 사활을 걸 시간에 한 계약이라도 더 성사시키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지나간 일에 연연할 시간이 없어요. 나아가야 할 목표가 있기 때문이지요. 제 목표는 '어떻게 떼인 돈을 받아낼까’가 아닙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것 이지요."

정진관 대표는 앞만 보고 달려가기도 바쁘기에 좌절할 시간도 없다고 말한다. 정 대표의 끊임없는 질주를 피플투데이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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