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자선사업에도 꿋꿋하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 입력 2019.12.11 13:57
  • 수정 2019.12.11 16:26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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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세계 부호 1위' 탈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밀어내고 2년 만에 세계 최고 부자 자리 탈환에 성공했다. 불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지난 11월 15일, 1100억 달러(약 128조4000억원)의 순자산을 가진 세계 부호 지위에 이름을 올렸다.

빌 게이츠 회장이 1위에 오를 수 있는 데에는 100억 달러(11조6700억원) 규모의 '합동방어 인프라'(JEDI) 사업자로 선정된 게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MS주가가 4% 올랐다. JEDI 사업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모든 군사 관련 기관 정보를 공유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 1, 2위를 다투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수주전에 뛰어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美 최대 이슈 '부유세'에 '급진적 공약은 역효과' 지적
한편, 미국에선 ‘부유세 (wealth tax)’가 뜨거운 감자다. 끊이지 않는 부유세 전쟁에 빌 게이츠 창업자도 가세했다. 미국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걷는 부유세, 일명 '초백만장자세(ultra-millionaire tax)'와 '억만장자 누진세(billionaire surtax)'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가 우려를 표하며 입을 열었다. 게이츠는 뉴욕타임즈 딜북 컨퍼런스에서 칼럼리스트 앤드류 소킨과 대담 중 10억 달러(약 1 조1240억원) 이상 자산에 6%의 세금을 부과하는 워런의 부유세 안에 대해 "급진적 조세 체계에는 찬성하지만 지불용의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저는 100억 달러 이상을 세금으로 냈습니다. 200억 달러를 내야한다고 해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1000억 달러를 내라고 한다면 그때부터는 남는 게 얼마인지 셈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워런 의원의 부유세는 50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한 가정에 매년 2%의 부유세를 매기고 10억 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가정에는 3%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워런 의원은 10억 달러 이상의 가정에 대한 부유세를 3%에서 6%로 인상할 것을 시사하고, 부유세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헬스케어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런 의원의 헬스케어 정책이자 전 국민 의료 보험정책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에는 10년간 20조5000억 달러(2경3710조원) 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츠는 자산에 매기는 부유세를 6%까지 올리는 워런 의원의 급진적인 공약은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금을 너무 많이 부과하면 미국에서 혁신적 기업을 운영하기 어렵고 자본을 형성하는 데도 위험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아직 워런 의원과 이 사안에 대한 대화를 나눠 본 적은 없지만 워런 의원이 세금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지, 또 고액 자산가와 대화를 시도할 의향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남은 진한 아쉬움
빌 게이츠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구글에 밀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2008 년 당시 구글은 최소 5000만 달러에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한 뒤 새로운 모바일 OS를 발표했었다. 하지만 MS는 스마트폰 시대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당시 우리는 독점금지 재판에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세계, 특히 플랫폼 시장은 승자 독식의 시장입니다. MS는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죠. 제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 입니다. 시장에는 딱 하나의 비(非)애플 운영체제를 위한 자리만 있었고, 그 가치는 4000억 달러였는데 당연히 MS가 차지해야 했었는데 말입니다."

 

빌 게이츠, 최대 관심사는 'AI'
빌 게이츠는 최근 AI 에도 관심을 보이며 추후 사업 발전 가능성도 언급했다. 빌 게이츠는 워싱턴 DC 에서 열린 ‘워싱턴 경제 클럽’ 행사에서 AI 산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만약 자신이 새 회사를 차린다면 컴퓨터에 읽는 법을 알려주는 AI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다.

"만약 새 회사를 시작한다면 컴퓨터에게 ‘읽는 법’을 가르치는 게 목표인 AI 회사를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컴퓨터는 이 세계 모든 기록된 지식을 흡수하고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AI가 아직 진전을 이루지 못한 영역입니다. 우리가 그 목표를 달성하면 그 파급 효과는 굉장할 것입니다."

이를 두고 CNBC는 "게이츠의 관점은 44년 전 MS를 창업한 게이츠가 IT산업에 대한 흥미를 아직 잃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 게이츠는 그동안 AI기술과 증강현실(AR)기술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AI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루미너스'에 투자했고, MS는 자체 소프트웨어에 AI기술을 통합하려 하고 있다. 또 AR기술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게이츠는 IT분야 외에도 생명공학과 에너지 분야 발전에도 매료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이츠는 광범위해 지고 있는 IT 영역에 대한 미 행정부의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IT 영역이 문화, 사업,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사생활 보호 문제와 결부되기 때문에 더 많은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업적
이러한 가운데, 자선사업 단체인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빌 게이츠는 다방면에서 전 세계인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선, 게이츠의 개인용 컴퓨터 개발은 향후 모바일 기술 개발을 촉진함으로써 사람들이 어디에 있든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 건강 관련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함으로써 병원 등 의료기관이 다양한 원격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펼친 범세계적인 백신 지원 노력 덕분에 인도는 5년 만에 소아마비를 퇴치했고 아시아에서 벌인 캠페인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소마아비를 줄이는 데 큰 진전을 일궈냈으며, 유엔난민기구 (UNHCR) 와 협력해 난민들의 건강 등 여러 문제들을 현대적인 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디지털 수단들을 제공했다.

게이츠는 소아마비 백신을 나이지리아 외곽 지역으로 보낼 계획을 세웠을 당시 일부 지역의 상세지도가 없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따라 위성 기반 지리 데이터 시스템과 모바일 기기 및 매핑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외딴 지역에 백신 공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2008년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 30여 개 국가에서 흡연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파트너들에게 2억25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2013년 담배세를 인상한 필리핀의 경우 이 수입을 이용해 건강보험 시스템에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4600만명의 시민들을 의료보험 시스템에 통합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게이츠는 BEV(Breakthrough Energy Venture)라는 청정 에너지 투자 기관 설립을 주도했다. 이 기관은 유망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기술에 투자해 기후 변화를 억제한다. 투자대상엔 태양열이나 지열 에너지 활용이나 대체 건축자재개발 분야 등이 포함된다.

100만 유튜버, 개설 후 7년 만
한편, 빌 게이츠는 최근 유튜브 골드버튼을 수여받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10월 유튜브 채널 ‘Bill Gates’에 빌 게이츠가 골드버튼 언박싱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30초도 채 되지 않았다. 영상에서 빌 게이츠는 골드버튼이 들은 상자를 힘겹게 뜯었다. 그는 유튜브가 골드버튼과 함께 보낸 편지를 안경을 벗고 신중하게 읽었다. 빌 게이츠는 개봉한 골드버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그는 영상 말미에 "백만 구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며 채널 구독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빌 게이츠는 지난 2012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그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다양한 영상을 올렸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가며 세계 1위다운 면모를 보이는 빌 게이츠에게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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