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국의 제왕' 베르나르 아르노, 세계 1위를 노린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 회장

  • 입력 2019.12.24 15:52
  • 수정 2020.01.02 15:13
  • 기자명 박예솔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재산이 지난해 390억 달러(약 45조 45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 12월 17일 집계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아르노 회장은 베이조스 CEO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 둘의 재산 규모의 차이가 크지 않아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아르노 회장은 대화재를 겪은 파리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2억유로(약 2600억원)를 쾌척하고,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방지에 1100만달러(약 129억원)를 기부하는 등 사회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공학도, 세계 최고의 명품회사를 만들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명품의 대중화를 이끌며 명품제국의 제왕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사실 패션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에콜폴리테크니크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1971년, 아버지 장 레옹 아르노가 운영하는 건설회사 페레사비넬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아르노 회장은 5년 만에 사업 일부를 4000만프랑에 매각하고 부동산 사업에 집중해 큰 성과를 냈다. 이후 1978년, 본격적으로 회사 대표직을 맡게 되면서 브랜드를 하나씩 사들여 지금의 LVMH 그룹을 일구었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에서 공부한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자신의 기업을 경영하며 깨달음을 얻는다. 명품 브랜드의 가치는 새 브랜드 출시보다는 기존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그 당시 유럽 명품 업체는 창업자에게 물려받은 단일 브랜드를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아르노 회장은 미국식 경영기법을 접목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벌였다. 

특히, LVMH의 지주회사인 크리스찬디올의 경우 1985년 파산 직전이었던 크리스찬디올의 모기업 부삭 그룹을 인수해 흑자로 전환시켰고, 1989년 LVMH까지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그는 루이비통을 비롯해 디올, 지방시, 셀린느, 펜디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인수했고, 메이크업 포에버, 베네피트 코스메틱 같은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태그호이어, 불가리 등 시계, 쥬얼리 브랜드를 인수합병 했다. 그는 디자인은 우수하지만 경영 측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브랜드들을 인수합병 함으로써 해당 브랜드가 가진 전통과 역사는 이어가면서 신진 디자이너를 영입해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르노 회장을 '냉혹한 사업가', 혹은 '캐시미어를 두른 늑대'라고 칭하기도 했다. 무차별적인 M&A로 업계 생태계를 어지럽힌다는 비판을 받았고, 잦은 정리해고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인수를 추진했던 구찌는 1999년 경쟁사인 PPR(현 케링그룹)에 빼앗겼고, 명품 전문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럭셔리닷컴'은 문을 연지 얼마 안 돼 문을 닫았다. 패션계의 아마존을 표방한 '부닷컴'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기도 했다.

 

올드한 이미지에 새로운 색을 입히다
LVMH그룹이 문어발식 브랜드 확장에도 불구하고 부실경영의 우려를 접고 성장을 이어간 배경에는 아르노 회장만의 몇 가지 원칙이 자리한다. 아르노 회장은 2000년대 들어 그룹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중앙집권적 경영방식을 지양하고, 디자이너들의 소신과 창의성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훌륭한 인재를 모으는 것이 기업의 생사를 결정한다"며 인재활용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대표적인 예로 1997년에는 마크 제이콥스를 아트 디렉터로 영입해 루이비통의 여성복 디자이너 자리를 주었고, 크리스티안디올은 영국의 신진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그 결과 신진 디자이너들의 시너지로 젊은 연령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는 늘 변화를 받아들이며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된 주가 상승에는 지난 해 셀린느와 루이비통 등의 디자이너 교체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셀린느의 수석 디자이너로 에디 슬리먼을 임명하고, 루이비통 남성복의 아티스틱 디렉터로는 버질 아블로를 임명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며 오래된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울러 명품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의 핸드백이나 스카프와 같은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액세서리 제품도 출시해 중산층도 명품을 소비할 수 있게 했다. 매장 건물과 인테리어 역시 최대한 화려하게 꾸며 소비자들의 환상을 자극할 수 있도록 했다. 그의 전략은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의 신분 상승 욕구를 자극해 명품을 대중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가운데, 아르노 회장은 최근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Tiffany & Co.)를 품었다. LVMH는 카르티에를 거느린 경쟁사 리치몬트 그룹에 비해 보석 시장의 입지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르노 회장은 보석·귀금속·시계 브랜드인 불가리, 태그호이어와 함께 쥬얼리의 티파니를 LVMH의 주력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아르노 회장, 축구팀 구단주 될까
한편, 아르노 회장이 축구계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노 회장이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이탈리아 세리에A명가 AC밀란 인수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돌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 <라 푸블리카>는 "LVMH와 크리스찬 디올 대주주인 아르노 회장이 축구계 진출을 결정했다. 현재 밀란 소유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 코퍼레이션과 인수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이 리그 내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선수인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 감독 영입을 원한다고 밝혔다.

<라 푸블리카>는 "아르노 회장이 파리 생제르맹 소속 킬리앙 음바페와 위르켄 클롭(리버풀) 감독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실적으로 밀란이 이들을 영입하기 힘들지만, 아르노 회장이 세리에A 진출에 큰 야망을 품고 있다"고 팀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프랑스 브랜드의 절반을 소유한 아르노 회장은 명품 브랜드를 넘어서 뷰티, 시계, 쥬얼리 등으로 분야를 더욱 넓혀 가고 있다. 여기에 스포츠 분야까지 더해지면 LVMH 그룹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모두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