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교육은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 입력 2020.01.20 17:51
  • 수정 2020.01.20 17:52
  • 기자명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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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우리나라를 뜨겁게 했던 이슈 중의 하나가 교육이다. 대한민국에서 교육만큼 까다로운 분야를 하나 더 뽑는다면 그것은 부동산이다. 국민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는 정책을 펼치거나, 지도층의 문제가 발생하면 국민의 분노를 촉발해 정권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도 있다.
작년 교육 분야에서는 자녀의 국내 명문대 입학뿐만 아니라, 해외 명문대학 입학을 위해 부모들이 개입하는 문제가 부각되며 '학벌 대물림', '공정성'이라는 새로운 교육문제까지 전면으로 대두되었다.

교육 분야가 어려운 것은 공정성과 평등성 기반으로 하여 수월성과 국제경쟁력까지 도모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AI)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창의성 교육하기 위해 전면적인 개편까지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학생과 학부형의 만족도와 행복까지 포용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를 잘 만족하는 예로 흔히 핀란드를 뽑는다. 핀란드 학교는 숙제도 없고 사교육도 없다. 고교 서열화도 무의미하다. 시험 맞춤형 교육도 없다. 이러한 교육이 가능한 것은 고졸이건 대졸이건 사회에서 받는 대접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학력 차별이 없는 사회환경 덕분에 핀란드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을 중요 성공 요인으로 삼는다. 또한 핀란드의 경우 학생들은 선생님들을 존경한다. 전원 석사학위 소지자들인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선생님들은 그리 고임금 노동자는 아니지만, 직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 선생님은 학생·학부모에게 거의 식구다.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OECD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 시험 성적도 우수하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뿐 아이라 영국,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도 핀란드 교육을 부러워하고 배우려 하고 있다.

지금의 핀란드 교육제도는 사회 환경이 뒷받침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입시제도 개편만이 아닌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사회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평등과 공정성을 위한 교육으로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의 우리나라 교육이 정상이라고 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학원에서 배우고 학교에서는 자는 게 비정상인 것은 모두 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은 없고 학원에서 중고등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배우는 비정상도 안다. ‘엄마 찬스’, ‘아빠 찬스’가 개입할 수 있는 학종의 문제점도 알고 있다.
 
솔직히 ‘정시냐 수시냐’라는 논쟁이 있지만, 저소득층이나 지방민의 자녀들은 정시도 불리하고 수시도 불리한 것은 냉엄한 현실이고 모두 아는 사실이다. 교육 개혁은 필요하다. 다만 입시제도 등 단편적인 개편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이제는 뒤도 보고 옆도 보며 천천히 돌아가는 점진적인 수정 보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핀란드식 교육이 어디 한순간에 탄생했겠는가? 이제 우리도 천천히 가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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