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평범한 이웃 장애인, '동정' 아닌 '인정'이 되는 날까지

나윤서 한국고용공단 직장내 장애인인식개선교육 강사

  • 입력 2020.02.05 12:52
  • 수정 2020.02.05 15:00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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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평등을 가르치지만 여전히 차별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저마다 다른 성별, 인종, 문화와 언어는 물론이고, 불편함을 지닌 채 살아가는 장애인까지. 다양한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부정적인 시선에 부당함을 외치며 맞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사회는 변화하고 있다. 소외된 이들을 보호하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의무화도 그의 일환이다. 

이러한 가운데, 나윤서 강사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의무화되기 이전부터 유치원부터 90대 노인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르며 약 10년 간 장애인 인권, 노인 인권 등 복지 전반에 대한 내용의 교육을 진행해왔다. 최근 장애인인식개선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내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교육'
나윤서 강사가 주로 담당하는 직장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과 같은 법정의무교육은 주로 법령이나 위반 시 받는 처벌이나 벌금에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매우 딱딱하다. 듣는 이들도 강의에 있어 매우 수동적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수동적인 청자를 강의에 참여시키는 것이 강사의 역량이다. 나윤서 강사는 그동안 쌓아 온 강의 노하우를 살려 ‘감성교육’을 통해 다가가고자 한다. 최근 강사업계가 커지고 레드오션으로 변화하면서 강사 고유의 색이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 됐다. 이 가운데 나 강사는 자칫 무겁고 딱딱할 수 있는 주제들을 감성적으로 풀어내며 마음을 움직이는 교육으로 다양한 기관과 청강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강의라는 게 강사가 앞에 서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강사의 이야기이자 강의를 듣고 있는 청중과의 소통이기도 합니다. 듣고 계신 분들의 눈빛만 봐도 지금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계신지 아닌지 느껴집니다. 유치원생부터 복지관의 90대 어르신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르며 강의하기에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는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무거운 주제를 직접적으로 던지기보다는 장애인 인권과 관련해서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다가갑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실천이 가능해지니까요. 제 강의를 듣고 한 분이라도 마음이 움직였다면 매우 성공한 강의겠지요. 현장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오면서 제가 더 힘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제가 강사로서 지닌 사명감과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식 개선이라는 것이 100번을 하고, 10년을 넘게 해도, 사람들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상 변화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서 있는 위치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드리는 겁니다."

 

장애인, '타인' 아닌 '우리'
강사는 ‘선한 영향력’을 전달해야 하는 존재다. 강사가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 또 강의를 위한 다양한 주제와 에피소드는 ‘경험’이 기본이다. 현재 요양원의 시설장과 강사를 병행하고 있는 나윤서 강사는 언제나 새로운 콘텐츠로 대중 앞에 서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것만 가장 옳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것을 바탕으로 살아갑니다. 누구나 ‘내 삶’ 외엔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삶을 겪어본 적이 없기에 그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지요. 때문에 ‘인권의 감수성’ ‘장애감수성’ 등 타인을 위한 공감능력을 교육을 통해 키워나가야 합니다. ‘또 다른 삶에 대한 공감’이 교육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장애인의 90%는 산업재해 혹은 교통사고 등 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이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가장 건강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도 불의의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다치거나, 아프거나 생명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한 50년쯤 후에는 말이지요. 지금은 건강하다 느끼는 저도 이동하려면 휠체어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되어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현장에서 ‘인간은 평생에 한 번 가장 자연스러운 장애를 경험한다.’ 라고 말씀 드립니다, 사고, 질병 등을 피해 가더라도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점점 약해진다는 것 우리 모두가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모두 ‘잠재적 장애인’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장애인이 됐을 때, 비장애인이던 시절과 다름없는 삶을 살기 위해선 지금부터 변화해야 합니다. 장애인은 우리가 도와줘야할 안타까운 존재가 아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할 사회구성원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선을 긋지 않고 ‘그들’이 아니라 ‘우리’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시작이자 최종 목표입니다.”

스위스에 위치한 바젤이라는 도시에는 장애인들이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지역에 유독 장애인이 많은 게 아니다. 장애인도 거리에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아직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지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가는 한 걸음의 시작에 마음을 울리는 나윤서 강사의 강연이 있기를 바란다. 

 

Profile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괴산교육지원청 인권지원단 위원
노인요양시설 시설장
충북도청 인권강사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인권강사
충북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대표강사
충북장애인가족지원센터 대표강사

前 
세종문화회관 지방문화공연 MC
서울시음악회 MC
괴산증평자치신문 인터넷방송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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