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일출과 일몰 촬영의 황홀함

  • 입력 2020.02.20 14:50
  • 수정 2020.02.20 14:53
  • 기자명 影雲 하영철 작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컬러 사진의 발달과 사진 작품의 보존 기간 연장은 예술로서의 사진 위상을 더욱 높여 왔고, 사진은 갈수록 더 탈장르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예술에서 중요한 그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풍경 사진은 디지털카메라의 급속한 발전으로 그 어떤 장르의 사진보다도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풍경 중에 일출과 일몰 광경은 사진인이면 누구나 선호하는 촬영 소재 중 하나다. 뚜렷한 사계절과 삼면에 바다를 접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기에 나는 사진인으로서 대한민국에 태어났음을 무척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부산 달맞이고개에서 시작하여 수렴리 군함바위, 감포 문무대왕암, 구룡포, 신남항, 추암, 남애, 하조대, 낙산을 거쳐 공현진항으로 이어지는 동해안의 일출 촬영은 가슴을 설레게 한다. 또 부안 격포 솔섬에서부터 시작하여 안면도 할매바위로 이어지는 일몰 촬영 또한 그 감동이 대단하다. 물론 남해의 보리암, 해남 땅끝에서의 일출도 그렇거니와 남해안과 제주도에서의 일출과 일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풍경 사진 소재의 하나다.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전날 밤에 미리 촬영 준비를 해야 하고 일출 30∼40분 전에 촬영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에는 여명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붉게 물들어 오는 여명이 있은 후 붉은빛이 사라진 다음 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말과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황홀감을 보여준다. 

수평선 위로 붉은 입술을 내민 해는 순식간에 떠오르는데 수평선과 해가 떨어지는 순간의 일출 모습은 불덩이들이 쏟아져 내리는 듯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경이로움에 저절로 탄성을 우러나게 한다. 수평선 위에 떠오른 붉은 해는 바다를 향해 불을 토하고 이글거리는 붉은 반영을 카메라의 앵글에 담는 순간은 노출계가 아닌 뇌출계의 지시에 따라 황급히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게 된다. 수평선 위에 붉은 해가 오메가(Ω)를 그리며 떠오르고 하늘에 예쁜 구름이 새벽빛을 받아 빛나고 있으며 바다에는 배라도 한두 척 유유히 떠가고 갈매기라도 몇 마리 나르는 장면이 같이 어우러진다면 그런 광경은 사진인 모두가 선호하는 작품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나는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동해안과 제주도 그리고 남해안을 많은 세월 동안 찾아다녔다. 그곳에서 새벽의 찬란한 태양을 보았고 아침을 맞으면서 카메라 앵글에 내 삶과 자연을 담아왔다. 그러나 떠오르는 그 태양은 똑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매일 다시 뜨는 태양이지만 일출 순간에 떠오른 모습들은 너무나 다른 형태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자연의 신비함에 경건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한편 나는 산에서 떠오르는 일출 또한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 못지않게 좋아한다. 비록 산의 일출은 갑자기 빛이 밝아지기 때문에 촬영이 어렵고 또 바다에서 보다 해의 붉은색이 없는 단점은 있으나 운해 낀 산에서의 일출 모습은 또 그 어떤 풍경 사진과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나는 요즘 일출에 매혹되어 거의 매일 카메라를 메고 일출을 촬영하러 간다.
일출을 촬영하며 나는 지금까지 사진 활동에서 보지 못한 현상에 자연의 오묘함을 느낀다.
매일 뜨는 해는 똑같은 해이지만 그날의 기상 상황에 따라 나에게 보이는 해는 같은 해가 아니다.
일기예보는 믿을 수 없고 현장에 가 봐야 기상상태를 알 수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의 해는 강열한 빛을 발하고 흐린 날 구름 위에서 뜨는 해는 빛 내림을 보여주고 안개 낀 날의 해는 안개의 짙은 정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붉고 둥근 해는 산에서 떠오르는 일출에서는 쉽게 볼 수가 없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으니 수십 년간 사진을 촬영해 온 나로서 부끄럽기도 하다
이제 와서라도 해의 본질은 변치 않으나 인간이 보는 해의 형상은 다양하다는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되니 천만다행이라 생각한다. 

붉게 물들어 가는 하늘과 구름, 수평선 위에서 불을 품어 내며 떠오르는 태양, 그리고 제 갈 길 찾아 유유히 떠가는 배, 그 위로 갈매기들의 날갯짓이 있는 일출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오늘도 카메라 가방을 챙기는 나의 마음은 한없이 즐겁고 행복하다.

 

Profile

대한민국 사진대전(국전) 초대작가
광주광역시 사진대전 초대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동우회 회원

수상
대한민국 사진대전 특선4회(2001, 2005, 2006, 2007) 
제7회 대한항공 국제여행 사진전 대상(2000년)
일본 IPA국제 사진전 금상(1998년)
제1회 장수 관광 사진전 대상 (2000년)
제22회 시드니올림픽 기념 전국사진 공모전 은상 (2000년)
제40회 동아일보 국제 사진전 은상(2005년)
제3회 국립공원 사진전 장려상(1996년) 등

저서
자연의 미Ⅰ
자연의 미Ⅱ
자연-사진-인간
影雲 하영철의 앵글로 바라본 지구촌

전시
개인전 8회 (광주 KBS방송국, 롯태백화점 초대전 포함)        

촬영여행: 세계 172개국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