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마음의 길을 동행하는 전문상담사

성지희 Dr.성지희 연세상담센터 센터장

  • 입력 2020.03.26 14:42
  • 수정 2020.03.26 15:07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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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우울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한다. 감기만큼 아주 흔한 질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의 감정곡선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며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가벼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털어낼 수 있는 저마다의 대처방법을 지니고 살아간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엔 혼자의 힘으로 극복해내기가 무척 힘들다. 이럴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전문가다. 

Dr.성지희 연세상담센터 성지희 센터장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정통학위 소유자로, 미국에서 결혼과 가족치료학(Marriage and Family Therapy)으로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뉴욕 머시 대학교 결혼과 가족치료학과 정년트랙 조교수로 부임해 생활하던 중 고국으로 돌아왔다. 성지희 센터장은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에게 귀 기울이며 그들의 인생을 동행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가정의 든든한 기둥 ‘부부’, 상담으로 다지는 행복
지난 2019년 1월 센터에 문을 연 이래 많은 개인상담은 물론, 커플 및 예비부부나 갓 결혼을 한 신혼부부 혹은 매번 반복되는 갈등으로 인해 엉켜버린 감정의 실을 풀고자 찾아오는 부부를 위한 부부상담 등 가족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 센터장은 많은 케이스 중에서도 예비부부 혹은 신혼부부 상담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 데 있어 1차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바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아 자아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가정의 기둥인 부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상담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목적도 있지만 상처를 받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도 합니다. 제가 신혼부부와 예비부부 케이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가족의 최소단위인 부부가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성격이나 가치관의 차이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지요.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시작한 관계에서 상처와 아픔보다는 위로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관계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솔직한 감정표현과 수용연습이 필요합니다. 작은 오해와 불신으로 받은 상처는 치유하지 않고 시간이 가면 깊어질 수 있습니다. 또, 신혼부부나 예비부부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시기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수용하려는 태도 또한 적극적입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상담센터를 찾아 건강한 부부관계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의료가족치료’
이와 관련, 성지희 센터장은 국내에 보편화되지 않은 상담 환경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의료가족치료’가 대표적이다. 의료가족치료는 가족상담 분야 내에서도 가장 최근 등장한 연구동향으로,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 생물학적·의학적으로 접근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와 심리·사회적으로 접근했을 때 효과 그리고 다학제 간의 협력을 통해 치료했을 때 효과 등을 분석한 결과, 다학제 간의 협력을 통한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미국에선 수잔 맥 대니얼 박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한국가족치료학회에서 향후 한국 가족치료의 성장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힌 바 있으나 현재 국내에서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치매, 암, 장애, 만성질환 등 신체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는 혼란, 불안, 걱정, 우울감 등의 감정을 겪기도 합니다. 질병치료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구성원들의 역할과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가족구성원 또한 우울감과 불안 등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실제 가족 건강 시카고 센터 임상 펠로우로 있을 적에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상담한 적이 있었는데요. 치료에 앞서 환자와 가족들과 사전 상담(consultation)을 진행한 후 주기적인 상담과 치료를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고 현재 가족이 겪고 있는 변화를 함께 이해하고, 새로운 역할과 관계를 정립함으로써 가족과 나를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환자와 가족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힘을 발견해 건강한 가족관계를 재형성하는데도 무척 도움이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만성질환자를 가족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보필하기 때문에 환자나 가족구성원이 겪는 심리 정서적, 관계적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이미 질병만으로도 힘든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싶지만 아직 국내 의학계와 협력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활동을 하다보면 국내에도 의료가족치료가 보편화되는 날이 오리라는 믿음으로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성 센터장은 이의 일환으로 질병을 앓고있는 반려동물을 케어하는 ‘펫팸족’에게도 도움을 손길을 내밀고자 한다. 

“반려동물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사람들 중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한 후 ‘펫 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죽음 후 상실감도 물론 힘들지만,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동물이 죽음과 가까워지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고 케어하는 것 또한 심적 고통이 매우 상당합니다. 저 또한 노묘를 케어하는 입장에서 이들의 고통에 매우 공감하기에 이들을 위한 상담 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존중’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상담사
정신관련 질환들이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질병으로 자리 잡으면서 상담치료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을 떨쳐낼 수 없다. 이는 전문가들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며, 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성지희 센터장은 상담사가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간존중’을 꼽는다.

“상담사와 피상담자의 관계는 신뢰관계입니다. ‘나’라는 사람을 믿고 찾아와주는 피상담자의 앞에서만 친절하며 뒤돌아선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은 개인의 인간성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 부분을 교육을 통해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학생들은 제가 피상담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고 배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피상담자를 언급할 때에 매우 존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을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이고요. 좋은 롤모델이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데, 학생들이 제 의도를 잘 받아들여 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상담사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닌 가장 탁월한 접근 방법을 적용해 그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사람이라 말하는 성 센터장은 개개인의 성향이 다르듯이 똑같은 케이스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성 센터장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최근 연구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담사는 해결책을 내는 사람이 아닌 피상담자에게 가장 적합한 접근법을 찾아 그들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보듬어주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새로이 쏟아져 나오는 최신 연구동향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오래 전 배운 지식은 밑천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제자리걸음은 한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도태되겠지요. 저를 믿고 찾아와주는 피상담자를 위해서라도 전문가다운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새로운 연구논문이 나왔다면 당연히 찾아봐야할 것이고, 최신 치료법이 나왔다면 익혀서 제 것으로 만들어야 더욱 다양한 사례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지요. 비단 상담사뿐만 아니라 자신이 발 담그고 있는 분야의 전문가라면 직업적 사명감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제게 끝없는 연구와 공부는 책임감이자 사명감입니다.”

 

상담의 종착지, “상담사 없는 삶”
성지희 센터장은 상담의 종착지는 환자의 인생에서 상담사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담사의 개입이 없이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늘 마지막 상담 회차가 오면 내담자에게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잠시나마 환자분의 인생 여정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고요. 평생을 봤을 때, 저를 만나는 시간은 너무나도 티끌 같은 시간이겠지만 가장 힘든 순간에 찾아와 주심에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본인의 인생에 기꺼이 저를 초대해 주신 것이니까요. 하지만 마지막에는 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였으면 합니다. 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힘든 순간일 테니까요. 저를 만났던 모든 내담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Profile

결혼과 가족치료학 박사
(Marriage and Family Therapy)

학력
- 박사: 텍사스 텍 대학교, 결혼과 가족치료학 
(Ph.D. in Marriage and Family Therapy, Texas Tech University)
- 석사: 샌디에고 대학교, 결혼과 가족치료학 
(M.A. in Marital and Family Therapy, University of San Diego)
- 석사: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가족상담전공
- 학사: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전공

자격
- 미국 결혼과 가족치료 전문상담사 
- 미국 결혼과 가족치료학회 공인 임상 수퍼바이저
- 의료가족치료 전문가 
- 한국 단기가족상담 전문가
- 그레이트 스타트 결혼전 워크샵 강사

경력
- 現 Dr.성지희 연세상담센터 센터장
- 現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겸임교수
- 뉴욕 머시 대학교 결혼과 가족치료학과 정년트랙 조교수 
- 가족 건강 시카고 센터 임상 펠로우 
- 에드보킷 일리노이 매소닉 가정의학과 박사전 펠로우: 노인클리닉, 신생아클리닉, 입원병동
- 퍼듀 대학교 결혼과 가족치료 학과 임상 수퍼바이저 
- 텍사스 텍 대학교 가족치료 클리닉 박사과정 상담사 
-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고 병원 가정과 예방의학과 결혼과 가족치료 석사과정 상담사 및 인턴 

임상연수
- 정서중심치료 연수 완료 (Emotionally Focused Couples Therapy)
- 가트만 부부치료 레벨 I & II 완료 (Gottman Couples Therapy)

학회활동
- 미국 결혼과 가족치료학회 임상회원
- 미국 가족치료 아카데미 회원
- 미국 협력적 가족건강관리 협회 회원 
- 한국 가족치료학회 정회원
- 한국 상담심리학회 준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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