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식단 관리부터 건강보조제까지, '뇌졸중 전문가'가 전하는 '뇌졸중 예방수칙'

한문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혈관센터 신경과 교수

  • 입력 2020.05.12 15:19
  • 수정 2020.06.12 22:10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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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찾아오는 무서운 질병 ‘뇌졸중’. 뇌졸중은 뇌 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히 발생한 장애가 상당 기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뇌의 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터지면 뇌출혈로 분류되며 이를 통틀어 뇌졸중이라 일컫는다.

뇌졸중은 전 세계 사망 원인 2위, 60세 이상 사망 원인 1위로 알려져 있을 만큼 환자 수도 많고 위험도도 상당히 높은 질환이다. 사망까지 이르진 않더라도 뇌졸중을 앓고 나서 반신마비나 언어장애가 찾아와 평생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유병자라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 최근 뇌졸중을 앓았던 환자들, 뇌졸중 위험이 있는 환자들, 동맥경화증 같은 뇌혈관/심장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의사가 처방하는 약물 이외에 정보매체에서 유행하듯 번지는 건강보조약품 또는 식품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한문구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식습관 개선방법과 올바른 건강보조제 복용 하는 방법 등 뇌졸중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인 또는 뇌졸중 환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건강수칙을 전달하고자 한다. 

 

전문의약품에 대한 '불신과 오해'
한문구 교수에 따르면, 고위험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품일수록 ‘독할 것’이라는 편견에 의해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의사 처방이 내려진 전문의약품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종합비타민이나 유행처럼 번지는 노니, 크릴오일과 같은 건강보조제에 더욱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적문의약품은 개발 이후 시판 전에 이미 실제 환자들에게 복용하게 하여 오랜 기간 동안 신체에 대한 약물의 부작용 등에 대한 검사를 마친 상태로서 신체에 대한 작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생약, 식품, 건강보조제 등 보다는 더 안전하다. 하지만 일부 심한 경우 전문의약품 복용을 중단하고 건강보조제만을 맹신하는 환자도 더러 존재한다.

실제로 한문구 교수 또한 많은 환자들에게 뇌졸중에는 어떠한 건강식품을 먹어야 하며, 보조제는 무엇을 챙겨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수도 없이 받아왔다. 그렇지만 일반인과 다르게 이미 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반드시 건강보조제나 건강기능식품보다는 의사 소견에 따른 전문의약품을 가장 우선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한문구 교수는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전문의약품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약을 무시한 채 주변에서 추천 받은 비타민을 사서 먹거나, TV 광고나 홈쇼핑 방송 등에서 들었던 비타민을 복용한다”면서 “이 같은 비타민은 혈관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꼭 필요한 성분은 없거나 적은 용량으로 들어가 있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10가지 이상 성분들이 함유된 비타민들로 구성돼 있어 큰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건강보조제, 꼭 먹어야한다면…'활성산소' 줄이는 '항산화비타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뇌졸중은 60세 이상 고령자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질병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서 모든 장기와 세포의 노화를 동반하게 되고,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노화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만병의 주범, ‘활성산소’다. 의학적으로 활성산소(free radical)의 발생은 세포막, DNA, 효소를 파괴하여 인체의 모든 세포 손상과 노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동맥경화증, 당뇨, 암 등의 발생과 연관된다. 활성산소를 억제하기 위해선 항산화제의 역할이 중요하다. 항산화제는 면역시스템과 연관된 만성질환 그리고 치매, 파킨슨병 등 신경노화질환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를 지닌 영양소가 비타민E와 비타민C다. 비타민E는 세포노화방지, 항산화작용이 가장 강력한 항산화비타민이고, 비타민C는 항산화 작용에서 비타민E와 보조적으로 같이 작용하며 추가적으로 면역력 강화 작용하기 때문에 두 비타민을 같이 복용할 때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셀레늄은 비타민E 와C 못지않게 강력한 항산화물질로서 최근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많은 종합비타민제제안에 꼭 들어가 있는 성분이다.

혈관 내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아지면 혈관 내 혈전형성을 일으킨다. 의학적으로 호모시스테인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엽산은 혈정 형성을 일으키는 호모시스테인을 낮추어 혈전예방 효과가 있다.  

한문구 교수는 동료 뇌혈관질환 교수들과 함께 체내의 활성산소 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산화물질이 고함량 들어가 있는 건강보조제가 없을까 고민하였고,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개발 가능한지를 유수의 국내 제약사에 전달하였다. 

한 교수는 “의학 논문과 의학 연구에서 효과가 증명된 동맥경화증과 뇌졸중 및 심장혈관질환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E, 비타민C, 엽산을 주성분으로 하고 최근에 주목되고 있는 강한 항산화물질인 셀레늄을 추가한 강력한 항산화비타민을 고려하였다”면서 “임상적 증거에 입각해 비타민E 400IU(400mg), 비타민C 500mg 이상, 그리고 혈전예방 효과가 있는 엽산이 함유된 고용량, 고순도 항산화비타민은 뇌나 심장혈관질환이 걱정되는 일반인이나 혈관질환 환자들에게 자신 있게 권유할 수 있는 건강보조제”라고 설명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제약사에서 임상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우수한 항산화제 성분들로 구성된 효과적이고 충분한 고용량의 항산화비타민 개발을 하였다. 

 

우리 집 식탁을 채우는 '건강식단'
한편, 건강보조제는 어디까지나 빠르게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수단일 뿐, 일상생활에서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흡연, 과음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며, 서구화되어가는 식습관도 뇌졸중 발생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위험 요인들은 일상에서 조금만 유의한다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기에 희망이 있다.

식단조절, 금주, 금연, 운동 등은 이미 수없이 강조돼 왔기에 중요성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인지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먹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막막한 것도 사실이다. 

한문구 교수는 “보조제를 통해 다량의 영양소를 채워 넣는 것도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우리 식탁 위를 건강하게 바꿔나가는 것부터 선행됐으면 한다”면서 현재까지 알려진 의학적인 토대 하에, 일반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앞서 언급한 비타민E와 비타민C와 함께 중요한 것이 비타민D이다. 칼슘 흡수를 돕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비타민D는 뇌졸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논문이 다수 존재한다. 충분한 야외 할동을 통해서 햇빛을 많이 접하면 체내 비타민D 증가를 돕는다. 또, 식품군에서는 연어와 같은 생선류, 혹은 유제품 등에 다량 함유돼있기도 하다.

두 번째로 추천하는 것이 마그네슘이다. 한 교수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마그네슘에 관련한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급성뇌졸중이 환자에게 마그네슘을 주사로 줬을 때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마그네슘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신경 보호효과, 뇌졸중 위험을 낮춰준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마그네슘은 특히 혈류의 순환을 돕고, 뼈를 단단히 해준다. 여기에 가공식품에 함유된 트랜스지방산을 줄여주고, 심장기능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평소 접하는 음식 중에선 아보카도 그리고 콩 종류에 풍부한 양의 마그네슘이 함유돼있다. 또, 아무리 많이 먹어도 과하지 않은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 종류를 자주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아울러, 우리나라 식습관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짜게 먹는 습관이다. 고혈압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혈압을 낮추기 위해선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소 많은 양의 염분을 섭취하고 있다. 한 교수는 식사 시에 장아찌, 젓갈, 김치 종류의 밑반찬은 피하고,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엔 국물보다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을 권했다.

이어서 ‘좋은 지방 섭취’가 중요하다. 지방은 크게 동물성 지방과 식물성 지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체로 동물성 지방은 포화지방산이, 식물성 지방은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다. 포화지방산은 혈청 콜레스테롤을 높여 우리 몸에 악영향을 끼치는 반면, 불포화지방산은 혈청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류, 그중에서도 연어와 고등어 섭취를 권한다. 또, 견과류를 간식처럼 먹는 것도 추천한다. 또 최근에는 오메가3를 건강보조제를 통해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한 교수는 고지혈증 환자라면 이미 복용중인 고지혈증약이 충분히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기 때문에, 따로 오메가3와 같은 건장보조제를 따로 구입하여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섬유소 섭취’다. 섬유소가 풍부한 식품은 대부분 과일과 채소다. 과일의 경우 당도가 높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일반적으로 채소와 과일을 규칙적으로 먹게 되면 포만감도 상당하며 변비 예방에도 탁월하다. 무엇보다도 나트륨을 배출시켜주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 채소에는 뇌졸중 위험을 낮춰주는 비타민K가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강한 신체에 깃드는 건강한 인생
아무리 식습관을 개선하고 건강보조제를 통해 영양을 채운다고 해도 신체가 건강하지 못하면 자연히 병을 부를 수밖에 없다. 또, 나이가 들수록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근육량은 자연스레 감소하게 된다. 근육량이 감소하게 되면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아 저장하고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뇨와 고혈압 등을 부르게 된다. 

그렇다면 운동은 얼마만큼, 어떻게 해야 할까. 
한문구 교수는 “땀이 안날 정도로 가볍게 걷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을 키우는 무산소 운동 두 가지를 균형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유산소 운동은 약간 숨이 차거나 땀이 날 것 같은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하루 15분~20분 가량 진행해야 한다. 중강도의 운동은 활발하게 걷기, 가볍고 빠르게 걷는 정도이며 골프, 수영. 테니스, 런닝머신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서양 속담에 ‘제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다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좋은 치료를 해도 병에 걸리지 않은 것보다는 좋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결국 예방보다 더 좋은 치료는 없다. 우리 몸을 건강히 하고,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평소에 주기적 운동, 적절하고 올바른 영양섭취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혈관질환이 발생하면 재발이 흔함으로 질병 발생이후에는 의사의 진료가 꼭 필요하며, 의사의 약 처방을 가장 열심히 따라야 하며 무분별한 건강보조약품 또는 식품을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rofile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신경병원 신경계중환자실 실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뇌신경병원 뇌졸중집중치료실 담당교수 

경력
2000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뇌졸중 전임의
2001 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조교수
2004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2007 UCSD 뇌졸중센터 연수
2008 John’s Hopkin’s Hospital Neuro Critical Care Unit 연수
2011 Columbia University Hospital Neuro Critical Care Unit 연수

활동
미국 신경집중치료학회 정회원/국제위원
미국 뇌졸중학회 정회원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학술 이사
심폐소생술 학회 이사
서울고등법원 의료분쟁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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