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출신 PD가 직접 기획하는 라이브커머스

김민철 스튜디오빌런 대표

  • 입력 2021.02.23 14:23
  • 수정 2021.02.23 17:46
  • 기자명 이원호 기자, 박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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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낯선 형태의 쇼핑이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실시간 모바일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 판매자와 고객이 채팅창을 통해 소통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기존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의 차별점이다. 그런데 '라이브커머스'란 최근에 완전히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3~4년 전 모바일쇼핑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국내에서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었다.

스튜디오빌런의 김민철 대표를 만났다. 지난 3년간 프리랜서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로 활동하던그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 수요가 급증한 작년 라이브커머스 전문 기획사 스튜디오빌런을 설립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획부터 촬영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탑 대행 서비스를 마련한 것이다. 김 대표의 입을 통해 요즘 '핫(HOT)'하게 주목받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라이브커머스의 중심, '쇼호스트'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보다 쇼호스트의 역량이 특히 더 중요하다. 틀에 맞춰진 형태가 아니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소통 중심으로 방송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쇼호스트는 전적으로 브랜드의 대변인이 되어 정보를 전달하고 고객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민철 대표는 지금껏 총 300회가 넘는 실시간 쇼핑 방송을 진행한 바 있다. 그는 과거 활동 경험이 현재 라이브커머스 전반을 기획할 때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쇼호스트로 일했을 때도 단지 진행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스튜디오 대관, 시나리오 작성, 컨셉 설정 등 혼자서 기획을 다했었죠. 이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점점 많이 들어오다 보니 혼자서 다 처리할 수도 없었고, 아예 팀을 꾸려서 전문성을 더 높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라이브커머스 전문 기획사인 스튜디오 빌런을 만들게 되었고, 현재는 PD로서 방송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제 현장에서 쇼호스트로 일하며 디테일한 부분을 다 겪어봤기 때문에, 전체 그림이 훨씬 더 정확하고 빠르게 그려지더라고요."

오직 라이브커머스만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가 뭉치다
"작년을 기점으로 라이브커머스 대행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실상을 들여다보니 업계 경력이 전무한 영상촬영 업체, 마케팅 업체가 사업을 확장하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획부터 촬영까지 1인 기업 형태로 운영되는 곳도 적지 않았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라이브커머스 전문 기획사를 차리면 시장에서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민철 대표는 보다 전문적인 기획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실력자들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팀 단위로 움직이면서 최선의 퍼포먼스를 위해 철저히 각자의 영역에 집중한다.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때는 상품 특성에 따라 어떤 플랫폼을 이용할지, 제품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 제품별 컨셉은 어떻게 설정할지, 방송 시간은 언제로 할지, 쇼호스트는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섭외할지 등 방송 전에 세세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정말 많습니다. 철저히 준비하지 않고 대충 구상만 한 채 방송을 진행하게 되면 반드시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는 빈틈이 생기죠. 저희 스튜디오빌런에는 기획을 위한 시나리오 작가, 연출을 위한 VMD, 쇼호스트 등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은 물론 방송 전용 스튜디오까지 마련돼있습니다. 라이브커머스만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라이브커머스,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서 주목받다
라이브커머스는 단순히 홈쇼핑을 TV에서 모바일로 옮긴 형태에 불과할까? 그렇지 않다. '상품 판매'에만 초점을 맞추는 TV홈쇼핑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시청자분들이 ‘소통하는 게 재밌어서 실시간 방송을 본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분들에게 라이브커머스는 하나의 쇼핑 수단이자 놀잇거리인 것이죠. 이 점에 착안하여 최근에는 여러 기업이 저희를 통해 행사나 각종 이벤트를 라이브커머스 형태로 홍보하기 시작했어요. 카드뉴스나 동영상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지만, 라이브커머스는 소비자가 직접 소통에 참여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보 비용이 TV홈쇼핑에 비해 크게 저렴한 점도 라이브커머스의 흥행에 기여했다. 가격 측면에서 홈쇼핑보다 진입장벽이 낮아서 청년 창업가, 소상공인, 1인 크리에이터 등 규모가 작은 사업체에서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조 원대였던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10조 원대로 성장하며 업계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한다. 김민철 대표는 앞으로 급변할 시장 환경 속에서 라이브커머스 대행뿐만 아니라 강의 및 교육, 플랫폼 구축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새롭게 진입하는 분들도 많아질 겁니다. 이에 발맞춰 지금까지 업계에서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싶은 브랜드와 쇼호스트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번 저희 스튜디오빌런을 찾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방송을 진행하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것이죠.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생태계를 더욱 풍부하게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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