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 속에서 새로이 태어난 흙, 도예로 전하는 '성경'

서동희 도예가 /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도자공예전공 명예교수

  • 입력 2021.03.29 11:20
  • 수정 2021.03.29 12:10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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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자예술이라 하면 청자와 백자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도예가 서동희 교수는 독창적인 제작기법과 영성(靈性)을 바탕으로 1977년 미국 캔사스대학교에서 첫 개인전으로 '생명의 책'(1977, 계시록3:5 미국도예전문지 세라믹스 먼들리1978,1 게재) 등으로 전시를 가진 이후 지속적으로 성경의 내용을 주제로 도자설치작품을 제작해왔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한미교육위원회에서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캔사스대학교 대학원 도자공예 석사과정에 입문하였다. 지도교수의 지도 방침 즉 ‘발명적’ ‘독창적’ ‘창조적’ 작업을 누차 강조하여 졸업을 위해 다양한 실험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슬라이싱 기법을 활용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서 교수는 건국대학교 도자공예 명예 교수로 후학 양성과 도예 발전에 기여했고 독일과 미국, 영국 등의 도예 전문지에 소개되며 미국인명연구소를 비롯한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등재되는 등 해외에서도 예술성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도자예술에 새로운 지평을 열며 그 열정을 이어가고 있는 서동희 교수를 만나봤다.

 

정결한 그리스도를 향한 '골짜기의 백합화'

골짜기의 백합화-은혜의보좌 (히브리서 4-16), 백자,도기, h.40cm
골짜기의 백합화-은혜의보좌 (히브리서 4-16), 백자,도기, h.40cm

미션스쿨인 이화여중·이화여고를 졸업한 서동희 교수는 재학 당시 영어성경을 필사하며 영성의 싹을 틔웠다. 이후 친구의 인도로 교회에 나가 성가대 활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영적인 교류를 시작한 서 교수는 1977년 첫 전시를 시작한 이후부터 꾸준한 전시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의 추상적 도자 조각연구를 발표해왔다. 특히, 현재 바이블도자예술관에서 5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전시회 <골짜기의 백합화>를 통해 성경의 아가에 나오는 구절인 ‘골짜기의 백합화’를 주제로 한 작품 12점 이상을 전시하며 하나님과의 교감을 아낌없이 표출했다. 

"이번 전시는 성경 아가 2장 1절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라는 구절에서 착안했지요. 성경 사전에 따르면 골짜기의 백합화는 정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그중에서도 골짜기의 백합화로서 은혜의 보좌는 히브리서 4장 16절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입니다. 보좌와 같은 네 개의 균형 잡힌 기둥 위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백합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은혜를 얻기 위해서는 은혜의 보좌에 계신 그리스도 앞에 담대히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서 교수는 '도예는 불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1000℃ 이상의 가마 속에서 열기를 이겨내고 탄생하는 도자의 강인함 속에 그의 충만한 영성을 새긴다. 그렇다고 하여 보는 이들에게 종교적인 메시지를 강조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 성경의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하여 작품 감상에 어려움을 겪을 일도 없다. 작품은 작가와 그리스도의 상호 교감의 결과물이며,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이해는 오롯이 감상자 개인의 영역이다. 

 

하나님의 품과 같은 공간 '바이블도자예술관'

골짜기의 백합화-힘과 평강(시편29)도기, h122cm
골짜기의 백합화-힘과 평강(시편29)도기, h122cm

서 교수는 현재 광진구에 위치한 바이블도자예술관이 종교를 막론하고 대중들의 발길을 이끄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누구나 쉽게 성경 도예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해 작품 속에 담긴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교통과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새로운 바이블도자예술관의 문을 열고,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말씀마다 전시실을 구성해 영구 상설 전시관을 마련하는 것이 기도 제목입니다. 여기에 작품마다 어떤 성경구절을 표현하였는지 설명해주는 음성 도슨트를 설치하고, 상주하는 큐레이터와 원만한 운영을 위한 전문 인력을 배치할 것입니다. 또한 작품을 통해 마음의 감동을 받은 관람객이 있다면 그 마음을 온전히 하나님께 전할 수 있도록 전시관 내에 기도실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서동희 교수는 바이블도자예술관을 건립해 운영하며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아름다운 꿈을 피플투데이가 응원한다.

 

Profile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도자공예 전공 명예교수
바이블도자예술관 관장

학력
미국 미주리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학(박사)
미국 캔사스대학교 대학원 도자공예(석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 도자공예(학사, 석사) 

전시
2015~현재 바이블 도자예술관 특별전: 서동희의 골짜기의 백합화
2005 미국 리디 볼커스화랑 (캔사스시티,미주리) 초대 개인전: 서동희의 에덴동산
2000 미국 뉴욕 성서공회 화랑 초대 그룹전(말씀이 예술로) : 서동희의 천국보좌에 대한 환상

작품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과천
미국 에버슨 미술관, 시라큐즈, 뉴욕
미국 스펜서 미술관, 캔사스 대학교, 로렌스, 캔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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