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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의 가르침, 명성에 걸맞게 새로운 시대를 알린다

기사승인 2021.04.30  17: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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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정 박등용 화백

생동감 넘치는 선과 색, 여백, 구상은 그림에서 필수다. 티 없이 맑은 화선지 안에 먹선 하나로 마음을 전달해 심금을 울리기는 쉽지 않다. 마음을 치유하는 예술 세계에서 문인화는 단연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다. 문인화는 당대 엘리트 집단이었던 '문인'들이 즐겨했던 예술이다. 모든 사물을 마음속으로 재해석해 나타낼 수 있다. 작가의 혼을 담아 선에서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감정을 전통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과 현대적인 미감을 찾고자 하는 이가 있다. 문인화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지만 늘 겸손한 마음으로 따뜻한 미적 감각을 알리고 있다. 한국화단의 중견 작가 운정 박등용 화백이 꿈꾸는 세상을 들어보고자 한다.

 

탄탄히 기본기…일필휘지 경지
박 화백은 한국화, 서예, 문인화 등 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많은 작업을 하고 있지만 대표하는 것은 문인화다. 문인화에 대한 애정과 노력은 누구보다 남다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철학과 예술가로써의 면모를 모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파 고병덕 선생으로부터 기본기를 사사했고 이를 통해 도안사로 활동 하던 중 20년 전부터 문인화에 매진했다는 게 박 화백 설명이다. 박 화백은 먹색의 농담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생동감 있는 선과 색, 구상 여백 등을 화폭에 자유롭게 담고 있다. 특히 박 화백은 문인화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작품에 접목시켜 색다른 그림을 완성시킨다. 이 가운데 전통 방식과 자신의 철학을 더해 전통 회화 기법을 알리고자 노력 중이다.

"저는 유년 시절부터 그림과 글쓰기를 좋아하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도 도안사로 활동하면서 20여 년 전부터 문인화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문인화는 일필휘지로 가야 하기 때문에 '선'이 곧 생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명력이 없는 선은 좋은 작품이 될 수 없죠. 살아있는 선을 위해선 수십만번의 연습을 거치는 등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좋은 선은 연습 없이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도 아니며 꾸준한 노력과 시간에 따라 나오게 되는 것이죠. 제대로 정통 기본기를 바탕으로 정석대로 노력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오랜 세월이 지나도 좋은 선을 기대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옛말에 '달필은 많아도 명필은 귀하다'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점하나 게을리 하면 좋은 작품을 기대하기 어렵기에 문인화가 더욱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전통의 재해석 빛나다
박 화백의 작품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보통 문인화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접목시켜 자유롭게 작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문인화는 그간 대중들에게 어렵고 잊혀져 갔던 전통 서예와 전통화법 이 외에도 다양한 현대적 회화 기법을 적용해 사물의 극단적인 단순화 및 색채 대비에 적극적인 시도를 보였다. 이는 원칙적으로 전통적인 멋을 깃들이는 데 반해 더 차별화된 현대적인 시도를 접하고자 하는 관점이다.

주요 작품 중 하나인 '다람쥐'는 작은 생명을 향한 따뜻한 관찰력이 돋보이며, '독수리'는 탁월한 먹빛 농담과 선으로 기상을 묘사해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동물, 꽃, 나무, 사군자 등 다방면에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기도 했다.

오랜 기간 서체 연구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수행을 거친 후 ‘운정체’를 개발했다. 박 화백의 고유 필체로써 그 열정이 오롯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씨에는 화풍이 그림에는 필력이 어우러 질 때 비로써 예사롭지 않는 서·화의 결과물이 나온다고 한다.

 

후학 양성에도 열정 "함께 가고파"
박 화백은 성남시에서 15년 동안 꾸준하게 운정 서화실을 운영하며 후학 양성에도 열정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삶의 전부였던 서·화를 통한 능력을 아낌없이 베풀고 있는 것이다. 이미 그의 명성은 알려졌지만, 박 화백에게 교습을 받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모이고 있다.

그는 가르침에 대해선 엄격한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노력하는 데에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능과 감각이 번뜩이는 완성도 높은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 아닌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인화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 처음에 배우고자 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처음 글씨를 그저 휘갈기며 겉으로 멋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쉽게 보게 되는 거죠. 그러나 붓으로 하는 것은 절대 쉬울 수 없습니다.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서·화라 생각합니다. 한 획의 선, 점 하나에도 혼심의 힘을 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둑에서도 아는 수 만큼 보인다 하죠. 서·화의 예술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도 제주도 유배 생활을 깔 때 현판 글씨를 보고 형편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유배생활동안 많은 공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봤을 땐 예사롭지 않은 훌륭한 글씨였다 얘기가 있듯이 누구나 아는만큼 보이는 게 서·화의 예술입니다. 이렇듯 기본기, 즉 '선'은 끊임없이 중요합니다."

코로나 여파로 미술 업계가 침체된 분위기지만 박 화백은 긍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전시회를 위한 작품 활동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미술업계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전시 여부는 아직 미정일 수 밖에 없지만 많은 예술인들이 작품 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정상화돼 다양한 예술가들이 작품을 전시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죠."

문인화의 대가로서 함께 하는 삶을 영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펼치는 데 감사함을 느낀다는 그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침체되어 있는 미술세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몸소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망은 단 하나다. 문인화에 대한 소통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면서 우리 문화 예술 발전에 큰 거름 역할을 오래하고 싶다는 것. 그 꿈이 오랫동안 지켜질 수 있길 기대한다.

 

Profile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서예문화 최고위 과정 7기 수료

개인전 4회, 부스전 각종 회원전 및 초대전 300여 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및 초대작가 및 現 이사 심사 3회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서예문화 최고위 과정 강사 역임
전국 미술공모전 문인화 부문 심사위원장 및 운영위원장 심사 외
판교현대백화점, 송파NC 백화점 문인화 강사 역임

2017~2021(연속 5회) 대한민국 인물대상 문화‧예술 부문 수상

現 
경기도 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역임
성남전통미술대전 문인화분과장 역임
대한민국 서예한마당 휘호대회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역임
갑자서화회 부회장
한국비림협회 부회장 입비작가
대한민국 다향예술대전 이사
양지향교 문화센터 문인화 강사
운정서화실 원장

최은경 기자 ellaell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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