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경영의 포문을 연 LG의 젊은 리더십

구광모 LG그룹 회장

  • 입력 2021.05.14 15:49
  • 수정 2021.06.16 15:25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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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후 당시 구광모 상무가 새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4세대 경영이 시작됐다. 만 40세의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젊은 감각으로 LG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LG전자와 LG화학의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하는 등 주력 계열사들의 호실적은 계속 이어졌다. 적자인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은 구 회장의 리더십과 계열사 내 체계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어 LG그룹 차원의 대응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그룹 사업 효율화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워 LG그룹 사업개편에 나섰다. 구광모는 LG그룹 계열분리를 계기로 전자, 화학, 통신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LG는 2021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MMA 등 계열사 4곳을 인적분할하고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를 설립하는 계획을 선보였다. 구본준 LG 고문이 LG신설지주 대표이사를 맡아 독립경영체제를 갖췄다. 이는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동생들은 계열분리하는 LG그룹 전통에 따른 것이다. LG는 계열분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 회장은 LG화학 LCD(액정 디스플레이)소재사업, LG디스플레이 올레드(OLED) 조명사업, LG이노텍 LED(발광 다이오드)사업 등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뿐만 아니라 26년 만에 스마트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누적적자 5조원이 넘는 사업을 지속하기 보단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배터리와 전장 부문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다. 그러면서도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핵심 원천기술과 특허 등 지식재산권(IP) 등은 내재화하고 6G, 카메라,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개발은 지속할 예정이다.

 

'전장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다
반면,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사업과 인공지능(AI) 등을 LG의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육성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전장사업의 외형을 확장하기 위해 1조4000억원을 들여 자동차 헤드램프기업 ZKW를 인수했다. LG전자는 ZKW에 램프사업을 모두 이관하며 전장사업 효율화에 나섰다. ZKW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세계 5위에 있으며, BMW·벤츠·아우디·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우선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네셔널(Magna International)과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250㎾ 출력(338마력)에 최적화된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2024년 이후 마그나와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작법인에 속하는 매출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2000억원이 넘는다. 타깃인 전기차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35% 성장하고, 합작법인은 이에 힘입어 연평균 5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구 회장은 전장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배터리사업부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2020년 12월 배터리사업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공식 출범했다. 분사를 계기로 LG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배터리사업 연계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LG화학이 개발하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배터리, 전고체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전환으로 경쟁력 높이는 LG
한편, 구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LG그룹의 전반적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디지털 전환은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조직설계와 업무과정, 전략과 사업모델 수립 등을 디지털화하는 경영혁신방안을 말한다. 
지난해 말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AI연구원’을 설립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AI연구원 설립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LG그룹의 16개 계열사가 참여해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 연구개발 등에 약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G AI 연구원은 올해 핵심 연구인력 규모를 100여명으로 확대하고, 2023년까지 그룹 내 AI 전문가를 1000명까지 키울 계획이다. 이 역시도 AI 분야를 미래 먹거리 분야로 키우겠다는 구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외에도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조성한 약 3200억원 규모의 펀드에 200억여원을 공동 출자하는 등 AI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인공지능 플랫폼 ‘LG씽큐(ThinQ)’를 지속해서 개선하며 LG씽큐 적용 범위를 제품군 전반으로 확대한다. 2018년부터 국내외 협력사를 대상으로 생산라인 자동화와 정보화시스템 구축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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