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청사진 제시…마약범죄도 투트랙 접근 필요"

이범진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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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4차산업 혁명시대 도래에 따른 빅데이터‧AI 등이 집중 연구되면서 투자가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산업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약개발, 백신바이오허브, 희귀의약품, 디지털신약과 유전자 연구 등 바이오헬스케어 성장세가 지속된 가운데, 이를 놓치게 되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국가신약개발 연구 투자 방식과 미래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한 가치 창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세부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주대 약학대학 직전 학장 이범진 교수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수많은 업적과 성과를 이뤄가고 있다. 사회 오피니언 리더로서 미래 사회 글로벌 국가성장 동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약바이오산업 육성과 ICH가이드라인 구축, 사람중심의 마약 연구 등 다양한 선도적 정책 제안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제약 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능성 높여야 할 때
이 교수는 현재 아주대학교 약학대학의 학장·교수로 일하는 동시에 마약퇴치연구소장, 건강소비자연대 총재, 아시아약학연합(AASP) 회장직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그의 행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무려 200여 편에 달하는 놀라운 연구 논문 성과와 다양한 분야 활동을 통해 족적을 남기고 있다. 또한 각 분야 권위자로 평가받으면서도 후학 양성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제약바이오산업 발전과 마약 퇴치를 위한 참된 연구에도 정진해 더 나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는 데 헌신하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봉사’와 ‘가치창출’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제가 현재 연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적 접근에서 이를테면 국민들을 낮은 품질의 의약품이나 마약류로부터 보호하는 것. 다음으로 가치 창출을 위한 사업적 측면에선 보면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의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에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연구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교수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정책에 대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개량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등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해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존재해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만한 국산 신약이 나오고 있진 않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019년 해당기업을 포함해 우리나라 의약품 8개를 승인한 데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제약 강국 한국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인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성과를 도출한 배경엔 제약바이오 분야가 미래 전략산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노력을 쏟은 제약기업과 정부의 투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 제약기업들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서기에는 갈 길이 멀 수밖에 없죠.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규모는 약 2%에 불과합니다. 한국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신약을 세계시장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신약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 주기를 세계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완주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제약기업도 사실상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결국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 규모인 국가연구개발비가 신약개발로 많이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기술 산업에 ‘나눠주기식’ 지원보다 가능성이 큰 한 곳에 올인할 필요도 있다.  

"세계시장 진출에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을 절감해야 경제적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혁신적인 신약 개발이 진행돼야 합니다. 이는 환경 변화와 새로운 질병 출현에 대비한 치료기전의 신약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한국은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어내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선진화된 의약품 연구개발 및 국제적 규제 조화 관련 지식 도입과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국내 마약 실효적 정책 필요 
이 교수는 국내 마약 정책의 한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현재 마약퇴치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며 국내 마약 전문가로서 현 마약 처벌‧관리 차원의 부족한 부분을 집어낸 것이다. 처벌만능주의로는 마약중독자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만큼 단속과 수요공급 차단이 선행되고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 재활과 사회 복귀를 통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의 길로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마약이 생산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법 소비를 통해 마약 중독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마약 사범은 형사 범죄로 인정되기 때문에 검찰, 경찰, 관세청 등 주요 기관들의 강력한 단속으로 재범률을 낮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마약 치료제 개발과 예방 교육 등을 통해 마약의 위험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죠. 인간 고유의 지성으로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으며, 따라서 마약의 부작용을 적극 알려야 합니다. 이를 통해 생명 위협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마약중독자들은 범죄자지만 동시에 치료받아야 할 환자이기도 합니다. 중독자들의 마약 투약으로 발생하는 인력 손실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이들을 치료해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사회 전반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약의 강력한 단속과 중독을 예방하는 한편, 중독자를 교화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유도해 건전한 사회를 위한 투 트랙(two-track)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건넸다. 

 

끊임없는 봉사와 연구개발 필요
이 교수는 탁월한 인프라와 전문 교수진으로 구성된 아주대 약학대학는 끊임없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생적인 제약 및 보건산업의 교육인프라 구축이 의약품 연구 개발의 지속성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고품질의 안전한 의약품으로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연신 학생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국립대학에서 18년 근무 후 아주대 약학대학 학장으로 2012년 부임한 이후 벌써 10여년이 돼가네요. 제자들이 사회 적재적소에 뿌리를 내리면서 소임을 다하는 인재로 무한히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조력하고자 합니다. 지속적인 대학원 교육으로 차별화되고 독창적인 의약품 제조 기술 및 약물전달에 대한 특성화를 통해 신약개발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후학양성에 노력할 것입니다.”

이 교수는 현재 다변화하는 사회에서 6년제 학제 개편, 그리고 4차산업으로 대변되는 교육 콘텐츠 개발을 통해 약사의 역할, 약학교육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약학교육의 발전은 우리 일상과 공유하는 게 많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더 많은 의료현장과 산업현장에 약사가 함께 해야 한다. 약학교육 선진화 방안에 따라 국민에게 다가가는 전문약사의 역할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보건의료시스템 정책 개발 등에 대해 주력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런 바쁜 행보 속에도 이 교수는 봉사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었다. 그의 제자들과 함께 ‘낙평장학회’를 시작해 아직 미약하지만 대학 기부나 미혼모 돕기 등 여러 종류의 기부활동을 통해 선행을 펼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손길이 필요한 곳에 기꺼이 온정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보다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이끌어갈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머리는 차갑고 마음은 따뜻한 이 교수가 끊임없이 연구하며 그리는 중추적인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대한민국 제약바이오산업 미래상과 인간중심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마약 관련 정책상에 더욱 진일보한 결과물이 도출되길 기대해본다. 

Profile
서울약대 졸
현)아주대약학대학 교수. 직전학장(2012-2020)
(사)건강소비자연대 총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연구소장
아시아약학연합(AASP) 회장
FIP 세계약학연맹 Academic Institution Membership(AIM) Deans Forum 자문위원

수상 
2016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2015 제41회 약사금탑상
2011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11 한국약제학회 학술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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