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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난해하면 안 되죠!' <길 위의 피아노>

기사승인 2021.08.31  15: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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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춘 시인

노벨상을 수상한 밥 딜런(Dob Dylan), 기구한 운명에 애절한 사랑을 노래한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 한국이 낳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세계인의 관심을 갖는 음악인 모두가 시인 김성춘의 시적 대상이다. 윤동주 시인이 '시인으로서의 자신'을 노래했다면 김성춘 시인은 자신이 듣고 읽는 모든 것들, 그리고 주변과 가족이야기를 모두 시로 옮긴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현실의 기록처럼 보이기도 하다. 시적대상과 비유는 본질을 파괴하지 말라는 설명보다 평생을 지내온 살아온 '교사'로서 시인의 글이 흥미롭다. 2021년 따끈하게 나온 14번째 시집, <길 위의 피아노>를 읽으니 시인의 눈, 귀는 또 다른 세상의 프리즘처럼 보였다.

 

삶을 노래한 시
김성춘 시인은 3남 2녀의 막내로 자랐다. 시 '봉래산'에서 알 수 있듯 영도 태생이다. 영도다리나 영도해변가에서 뛰놀며 친구들과 해수욕을 즐겼고 새까맣게 타 집으로 돌아오던 추억이 있다. 

시인은 부산사범학교로 진학했고, 졸업 후 양산 원동국민학교로 부임했다.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던 조용한 근무지는 오롯이 '시'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소였다. 경부선이 지나는 뒷산의 조용한 하숙집에서 매일밤 촛불을 밝히고 한용운 시인, 김소월 시인, 박목월 시인의 유명시를 필사해가며 온몸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김성춘 시인의 사범학교 동기로는 이수익 시인과 오규원 시인이 있다. 오규원(본명 오규옥) 시인이 먼저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오규원 시인은 김성춘 시인의 친구이자 스승역할을 하기도 했다. 오규원 시인과의 문학청년시절 추억은 이번시집 <길 위의 피아노>에도 잘 드러나 있다.
김 시인은 양산에 근무하면서도 주말이면 부산으로 내려와 중심가인 광복동의 음악다방에 모여 하루종일 친구들과 문학 이야기를 꽃피우며 음악에 심취했다. 

 

▲ 찬기파랑가비석

"에덴다방, 칸타빌레, 미화당 음악실 등에서 팝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하게 들으며 문학얘기로 하루를 보냈죠."

울산 학성고, 울산여상, 학성여고 등지에서 교편을 잡으면서도 짬짬이 문예활동을 이어갔고 울산 무룡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 했다. 그는 부산출산으로 바다를 좋아했다. 울산에서 지내면서도 방어진을 노래해 '방어진 시인'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김 시인은 정년퇴임 이후에는 천년고도 경주로 삶의 터전을 옮겨 동리목월문학대학에서 시를 가르치고 많은 문인들로부터 배우며 총14권의 시집을 냈다. 
이제 김성춘 시인은 2024년 데뷔 50주년을 바라보며 경주에 있는 폐사지(廢寺址;사라진 절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경주는 시전체가 다 시(詩)소재가 되거든요."

밝게 웃으며 말하는 시인의 얼굴에는 경주에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10년 20년 후에도 삶과 사랑을 노래하는 김성춘 시인의 활동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청우 (聽雨)
스티브 잡스에게

가을 날
파초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듣습니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아침 거울에 보며 당신은 묻습니다

아무도 죽음은 원치 않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들조차도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어쩌면 
죽음연 삶이 고안해 낸
훌륭한 발명품인지도 모릅니다 *

파초 잎 두들기는 
빗소리를
청와 보살 혼자
듣고 있는
가을 오후.

*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인용. 제목은 홍사성의 시에서.

 

Profile
부산 영도 生(1942)
부산사범학교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43년간 교육공무원
울산 무룡고등학교 교장 퇴임
울산대 사회교육원 시 창작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역임

심상 신인상(1974 / 박목월 박남수 김종길 선)
울산 '수요시 포럼' 대표
경주 신라문화동인회 활동
국제펜 한국본부 경주지회 회장

서성원 기자 tmaxxx@naver.com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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