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남매', 계열 분리로 '독자 경영' 초읽기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 입력 2021.09.29 16:48
  • 수정 2021.09.29 21:44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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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보유한 광주신세계의 지분이 신세계에 매도되면서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정 부회장과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남매 경영을 정리하고 독자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광주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면서 동시에 신세계백화점의 개별 점포이기도 했다. 이번 광주신세계가 신세계의 완전자회사가 되면서 정 부회장이 이마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신세계를 맡는 구조가 보다 단순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SSG닷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 사장은 신세계를 중심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디에프, 까사미아 등의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이번 매각을 통해 사실상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배구조가 완전히 분리되는 셈이다.

 

'조용한 오너', 정유경의 신세계
2015년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 총괄사장에 오른 정유경 사장은 1996년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하며 그룹 경영에 뛰어들었다. 2003년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을 거치면서 디자인 전공을 살려 객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개선 등에 참여했다. 신세계 부사장 시절인 2009년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을 준비하면서 수시로 두바이, 도쿄, 미국 올랜도 등의 쇼핑몰들을 벤치마킹했고 브랜드 관계자들을 찾아가 설득해 샤넬, 에르메스 등 고급 브랜드의 입점도 이뤄냈다. 정유경 사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10년 이마트의 생활용품 자체 브랜드 '자연주의'를 이마트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로 들고 와 자주(JAJU)로 바꾸고 리뉴얼 작업을 이끌었다. 2014년 신세계백화점 본관의 푸드마켓을 새로 단장할 때 스타벅스 매장을 빼고 떡방을 입점하는 파격적 시도를 선보여 고객들의 호평과 매출 증가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호텔 사업'으로 승부수를 던지다
이러한 가운데, 정유경 사장이 ‘호텔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부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목표로 대전에 대형 신규 백화점을 열고, 백화점 바로 옆에 신세계 자체 브랜드 호텔까지 선보였다. 
정 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Art & Science)'는 총 6500억원을 투자하고 신세계 13개 점포 중 센텀시티점, 대구점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백화점이다. 실제 정 사장은 개점 직전까지 직접 대전을 오가며 현장을 점검하고, '명품마케팅'의 정수 답게 신세계의 명품 경쟁력과 상권 분석 노하우를 접목해 구찌,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톰포드, 피아제 등 대전 지역에 없던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다. 
또, 대전·충청 지역 최초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아쿠아리움, 아트전망대 등 체험형 콘텐츠로 무장, 쇼핑 뿐 아니라 각종 놀거리, 볼거리, 휴식공간을 포함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했다. 
두 번째 야심작 '호텔 오노마, 오토그래프 컬렉션 호텔' 역시 이미 오픈 이후 한 달 동안 주말 예약이 모두 만실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300명 한정으로 사전예약을 받은 호텔 피트니스 멤버십 역시 단기간에 마감됐다. 정 사장이 설계 단계부터 최종 인테리어까지 진두지휘한 첫 호텔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호텔 사업이 정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 사장은 그간 뛰어난 능력으로 백화점과 뷰티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토대로 호텔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세계는 코로나19 속에서도 명품을 중심으로 한 보복소비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 백화점부문에서 매출 4969억원, 영업이익 670억원을 냈다. 2020년 2분기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80.3% 늘었다. 여기에 신규 점포 효과까지 더해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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