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노마드 마케터', "한류 시대,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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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노마드 마케터로 활동…국내 브랜드와 중소기업의 든든한 가교 역할
K콘텐츠 시대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위한 글로벌 마케팅 거점 지원해

"'고객의 60%가 국내 브랜드', 해외 진출 위해 글로벌 시장 가교 역할을 해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국 제품 수출의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있는 김정은 씨. 그는 한국 제품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초기 단계에서 브랜딩, 온라인 마케팅, 전시 박람회 등의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이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마케터로 활약하고 있다.
 
김정은 씨와의 인터뷰는 화상 회의를 통해 진행됐다. 한국 시각 오전 9시, 캘리포니아 시각 오후 4시로 무려 17시간의 시차가 나지만 마치 같은 사무실에 앉은 듯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 시간대가 한국에 있는 클라이언트들과 가장 많이 소통하는 시간이에요. 평소에도 메신저로 편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진행 사항을 주고받다 보니 일이 더 빨리 진행되기도 하죠."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도록, 노트북과 차량용 데스크, 와이파이 공유기, 캠핑용 의자를 구비해 놓은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마케터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2020년 1월. 코로나 초기 움츠렸던 브랜드들이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하면서, 마케팅 컨설팅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 고객의 움직임은 무서운 속도로 빨라졌고 일하는 방식도 유연하게 변화했다. 시장이 변한다는 걸 직감한 그는 미국으로 떠났다. 온라인으로 한국 고객들과 협업하는 파트너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K-팝이나 해외 스트리밍 콘텐츠를 통해 한국 콘텐츠와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해외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커졌다. 그가 시행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키워드 광고를 통해 글로벌 진출 고객들도 함께 성장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한류에 대한 관심을 비즈니스로 연결하고 더 잘 알릴 수 있게 위해 밤낮 없이 함께 고민한다. 
그가 글로벌 노마드 마케터로 활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 기업과 브랜드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이 밑바탕 됐다. 대기업, 스타트업 등에서 쌓은 마케팅 경력이 고객의 고충을 이해하는 밑거름이 됐다. 대기업 온라인 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저로 활동하던 당시 우수 세일즈 마케터로 선정되는가 하면, 스타트업 글로벌 비즈니스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환경에 지배 받지 않는 강한 승부욕은 그가 가진 자산이다. 신규 회원을 확보해 채널 별 광고를 운영하면서 기획한 세일즈 프로모션 페이지 클릭률은 10% 이상 증가했고, 포털 키워드 광고의 로하스(광고수익률(ROAS, Return On Ad Spend)는 230%가량 치솟았다.
지금은 그 시기의 노하우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브랜드들의 효과적인 광고 콘텐츠를 기획과 운영에 힘 쏟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마케팅 분석 툴이 난무하는 시대이지만, "결국 텍스트를 최소화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브랜드들이 쏟아내는 꽉 채워진 텍스트에서 그들의 생각을 빼내고 고객에게 집중하니 자연스레 성과도 올라간다. 

 
그는 해외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낮추고, 가입 회원의 캠페인 신청률을 높이기 위해 늘 고민한다. 예산 집행을 통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UGC(user-generated content)라 불리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 참여를 극대화하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와 분석력 모두를 갖춘 마케터'라는 평가가 자연스레 따라붙은 비결일 것이다. 
한국 수출 사업이 발달하면서, 각국의 다양한 분야에서 김정은 씨와 같은 노마드 해외 마케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각국에서 400여 명의 마케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한인 경제인들 역시 글로벌 진출을 위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그는 지금까지 의류, 뷰티, 식품을 수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분야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수출 사업을 지원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싶다는 열정으로 마케팅 교육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 경험을 나누는 것이 더 많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국관광공사, 한국무역협회, SBA, KOTRA, 아모레퍼시픽 등 소비자와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브랜드 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벌써 90여 회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한국 상품들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싶습니다." 미국, 중국, 베트남, 일본 등 글로벌 소비자의 특성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알리는 시간에 기업 담당자들의 눈빛도 함께 빛난다. 

약 10여 개의 도시를 옮겨 다니며 일한 그는 곧 뉴욕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고객사와 함께 미국의 중심지 뉴욕에서 시장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비치, 라구나 비치를 비롯해 카페, 공유 사무실, 친구 집, 호텔 등에서 일해왔습니다. 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는 생활을 하며 일에 몰입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셈이죠." 더 많은 한국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돕겠다는 그의 앞으로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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