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천일염 명인,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다

곽민선 주원염전 대표

  • 입력 2022.03.14 13:24
  • 수정 2022.03.14 15:34
  • 기자명 박예솔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 중 하나인 ‘소금’. 그중에서도 천일염은 바닷물을 태양과 바람만으로 건조시키면서 소금 결정을 얻어 만들어낸다. 국내에서는 전남 신안군을 비롯한 서해 지역 여러 곳에서 천일염을 생산한다.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천일염이 생산되지만 갯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한국이 전 세계의 80%를 차지한다. 국산 천일염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하고 좋은 품질을 자랑한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 5대 갯벌의 한 곳인 서해 갯벌에서 나오는 천일염은 염도가 낮고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마그네슘과 칼륨,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민국 명품 천일염의 본고장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초의 염전 중 하나인 주원염전은 1947년 문을 연 이래 곽민선 대표가 가업을 이어받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곽민선 대표는 일생을 천일염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바, 대한민국 명가명품 대상 전통염전부문에서 6년 연속 수상하는가 하면 지난 2021년 대한민국 최초로 ‘천일염명인’ (한국무형문화유산 제KICAA21-0087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피플투데이는 곽민선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 천일염의 역사와 그 우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주원염전
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 천일염이지만 국내 염전시장의 상황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소금은 한번 구매해놓고 오랫동안 사용하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소비량이 크지 않다. 여기에 값싼 정제염의 판매량이 늘고, 수입산 천일염에 대한 수요 또한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많은 염전들이 사업을 중단하고 태양광산업으로 돌아서고 있는 현실이다. 그 속에서 곽민선 대표는 여타 염전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었다. 

“히말라야 핑크솔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국내 천일염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한 수 아래라고 단언합니다. 히말라야 소금이 화석이라면, 우리나라 소금은 살아있는 bio(생명)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히말라야 솔트의 경우 바다가 육지가 되면서 퇴적된 소금을 얻어내는 것인데, 불순물이 불규칙하게 섞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천일염은 청정 바닷물이 주원료이며 갯벌의 정화작용을 통해 태양과 바람에 의해 탄생하는 말 그대로 살아 숨 쉬는 자연이 주는 생명의선물인 것이지요. 이러한 천일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염전을 지켜나가는 이들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소금이 빠질 수 없는 한식이 세계화됨에 따라 천일염의 홍보도 함께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 주원염전에서는 자체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소금 외에 소금 샴푸, 소금 치약, 바디워시, 비누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미용 제품으로 개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소금을 황금처럼 여겼으나, 현대에 와서는 채취 방법도 다양해지고 물류가 원활해져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품으로서 자부심을 잃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더욱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주원염전으로 보는 한국의 염전
이처럼, 곽민선 대표는 대한민국 염전과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한국의 염전』이라는 에세이 형식의 책을 직접 집필하기도 했다. 책은 곽 대표가 직접 염전을 운영하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바탕으로, 우리에겐 당연한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소소하지만 경이로운 이야기들을 담았다. 글 속에서 염전에 대한 곽 대표의 애정이 뚝뚝 묻어나왔다.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마법의 결정체 소금. 우리 일상 어디에서나 사용되기 때문에 그 귀함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염부들은 그 소금을 채취하기 위해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이지요. 소금은 단순히 염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구와 태양, 달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천혜의 자연 갯벌, 그 곳에서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한국의 염전』은 제가 나고 자란 비금도의 염전과 염부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 글로 펴낸 책입니다. 아주 소소한 이야기이지만 이 안에는 염전산업이라는 산업현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연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담겨있기 때문에 사회와 자연과학을 두루 아우르고 있습니다. 욕심을 조금 내보자면 초등생에게 필독서처럼 읽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전 세계에 대한민국 천일염을 알리고자 영문판, 중문판으로도 인쇄해 발행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쉽게 염전에 대해 이해하고, 그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후대에게도 지켜질 수 있도록 산업 발전에 총력
한편, 곽민선 대표는 염전산업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선 후세대에게도 염전산업이 지니는 가치와 경쟁력을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해외에서는 염전을 관광자원으로 삼아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 또한 매우 절실한 상황. 실제 염전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시작된 것도 겨우 10년 밖에 되지 않았다. 2011년 10월 소금산업진흥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천일염은 변변한 품질관리 기준조차 미비했다.

“지금은 정부의 지원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지만, 차차 가치를 인정받고 안정을 찾는다면 정부의 지원이 없이도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지요. 염전을 단순히 소금을 만들어내는 공간이 아닌,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소금의 역사를 전시하고,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거나 소금을 활용한 테라피 등 힐링공간을 제공해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소금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소금을 사랑하는 사람은 소금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술가들이 작품에 혼을 담듯이 우리 염부들은 천일염을 만드는 일에 혼을 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10년 후에 우리나라 소금에 대한 책을 한권 더 집필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Profile

現 주원염전 대표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원 식품자원경제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서양음악연구소(첼로) 4년 수료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예술문화최고위과정 4학기 수료
국립현대미술관 예술문화최고위과정 1기 수료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ACP 사진전

2013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소금산업 부문)
2013년 지식경영대상 (소금산업 부문)
2013년 대한민국을 이끄는 혁신리더 (소금전문기업 부문)
2018년 대한민국 명가명품대상수상 (명인명장부문:천일염)
2021년 대한민국 명가명품 대상 6년 연속수상 (주원염전 / 전통염전부분)
2021년 <한국의 염전> 책 (글.사진 곽민선) 영문,중문,한글 3개국어 출간.
2021년 대한민국 “천일염명인” 선정 (한국무형문화유산 제KICAA21-0087호)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