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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균형의 공간 속 새로운 조화로움을 찾다

기사승인 2022.04.27  10: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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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석 작가

네덜란드의 유명 화가 몬드리안과 두스부르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하학적 추상미술 그룹 ‘데 스틸’(De Stijl)의 예술세계가 2022년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해석을 더해 재탄생했다. 최근 첫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친 최재석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데 스틸은 수직과 수평, 삼원색 등 한정된 표현기법을 바탕으로 순수하고 추상적인 예술을 지향해왔다. 건축학을 전공한 최재석 작가는 몬드리안과 두스부르흐의 대표 작품을 따라 그리는 동시에 건축학적 요소를 가미하고 다양하게 변형해 색면 실험을 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모색했다. 이윽고 색선과 색면이 독립된 조형요소로 존재하되 이들 요소가 서로 접하고 밀어내고 이으면서 색면과 색면, 색면과 색선, 그리고 색선과 색선이 조화로운 관계가 유지되도록 공간을 비우고 채우면서 혼재된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켰다. 재치 있는 재해석이 돋보이는 최재석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해본다.

 

앞서간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학창시절 내내 미술부에서 활동할 만큼 미술에 소질을 보이고, 미술을 사랑했던 최재석 작가는 현실에 부딪쳐 미대 입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미대가 있는 건축학과에 입학해 미대 교수로부터 실습을 받을 수 있었다. 졸업 후에는 요코하마국립대학 대학원 재학 중에 ‘컨셉’이라는 말에 매력을 느껴 개념주의(Conceptualism)라는 제목으로 석사 논문을 쓰면서 몬드리안과 데스틸(De Stijl)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원 석사논문을 쓰면서 건축과 근대회화와의 연관성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 출신의 몬드리안과 데 스틸 그룹을 창립하고 운영한 두스부르흐의 활동을 연구하면서 이들의 회화이론을 이해하고, 작품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그려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지요. 몬드리안의 직각체계와 두스부르흐의 사선구조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를 구상하고, 조합하면서 흰색 사선을 생각해내게 됐습니다. 흰색 자체도 그림에서 물리적인 색채이지만 제 그림에서의 흰색 사선은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비물질적 색선으로 공간을 가로지르고, 공간을 이으면서 구성의 변화를 유도하는 인자로 작용합니다. 지난 3월 열린 첫 개인전은 몬드리안과 두스부르흐의 정신을 이어받아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정리하고 실험한 결과물로 채웠습니다.”

최 작가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자기 확신을 갖기 어려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앞서간 화가들의 작품을 따라 그리고 변형하면서도 이 길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늘 품고 있었던 것. 그러던 중 독서를 통해 해답을 찾아냈다.

“책을 읽다보니까 대가들은 하나같이 보다 더 앞서간 대가들의 그림을 탐색하고 조금씩 변형시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피카소도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특히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은 ‘모든 것은 스스로 반복한다. 모든 것이 스스로 반복할 뿐인데, 사람들이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놀랍다’는 앤디 워홀의 말이었습니다. 내 것을 찾기 전에 대가의 그림을 탐구하는 것이 제게 길을 열어주는 기회가 됐습니다.”

 

'철학자의 색채사상'을 집중조명하다
마지막으로 최재석 작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색채론에 집중해왔던 근대철학자들에 대해서도 연구를 할 계획이다. 그들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실험한 작품을 바탕으로 두 번째 개인전도 열고자 한다.

"나이 들어 새롭게 목표를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래전 철학자는 색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10년 이상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비트겐슈타인, 슈타이너 그리고 괴테의 색채사상에 대해 자료를 모아 지난 2019년에 『철학자의 색채사상』이라는 책을 단행본으로 펴낸 바 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문학가로 알려진 괴테가 뉴턴의 색채이론을 뒤집기 위해 20년 이상 색채론에 매달렸다는 점인데요. 이후 수많은 근대철학자들이 괴테의 색채론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꼽히는 비트겐슈타인은 ‘색깔들은 나를 철학함에 이르도록 자극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흥미로운 색채사상을 바탕으로 또 재미있는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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