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꼭 필요한 부식방식 기술

이명훈 한국해양대학교 표면부식방식연구센터장

  • 입력 2022.07.12 15:37
  • 수정 2022.07.12 18:04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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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해양대 이명훈교수(기관시스템공학부)는 수많은 연구와 교육 그리고 봉사 등의 탁월한 업적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그동안 한국표면공학회장을 비롯한 국내외 여러 활동으로 종종 주목을 받아왔으나 최근 조명을 받은 이유는 이명훈 교수가 한국해양대 표면부식방식연구센터 연구팀을 리드하며 금속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부식과학(Corrosion Science)’ 저널에 논문이 선정, 게재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들 논문은 ‘종래의 표면처리프로세스와 다른 개념으로 실용 제작한 알루미늄계 또는 아연계 합금코팅 강판의 초고내식 특성에 대한 핵심 매커니즘을 규명’이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부식방식의 권위자인 이명훈 교수는 그동안 POSCO는 물론 LG전자, 한국전력, 해수부, 산통부 등 관련한 많은 개발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이번 연구도 그 발자취의 일부이다.

금속의 부식과 표면처리 기술
이명훈 교수는 올해 안식년(연구년)에 접어들었다. 이번 안식년은 10년 전 미국 북서부 끝 시애틀에 위치한 명문 워싱턴 대학교(UW : 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보냈던 때와는 달라졌다. 이 교수는 석박사 과정의 학생을 곁에서 지도하고자 ‘학교에서 보내기’로 신청했다.

“대다수 연구실이 비슷하지만 연구에는 연계성이 있어 그냥 딱 부러지게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 저도 곧 정년이 다가오는데 현재 진행하는 연구는 물론 남아있는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들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마무리 하며 의무에 충실하려 합니다.”

그 동안 이명훈 교수가 배출한 대학원생 대부분이 해양, 철강, 조선, 기자재, 에너지 등 분야의 연구소나 학계 또는 기업 및 기관으로 진출했다. 그 테마는 주로 금속재료 및 전기화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해양환경 중 표면코팅 및 부식방식’에 대한 연구이다.

“산업전반에 걸쳐 금속재료의 수요는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금속재료는 천부적인 부식성 때문에 끝없이 부식으로 소멸되고 있고 그 부식손실은 선진국에서도 GNP의 3% 정도에 달합니다. ‘불꽃 없는 화재’라고 불리는 금속의 부식은 수명 단축에 따른 직·간접 경제적 손실은 물론 막대한 손실을 초래합니다.”

이 교수는 현재의 연구가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과제라 강조했다.

“최근 연구에서는 적은 양의 코팅 성분이라고 할지라도 그 프로세스 방법에 따라 코팅되는표면막의 성분 - 상조직분포 및. 결정구조. 배열을 다르게 제어-제작하면 부식방식특성이 얼마든지 우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셈입니다. 이전 POSCO연구소와 같이 개발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고, 이것은 향후 관련분야에 새 원천기술로써 또 다른 부가가치 높은 미래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고야 대학에서 키운 꿈과 열정
이명훈 교수는 일본 명문인 나고야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국립나고야대학교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는 6명으로 세계에서도 많은 인원이다.
“1990년초반 플라즈마를 이용한 기술의 붐이 일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특히, 이것은 전자기기나 반도체 분야에서 플라즈마에 의한 표면코팅으로 각종 기능성 박막을 형성하여 활용하는 쪽으로 많은 성행을 이뤘습니다. 저는 PVD(Physical Vapour Deposition)라고 하는 플라즈마 기술을 이용해 여러 성분의 코팅막을 다양한 프로세스 조건으로 형성했고, 그에 따른 내식특성 평가를 수행했습니다. 결국, ‘프로세스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막성분상 형태 및결정구조를 잘 제어해 제작하면 막 두께가 1/10 수준으로 얇아지더라도 내식성을 더 우수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론을 정립했고, 이런 내용이 현재까지도 유효한 무장 근거의 하나로 힘을 마련한 셈이었죠.”

학문은 머리보다 가슴이 중요
이명훈 교수가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일까? 그는 남다른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
“여기 연구실에 대학원생이 들어오면 항상 저는 ‘비전과 희망을 안고 왔으니 희망이 실현되도록 보석으로 변화시켜 주겠다’며 다짐합니다. 또한 대학원에서는 기초의 중요성은 물론 ‘teaching에 기대지 말고 thinking하라’, ‘단순 검색이 아닌 논리적 사색’이 중요하며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든다’는 것을 언급하죠. 학생들에게 항상 ‘머리보다 가슴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잊지 않습니다.”

이명훈 교수는 젊은 시절부터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이미 대한적십자 RCY지도교수 협의회장도 두 번이나 거쳤다. 특히, RCY를 지원하며 주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나눔봉사를 실천하는 학생에게 “지금은 봉사와 사랑을 몸으로 주로 때우지만 훗날에는 자신의 머리로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하며, 성경 말씀에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의미처럼 내 몸을 우선 사랑하며 열심히 공부해 빌게이츠처럼 실력으로 대중을 살필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 교수는 취미로 바닷물의 미네랄성분을 이용하여 조개껍데기와 같은 바이오머티리얼(Biomaterial)프로세스에도 관심을 둔다. 물론 많은 국제학술발표, 강연 기회를 가졌고, 부식방식 응용을 포함해 <신물질을 창출하는 분야>에 흥미가 높아 퇴임 후에도 관련연구를 마무리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퇴임을 앞둔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는 ‘정부의 교육-연구 정책’에 대한 희망을 언급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며 급격히 변화하는 과학기술은 세상의 축을 흔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기초과학은 물론 다양한 응용연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더욱 적극적이며 중장기화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물론 연구기관에서 학자, 연구자들이 그 본연의 교육은 물론 연구를 원활하게 수행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교육환경 분위기 조성을 기대합니다.”

이명훈 교수는 앞으로 정년을 앞두고 한국해양대 부식방식센터의 센터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국내 금속 부식방지, 합금코팅표면 과학기술의 전문가로서 국가 발전에 밑거름 되는 연구에 기여할 예정이다.

 

한국해양대학교부식방식센터

국립 한국해양대학교의 표면부식방식공학연구센터는 1968년 실용부식 방식분야의 선두권위자였던 (고)전대희 한국해양대학교 방식연구실을 근간으로 한다. 1996년 9월 창립된 부식방식공학연구소가 전신이다.

국내유일 실용부식방식 진단평가와 관련연구 및. 교육기관으로 그동안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해왔으며 지난 약 50년 동안 항만해양, 전력토목, 철강표면, 제품 등의 부식방식설계, 시험, 진단 및 개발연구는 물론 관련 각종 부식방식교육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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