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발달 느린 아이 제대로 체크해봐야

최혜경 장전도란언어심리센터 원장

  • 입력 2022.07.22 13:48
  • 수정 2022.07.22 17:20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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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육아와 관련된 TV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며 문제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금쪽이’라 부른다. 이제는 우리 아이의 이상 증상을 부모가 인지하고 적절한 센터를 찾아 검사나 상담을 요청하는 부모도 늘고 있다.

장전도란언어심리센터도 여러 이유로 상담문의가 늘고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입구에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화분이 내담자를 향해 환하게 웃는다. 관리를 누가 어떻게 하는지 마치 조화처럼 색도 선명하다. 최근 지역에서 긍정적인 소문이 도는 장전도란언어심리센터 최혜경 원장을 찾았다.

지역에서 인지도를 넓혀가는 센터
장전도란언어심리센터는 지난 2020년 4월에 개원한 신규센터이다. 여기의 주인공 최혜경 원장은 이전 중학교 교사였다. 그는 통합수업의 계기로 특수교육의 한 영역이 ‘교사’에게 꼭 필요한 공부라 생각했고, 심리학도 같이 관심을 가졌다.

대학원 공부는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남의 문제’로 생각했다. 육아하며 점차 자신의 문제로 다가오자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바뀌었다. 장애는 아니라도 부모로서 ‘왜?’라는 의문을 수없이 가슴속에 품었다고 한다. 

부산에서 학교수업을 마치면 양해를 구하고 바로 대구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그러나, 대학원에서 매주 조금씩 진행하는 수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힘들지만 결단이 필요했다. 
결국 교사 일을 그만두고 언어치료 공부에만 매진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렇다고 육아를 하는 엄마로서, 며느리 아내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진 않았다. 하루 24시간은 정해져 있어 취침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자정이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 3시 반~4시면 기상해 책상에 앉았다. 
하루는 교수님이 “혹시 직업이 뭔가요?”라며 물었다.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조용히 하나씩 설명해 가는 스킬이나 노하우가 남다르게 보여 좋게 보였다는 칭찬에 최 원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자신감을 가졌다.
이후 센터 오픈을 바로 준비해 진행했다. 가족들의 물심양면 전폭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원장은 이런 도움을 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마음 편한 장소가 되고자
부산대 인근 센터 오픈 과정도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맞아 떨어졌다. 센터를 결정한 후 집 근처 해운대부터 건물부터 찾았다. 그때 마침 대로변에서 센터를 하기 딱 맞는 새 빌딩을 찾아냈다. 
장전도란언어심리센터의 인테리어는 최 원장이 이전부터 수십 번씩 상상하며 머릿속에서 그린 그대로를 반영했다. 
창가 햇살 가득한 공간은 수업시간 중 기다리는 부모님을 위한 공간이다. 독서하거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김 카페처럼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보통 대기공간은 입구 쪽에 배치하는데 제일 안쪽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1차적으로 부모님을 먼저 배려했습니다. 전 아이가 편안하려면 부모님이 먼저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구나 저희 센터에 와 즐거움이나 안정감을 잠시라도 느끼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실내 공간은 옹기종기 짜여있다. 언어치료실이 3실, 놀이치료실이 1실, 미술치료실이 1실, 음악치료실 1실, 그룹실 및 나머지는 교사실로 구성했다.
최 원장은 초창기 센터를 어떻게 지역에 알려 나갈까 잠시 고민도 있었지만 단순히 생각을 바꿨다. 기본적인 현수막이나 마트 지역광고 수준에서 끝내고, 이후 방문하는 분들에게 신경을 더 썼다.

그러자, 한 번 찾은 내담자의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이 조금씩 모이기 시작했다. 
“다른 센터와 차별성이라면 선생님들과의 많은 대화가 아닐까 해요. 잠시 순간이지만 계속 센터를 오가며 제게 보이는 아이들의 특별한 면이 있거든요. 이런 것에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고 선생님들끼리도 서로가 발전되는 정보를 많이 들으려고 합니다. 치료에 조금 막힘이나 의문이 있으면 모여 논의를 합니다.”
최 원장은 먼저 내담자의 정서부터 살핀다. 수업에 참여해 놀이상황이 되어도 강요하진 않고 기다린다. 대신 공감대를 형성하려 한다. 
이것은 최근 중요하게 떠오르는 ‘부모상호작용’과도 이어지는 교육으로 중요하다. 학생의 표정, 목소리, 자세 하나도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육아는 현실 속 백과사전
최혜경 원장은 관련서적에서 다독으로는 자신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관찰하고 바라보며 책의 정보가 모두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센터를 오픈했을 때 책을 통해 관련 지식이 꽤나 쌓였으니 아이들을 보면 딱 정답이 보일 줄 알았어요. 그게 아니더라고요. 끊임없이 공부하는 건 맞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했습니다.”

이어 그는 “푸르미 엄마의 육아메시지에서 이야기하듯 아이들은 항아리 같은 아이, 호리병 같은 아이가 있어요. 담으면 담은 대로 나오는 항아리 같은 아이와 별개로 담아도 하나씩 밖에 안 나오는 호리병 같은 아이죠.”라며 육아철학을 전했다.
최 원장은 육아에서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
“아이가 말은 느렸지만 발음이 또박또박 정확한 거에요. 가슴이 찡했습니다. 애는 그냥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향이었어요.”
그래서, 상담에서 자주 자신의 육아경험담을 꺼낸다. “저 역시 어려운 시기를 경험한 부모로서 아이를 충분히 옆에서 지켜봤기에 완벽함을 이야기 하진 않습니다. 그냥 ‘아이가 나를 성장시키고 공부시켜 준다’라고 말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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