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만 5세 입학', 돈키호테의 용기가 필요하다

  • 입력 2022.08.08 17:11
  • 수정 2022.08.08 17:12
  • 기자명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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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어렵고 어려운 몇 가지 주제들이 있다. 부동산 문제와 교육 문제이다. 그런데 이번에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을 추진하며 충분한 논의, 대책 없이, 교육 문제에 돌진했다. 돈키호테와 같은 겁 없는 용기와 도발에 고개가 숙여진다.

 

이번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1년 앞당기는 학제 개편 논의는 예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
2010년, 육아정책연구소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수탁을 받아 발표한 ‘초등학교 취학연령 및 유아교육 체제 개편’ 보고서를 보면, 연구진은 “입학연령 하향이 사교육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한다. 보고서는 “(2009년 사교육비 자료 조사를 근거로 1년 일찍 입학할 경우) 초등에서 고등학교까지 사교육비 전체의 6.8%(2494만원) 감소가 예상된다”면서도 “초등시기를 빨리 경험해 더 많은 종류의 사교육을 어린 연령에 접하고 만 4살 이전 사교육이 늘어날 효과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이런 기대심리가 반영된 탓에 당시 주식시장에선 교육관련 주가가 줄줄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학제 개편을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3가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쨰는 유아교육·보육 대상 인구를 줄임으로써 이 부분에 투입되는 재정을 축소하고 두 번쨰는 학교를 졸업하고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경제활동인구를 실질적으로 30만 명 늘리는 효과를 가지게 됨으로써 잠정적 노동인구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현재 압박 받고 있는 각종 사회보험들, 예컨대 고용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런데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지금, 굳이 1년 먼저 각박한 세상에 뛰어들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아이들은 산업 전사로 보지 말고 제발 만 5세의 시선에서 만 5세에게 맞는 교육, 보육이 무엇인지 그것만 보고 고민하면 좋겠다.

이번 학제 개편에서 내세운 명분은 ‘차별과 격차 해소’였다. 특히, 필자가 관심 있었던 것은 만 5세에 입학하면 교육 격차가 해소된다는 것이었다.

정말 만 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우리나라 도시 농촌 간 교육 격차도 없어지고 경제적 격차에 따는 사교육 격차, 그리고 명문대 입시를 향한 조기 교육 열풍도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런 필살기가 있다면 반드시 만 5세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추진해야 한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만 5세에 입학만 한다면 사교육비도 안 들고 조기 교육도 필요 없고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정말 그런 세상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하다면 만 5세 아이들은 걸고 돈키호테처럼 달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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