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은 죽었다가 더 강하고 아름답게 부활한다.”

신경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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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은 죽었다가 더 강하고 아름답게 부활한다.” (鳳凰涅槃, 浴火重生)
조선 건국 이후로 봉황은 조선 왕조에서나 사대부의 예술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긴요한 소재로 쓰였다. 이유는 봉황의 매력이 신비로워서 일 것이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동물이라 이생에서는 죽어도 볼 수가 없고, 오동나무가 아니면 절대 살지 않는 고고함을 지녔다. 또한, 봉황이 우는 소리가 퉁소 소리처럼 들려서 한편의 완벽한 연주를 듣는 것 같단다.
 
이처럼 조선 사대부들이 좋아했던 봉황도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밀려나고 있다. 하지만 여기, 봉황을 잊히지 않게 하려고 필사적으로 봉황을 그리며 자신만의 색채로 조선의 정신을 이어가는 신경미 작가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서양화 기법과 동양의 정서 조화
신 작가는 서양화의 기법과 동양의 정서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기로 유명한 작가다. 특히 고대로부터 주요 소재로 쓰였던 봉황이나 물고기, 여인을 색다르게 그린다. 신 작가는 기교나 기술은 서양의 화법을 쓰면서 동양의 소재와 서정을 이용해 아름다움을 담은 독특한 작품을 선보여 매번 예술계에 놀라움을 선사한다.
 
신 작가의 손에서 얇은 붓이 지나간 자리에는 오롯하게 봉황과 물고기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신 작가에게 봉황과 물고기란 무엇인지 물었더니, 봉황은 주변 사람들의 고통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며, 물고기에는 일편단심 변하지 않음과 잉태하기 전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했다. 신 작가가 봉황과 물고기에게서 본질과 깊이를 찾기 위해서 얼마나 힘겹고 고된 여정을 했는지는 그림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림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
신 작가의 봉황과 물고기는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그리고 그들은 캔버스 안에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그 안에서 고고하게 자적하고 있다. 봉황들이 화려해 보이기도 하지만 세상사를 등지고 자신만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는 듯 오묘한 느낌을 준다.
 
신 작가의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봉황은 심지에 도달하는 깊이 있는 울림을 준다. 특히 <봉황 비상하다>라는 작품 속의 봉황은 아름답고 화려한 색감의 배경과 색색의 다채로운 색의 깃털을 가진 봉황이 슬픈 눈을 가지고 있어 어딘지 모를 슬픔을 가져다준다.

아, 깊고 슬프다. 신 작가의 봉황은 화려함 속에서도 외로움과 고독을 간직하며 슬픔을 깊게 지니고 있다.
 
봉황이 이토록 외로워 보이고 고독해 보인 것은 신 작가 또한 그러했기 때문이다. 팔공산 자락에 작업실을 두고 작품에만 매진했다. 자연 속에서 머물며 사색했다. 그림에만 몰두하며 삭발을 감행하기도 하였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봉황처럼 화려하고 고고해 보이지만 지난날 그녀가 얼마나 힘든 상황에서 그림을 그려왔는지를 쉽사리 떠올려지지 않는다. 붓을 손에서 놓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인내하며 기다리며 그러한 시간 속에서 그녀가 진정으로 기다렸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봉황이 그녀에게 날아와 주었다. 
 
봉황 이외에 신 작가의 대표작은 ‘여인’ 연작과 ‘물고기’가 있다. ‘여인’ 연작이 며느리와 아내, 어머니로 살아야 하는 여인의 숙명을 대변하는 자화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인’ 연작 또한 아름다움 속에서 애환이 깃들어있다. ‘물고기’ 연작에는 가정의 화목을 바라고 기원하는 모성애가 담겨있다.
 
세 작품 또한 다 다른 것으로 보여도 그녀의 작품세계 안에서는 하나로 묶여있다. 그녀는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고 화가로서 혹은 한 여인으로서 따뜻함을 가졌다. 숙명을 힘겨워하면서도 순응하고 슬퍼하면서도 힘차다. 그것이 신 작가의 그림을 계속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 아닐까.

2017 임피리얼 팰리스
작가는 현재 2017마리의 봉황을 담은 꿈의 프로젝트를 9년 동안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100호 작품을 10개씩 하나의 테마로 묶어 하나의 이야기가 정해지면 작업을 시작하고 완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현재 열심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간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하이, 독일 드레스덴 등 해외전시회에 열중해왔던 것에 이어 12월에는 본격적으로 국내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신 작가는 전시에 앞서 "이번 전시가 열리는 임피리얼팰리스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로 한국의 전통 미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신 작가가 있기에 우리 미술계에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게 될 것이다. 신 작가의 봉황은 더 강하고 아름답게 부활해 날개를 펼치고 있다. 신 작가의 전시는 임피리얼팰리스 서울 호텔에서 12월 15일에서 18일까지 열린다. 협찬 및 후원은 비영리서울 도슨트협회가 한다. 신 작가는 올해부터 키다리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 중이다. 신 작가는 마지막으로 "늘 뒤에서 지켜봐준 가족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그들이 아니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더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프로필>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졸업
 
대구 주안갤러리
개인 전두환전대통령외다수
 
키다리갤러리 초대전
독일 드레스덴 초대전
프랑스 루부르박물관내초대전
중국상해초대전
G갤러리 초대전
세일아트미술관초대전
수원행군갤러리 초대전
조선일보미술관 초대전
단체전 외 다수
 
아트페어 서울·부산·대구 5회 참여
 
대한민국 미술대전 2회 입선
한국미술협회학회 2특선
현대미술대전특선
 
작품소장처
대구 · 키다리갤러리
       달서구청
헤이리·석보차박물관
여수·여수시청
개인·백영옥송순주명인
한화갑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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