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 그래서 멋지다

김경복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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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경복궁역 메트로 미술관에서 네이버 사진팀 정기회원전이 열렸다. 네이버 사진팀은 사진에 대한 실력과 다수 회원을 보유한 사진팀이다. 네이버 사진 팀원들이 찍은 사진은 사진을 감상하러 온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한 작품 앞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 있던 사람도 있고 반나절 동안 전시장에서 사진을 감상하며 사진들을 극찬한 사람도 있었다.
기자 또한 사진의 매력에 매료되어 전시장 속에서 황홀 천국에 빠져 있었다. 그때 김경복 작가의 사진을 만났다.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간신히 이렇게 말했다. 다르다, 그래서 멋지다고.

김경복 사진작가만의 초사(草寫, Abstract Concept)
草寫. 풀 초와 베낄 사. 초사. 단단하고 강렬한 이름이다. 이름 속에서 무너지지 않는 강인함을 느낀다. 한자 서체 중 하나인 초서[草書]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초사라니. 다시금 생각해도 신비스러운 단어다. 그 이유는 사진에 있어서 처음으로 들어봐서이다. 김경복 작가는 초사[草寫]라는 이름을 화두에 던지며 2018년의 서막을 열었다.

김경복 작가는 다중촬영이라는 카메라 테크닉으로 신비스러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보는 이로 하여금 그림인지 사진인지 모를 만큼 세련된 미학을 풍기고 있고 동시에 자유를 내포하고 있다. 미학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앞에서 사람들은 숨 쉬는 것도 멈추고 작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김경복 사진작가의 <草寫 Abstract Concept(골고다 언덕)>, <천사의 시선>을 보고 있으면 자유로움 속에서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기자는 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여태껏 수많은 사진 작품들을 봐왔지만 이런 작품은 단연컨대 처음 본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중촬영의 매력에 도취하여 사진의 표면을 손을 갖다 대 만지고 싶었다.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허물고 뛰어넘는 작품이었다. 김경복 작가의 사진은 감상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도대체 사진을 어떻게 찍기에 이런 작품이 나온 거지? 라는 물음과 함께 말이다.

김경복 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
김경복 사진작가는 사진을 배우는 수강생들에게 항상‘주제를 가지고 다녀라’라고 말한다. 주제를 가지고 다니라는 말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으레 주제는 ‘찾는다’고 생각하지 가지고 다닌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아침에 눈을 떠서 잠을 자기 전까지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을 할 때나 심지어 길 사이에 자란 잡초를 보고서도 사진을 찍어야지, 하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김 작가는 항상 주제를 가지고 주변에서 찾는 능력은 놀라웠다. 주제를 가지고 다녀라, 라는 말의 의미를 기자는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사물에 대한 애정으로 찍은 사진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피부에 와닿았다.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목숨을 걸고 사진을 찍는다. 목숨을 걸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다. 그는 깜깜한 밤에 보이지 않는 국경을 넘어 목숨을 걸고 백두산 사진을 찍었다. 까딱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군인 코트에 손전등 하나에만 의지해 사진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그런 김 작가를 보며 왜 목숨을 걸고 사진을 찍느냐며 무모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김경복 작가의 사진을 보고 나서 입을 다물었다. 목숨을 걸었다, 목숨보다 소중한 작품이 나왔다. 이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목숨을 걸고 찍은 4m 80의 백두산 작품 발표도 최초이고 이례적인 작품이라고 말한다.

2011 카스프아트페어에 3m 15cm의 크기인 거대한 쓰러진 나무를 발표한 작품 역시 사진계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심연을 뒤흔드는 뭔가가 있다. 뜨거운 불을 보면 자연스레 ‘앗, 뜨거워’하듯이 그것은 훌륭한 예술을 보면 으레 나오는 감정이다. 이에 대해 김 작가에게 어떻게 이런 역작을 만들어 냈는지 물으니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화가의 감정을 넣듯이 저 또한 저의 감정과 카메라 휠링을 혼합해 사진에 담습니다.” 김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담은 사진은 예술로 승화되어 표현된다. 그의 인상적인 시선과 첨예한 스킬이 사진과 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의 세계로 승화되는 것이다.

사진의 미학을 널리 알리고파
그의 작품들은 추운 겨울을 견디는 나무 같다. 눈이 오고 세찬 바람이 불어도 그는 우직하게 견딘다. 수천 장 아니 수만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그는 사진과 합일되는 무아지경의 상태가 된다. 김 작가의 간절함과 열정이 피사체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 덕분에 피사체가 사진 속에서 살아 숨 쉴 수 있는 것이리라.

그가 사진을 찍음으로써 피사체가 마치 프레임이라는 다른 시공간으로 옮겨진 듯한 신비로움을 준다. 사진을 찍었던 그 자리에서도, 프레임 안에서도 피사체는 따로따로 움직이며, 우리가 당연시했던 것들을 상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초월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 작가의 사진을 보면 어느 한 곳에서 미술이 보인다. 사진과 미술의 합치 즉 회화적 조형이다. 그에게서만 나오는 사진이 보는 이에게 놀라움을 자극한다.

“저는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라는 도구로 잡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냅니다. 사진은 저의 감정을 가장 온전하고 완전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팔레트 같아요. 지금 이 순간에도 기록의 사진을 넘어 그림으로 표현될 피사체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습니다.”

예술은 변해야 한다. 점점 더 나아지고 발전해야 한다. 김 작가는 그 말을 실감하고 있다. 누구의 사진을 보면서 흉내 내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의 영감을 떠올린다는 김 작가의 작품활동을 기대한다. 또한, 2018년 "네이버 사진팀" 좋은 친구들과 아름답고 훌륭한 사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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