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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자기의 숨은 가치를 조명하는

기사승인 2019.06.14  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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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우 중국도자모임연구 회장

미리 전달받은 주소를 따라 찾아간 화성시 어느 아파트단지. 현관에 들어서자 은은한 색상에 화려하게 빛나는 도자기가 한눈에 띄었다. 그런 도자기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집안 곳곳에 다양한 크기의 도자기를 볼 수 있는 가운데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김관우 중국도자모임연구 회장. 중국 도자기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와 함께 거실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도자기의 매력에 빠지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경기도 화성시로 보금자리를 옮긴 김관우 회장은 집 근처에 텃밭을 가꾸면서 조금은 더 여유로운 삶을 누리게 됐다. 지금이야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중국 도자기에 대해 뛰어난 전문성을 갖췄지만, 김 회장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누구나 그렇잖아요. 처음에는 흥미가 생겼다면 조금씩 알아가면서 어려움이 생긴다는 걸요. 저도 그랬어요. 도자기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시작했는데 주위에 아는 사람도 얼마 없어서 쉽지 않았죠.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 10년쯤 지나니 조금씩 도자기 보는 눈이 생기게 됐죠. 20년이 지난 지금은 중국 도자기 만큼 매력적인 건 없죠."

 

험난한 과정 거쳐 탄생한 도자기
김관우 회장의 말에 따르면 중국 도자기는 송나라 이전에는 흙으로 빚었지만, 송나라부터는 자토나 고령토 뿐 아니라 옥이나 보석 돌 등을 가루 내어 고급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중국의 관요(국가에서 왕실용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직접 관리한 가마)들은 황제를 위해 만들기 때문에 진귀한 재료들이 많이 사용됐고, 만드는 과정 또한 난해했다.
"원나라 초기까지는 수입청화(소마리청)나 유리홍(구리를 산화시켜 만든 붉은 안료)이 활성화 되지 않아 주로 루비나 청금석 사파이어 등 광물 안료가 사용됐어요. 게다가 각 안료마다 발색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여러 색상의 도자기들은 가마에 여러 번 구워야 완성 할 수 있었죠."
발색 온도가 높은 순서대로 구웠는데 청나라 황실도자기 한 개를 완성시키기 위해 20번 이상 구워 낸 것도 많았으며 장작불로 온도 맞추는 것이 대단히 어려워 도자기 성공 확률은 1% 미만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과거 삶을 엿보는 단서
도자기는 과거 삶을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도자기를 연구하다 보면 당시 생산 환경을 유추해 볼 수 있으며 계층별 매장문화와 소비경향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유통과정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도자기의 특이점이 중국 도자기에서도 가끔 보여 연관성을 추측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송나라 백자나 용천요 흑유 등의 도자기에서도 고려시대 도자기의 특징이 보이는 걸 보면 고려 도공들이 어떠한 형태든 중국 왕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관우 회장은 중국 도자기가 있는 곳이라면 수만 리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직접 발로 뛰면서 좋은 도자기를 구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죠. 여러 나라를 많이 다녔어요. 그렇게 도자기를 구하다 보니 도자기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죠. 그래서 깨진 도자기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석고 등으로 붙여서 잘 간직합니다. 한번은 중국박물관의 관계자가 왔길래 송나라 흑유 도자기를 보였더니 중국 것이 아니고 한국 것이라고 말하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어요."

도자기가 반짝거리는 비밀 
조심스럽게 고(古)도자기를 꺼내 설명과 함께 소개해주는 김관우 회장. ‘도자기의 고향’이라는 중국의 경덕진이나 박물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대부분 몇백년이 지났다는 말과 다르게 관리를 잘했는지 반짝반짝 거리는 도자기들. 그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만드는 과정에서 보석 등 광물 유약의 사용이나 세월에 의한 수축과 팽창이 이루어지면서 보석광이 만들어 지기 때문이라고 말 했다.
"반짝반짝해서 눈에 안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산화되어 있기도 해요. 보세요."
그가 건넨 확대경으로 조심스럽게 도자기 표면을 보던 중 그의 말대로 검은 동그란 알갱이 같은 게 보였다. 또한 어설퍼 보이거나 과도하게 오래되어 보이면 가품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말이다.

 

남다른 철학과 기준 
도자기에 대한 지식을 꾸준히 공부했기에 이야기에 막힘이 없었던 김관우 회장.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 중 한명으로 꼽히는 청나라 강희제의 효심 이야기도 들려줬다.
문득 궁금했던 한 가지. 보유하고 있던 도자기가 정말 모두 진품인지 궁금해서 조심스럽게 묻자 김 회장은 호탕하게 웃으며 "깨진 것도 진품이면 보관한다"면서 모두 진품이라고 대답해 줬다.
"항상 진품만 구하는 건 아니죠. 가품도 있었는데. 과감하게 깨버렸어요.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오히려 진품을 보는데 좋은 가르침이 됐기 때문이죠. 제가 흘러온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만약 40년을 넘게 했어도 도자기 공부를 6개월 밖에 안 했다면 어떨까요? 광범위한 중국 도자기 진품을 만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공부하고, 노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관우 중국도자모임연구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원래 약속했던 인터뷰 시간이 훌쩍 넘었다. 인터뷰를 마칠 때 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일궈낸 열매는 아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저는 좋아서 취미로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는 별다른 말을 안했지만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고, 이런저런 일을 겪었는데도 묵묵히 지켜만 봐줘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뿐이죠."

어떤 이에게는 도자기가 평범한 그릇일 수 있지만, 도자기가 지닌 참된 가치를 강조하고 귀중하게 여기는 김관우 회장과의 만남이었다.

김기영 기자 pppig112@naver.com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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