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대표하는 옛날돈까스, 스완양분식

CEO 정민화 / Chef 제현수 스완양분식

  • 입력 2019.08.12 14:32
  • 수정 2019.08.12 14:33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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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스 맛이 예전이랑 같아요. 좌천동 매축지에 있을 때도 자주 갔었는데. 제 인생의 갓까스에요~” 오랜만에 스완양분식을 찾았다는 손님 황창오(34)씨가 말했다. 최근 초량으로 옮긴 뒤 이전 매장인근의 해양수산청, 주민센터 직원분들이 많이 찾았던 스완양분식을 먼저 찾은 팬들은 지역민이었다. VJ특공대를 거쳐 일간지까지 소개, 각종 맛집 소개에 이어 SNS에 알려진 여파로 점심시간은 화투장대기표를 받아 줄서야 하는 장소이다. 당시 매축지에 ‘스완양분식’은 허름한 건물(영화 <아저씨>의 전당포 촬영지)에 테이블 6개가 옹기종기 모여 주방이 훤히 보이는 작은 공간이었다고 추억했다.

2세대로 이어진 돈까스 맛
스완양분식의 시작은 1993년 부산 범일동 매축지마을에서 백조처럼 흰 건물에 장사를 시작하게 되어 스완양분식이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스완양분식 시작은 아버지 제경율씨, 어머니 백말임씨의 꿈이 가득한 삶의 터전이었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생계유지를 위해 다양한 요리기술을 배웠던 1세대 창업자였다. 조선비치호텔의 조리사까지 경험했던 아버지는 제과제빵, 일식, 중식, 한식까지 못하는 요리가 없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매축지 골목의 동네사람들에게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오므라이스 같은 양분식이 생소하던 시기였다.

추억을 파는 흐뭇한 일
호텔주방장 출신의 양분식집을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기억한다. 바로 주방이 옆이라 볼 수 있었지만 그가 호텔출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안 되었다.
스완양분식이 좌천동 맛집이 된 이유는 부모님의 노력이 컸다. ‘내 아이가 먹는 음식’이라는 마음으로 조금 더 까다롭고 꼼꼼하게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워야 했다. 특히 돈까스 소스, 샐러드 소스에 필요한 마요네즈 하나까지 직접 개발해 ‘스완양분식만의 소스’를 탄생시켰다.
처음 맛보면 일반 돈까스 소스보다는 심심한 편이나, 수제돈까스와 수제소스가 옛추억과 함께 향기롭게 어울린다. 돈까스를 만드는 고기는 말할 것도 없다. 직접 원육을 구매하고 전용망치로 등심을 일일이 두드리는 과정은 여전히 하나의 의식처럼 매일 진행하고 있다. 
제현수 셰프의 어린 시절 추억속 아버지는 천성적으로 가정적이고 인자한 분이시다. 어렸을 때 아들의 기억에는 ‘모든 요리가 가능한 아버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일에는 철칙이 분명했다. 모든 음식을 하나하나 내놓는 순서가 있고 단무지 하나의 각도까지 신경 써 담는 까다로운 프로근성이 배여 있다.
현재 스완양분식의 오너는 며느리 정민화씨가 맡고 주방은 아들 제현수씨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정민화 대표와 제현수 셰프는 한 목소리로 스완양분식만의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이에 스완양분식은 앞으로도 “전통의 맛과 메뉴를 고집하면서 오는 손님들의 식사대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첫손님의 식사비를 모아서 사회와 이웃에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부산동구청 사회복지과에서 연계해준 그룹 홈 아이들의 학원비 지원과 (사)1004운동부산본부에 정기후원금으로 봉사하고 있다.

제현수 셰프, 정민화 대표 부부
2006년 결혼후 아들 제현수(특기 태권도 4단) 셰프는 창원에 위치한 대기업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일했다. 부모님께서 22년 운영하신 스완양분식을 내려놓겠다고 하시자 2015년부터 2세대 ‘스완양분식 조리사’로서 아버지의 기술을 배워오고 있다. 365일 아침일찍 출근하고 뒤늦게 퇴근하는 삶이었다. 3년가량 기술을 익히고 2018년 7월 매축지에서 부산역 인근 현대해상 뒷쪽으로 옮겨왔다. 이후 10월에는 거제도 한화리조트 벨버디어에 맛집으로 선정되어 입점했다.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부모님의 사업 하나하나가 아들내외를 통해 정착되었다. 그들은 누구보다 ‘동네손님’을 잘 모시기를 소원했다. “어떻게 보면 유명해지면서 전국에서 몰려와 대기줄이 길어졌고, 여유시간대가 짧아지다 보니 동네 어르신들이 오셨다가 그냥 가시니 죄송하더라고요. 그래도 이전부터 계속 알던 어르신들인데... 늘 건강하게 오셔서 예전의 맛을 느끼고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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