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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카리스마, 한국 외교사에 한 획을 긋다

기사승인 2020.04.23  17: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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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장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경을 막론하고 퍼져나가면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한국발 입국제한 및 금지조치를 내리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외교적 문제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늘어나는 확진자에 대한 공포로 한국을 차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택했던 대부분의 국가들은 현재 각국의 확진자 증폭에 우왕좌왕 대응하며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영국 국영방송 BBC에선 강경화 장관과 코로나19와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호평이 일색인 가운데, 향후 강 장관은 어떻게 외교능력을 발휘해보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세계 각국이 주목하는 韓 '코로나19' 대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영국 국영방송 BBC 인터뷰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면서 연일 회자 되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 3월 15일 BBC 시사프로그램 ‘앤드류 마 쇼’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기조를 ‘개방과 투명성, 충분한 정보 제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 유럽 국가들처럼 지역 전면 봉쇄의 방법을 쓰지 않고도 효과적인 확산세 진정 결과를 거둔 것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한국의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민주 가치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며 “정부가 온 힘을 다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면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공포와 혐오가 확산될 위험이 있다”며 “세계 각국 정부는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강 장관은 “한국인뿐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세계 각국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을 듣거나 물리적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를 매우 많이 받아보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는 이를 막아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는 우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협력의 정신을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내용이 BBC를 통해 보도되자 BBC뉴스 공식 트위터 등을 통해 세계각국 네티즌들의 열렬한 호응이 이어졌다.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인터뷰와 요약 인터뷰는 모두 수십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그레엄 넬슨 주한영국대사관 정치참사관은 트위터에 강 장관이 BBC방송과 한 인터뷰 영상 공유하며 글을 남겼다. 강 장관의 인터뷰 내용에 넬슨 참사관은 “강 장관이 영어를 모국어만큼 능숙하게 영국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정치 방송에서 한국의 코로나19 경험 및 투명한 검사 제도를 설명했다”고 평가했다. 또 인터뷰 후 SNS 반응에 대해 “트위터 반응을 보니 많은 영국 시청자들이 인상 깊게 본 것 같다”며 “이런 국제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뛰어난 업무능력·소통능력을 갖춘 능력자
이렇듯, 강경화 장관의 뛰어난 업무능력에 대해선 누구도 이견이 없다. 강경화 장관은 문재인정부 첫 외교부 장관으로, 외교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관이자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이후 14년 만에 非외무고시 출신 장관이다. 

강 장관의 이름 앞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무수히도 덧붙여진다. 그의 뛰어난 업무능력을 방증한다.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인물로서 첫 외교부 여성국장에 올랐고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고등판부관에 임명됐다. 부고등판무관은 유엔에서 사무차장보 직급에 해당하는데 한국 여성으로 유엔 최고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유엔에서 일할 당시 빠르고 합리적 의사결정능력 등을 인정받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해 전임 유엔총장으로부터 모두 발탁됐다.

업무능력에 더해 직원들과 소통능력도 갖췄다. ‘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한국인’으로 불릴 만큼 탁월한 영어 실력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KBS 아나운서였던 아버지 강찬선 씨의 영향으로 어린 나이에 미국 생활을 경험한 강 장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77년 KBS에 입사해 영어방송 PD 겸 아나운서로 활약했다.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언론학 박사 과정을 마친 뒤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영문과 조교수,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관 등으로 근무했다.

특히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환위기 문제로 당시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과 통화할 때 동시통역이 뛰어나 ‘대통령 영어 통역사’로 발탁된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내 말이 그를 통해 통역되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고등판무관을 시작으로 16년 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와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헤스의 인수팀장을 맡았으며 구테헤스 사무총장의 정책특보로 일했다.

강 장관의 국제적 인맥과 경험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해 다자간 외교에서 하나씩 성과를 내 ‘코리아 패싱’ 우려를 덜어내는 데 큰 힘이 되기도 했다.

 

끝없는 숙제, '위안부' 문제에 목소리를 내다
한편, 강경화 장관은 외교부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19년, ‘제1차 여성과 함께하는 평화국제회의’ 개회사를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 1325호가 채택된 이래 분쟁하 성폭력 기소와 유죄판결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많은 어린 소녀와 여성이 이른바 위안부라는 미명 하에 2차 세계대전 당시 큰 고통을 받았다. 이분들의 아픔과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분쟁하 성폭력 문제는 1990년대 보스니아, 르완다 등에서 대규모로 발생한 조직적 강간을 계기로 2000년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 1325호가 채택된 이후 국제사회의 주요의제가 됐다. 

강경화 장관은 “이런 많은 진전에도 성폭력 범죄는 많은 분쟁지역에서 자행됐고, 현장과 규범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 역시 많은 소녀와 여성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큰 고통을 받았다. 위안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명예와 존엄성을 회복하는 데 보탬이 되고 현세대가 교훈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뿐만이 아니다. 2017년 7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검토할 태스크포스(TF)를 자신의 직속 조직으로 설치해 합의에 관한 검증 작업을 진행했으며 한일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는 같은 해 12월 일본 쪽 희망에 따라 고위급 협의에서 결정된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외교부 위안부 태스크포스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 설득과 소녀상 이전, 위안부 호칭, 제3국 기림비 등과 같은 민감한 사항에 일본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일본에 재협상 요구는 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국민 정서와 국민의 알 권리, 한일 관계 사이에서 강경화가 중심을 잡고 위안부 합의 검증작업을 추진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줄곧 위안부 합의 폐기와 재협상을 요구해온 피해자 할머니들과 인권단체는 2018년 1월 9일 강경화 장관이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라면서도 한국과 일본 사이의 공식 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발표하자 크게 반발했다.

이에 강 장관은 “피해자, 관련 단체, 국민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피해자 중심의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며 스스로 국제 보편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명예·존엄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길
이러한 가운데, 강경화 장관은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을 올해의 과제로 삼았다.

강경화 장관은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는 해다. 그간의 대화를 위한 노력을 디딤돌 삼아 한반도에서의 대결을 종식시키고 진정한 의미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딛는 것이 올해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초로 주변 4국 관계를 심화하고 외교 다변화를 더 내실 있게 다져가야 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은 물론, 동북아와 세계평화·번영에 적극 기여하는 ‘교량국가’로서의 비전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사회를 무대로 한 강경화 장관의 외교활동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장착의 길을 기대해본다.

 

Profile
학력
이화여자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학사
매사추세츠대학교 대학원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매사추세츠대학교 대학원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경력
1994년~1998년 세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1999년~2000년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실 보좌관
2001년~2005년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공사참사관
2003년 유엔여성지위위원회 CSW 의장
2005년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 국장
2006년 9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OHCHR 부고등판무관
2013년 3월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 사무차장보
2016년 10월 UN 사무총장 당선인 인수팀 팀장
2017년 1월 UN 정책특별보좌관
2018년 6월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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