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철 칼럼] 리더십(Leadership)을 기르게 하자

  • 입력 2021.04.19 18:32
  • 수정 2021.04.19 18:33
  • 기자명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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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조직 속에서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조직은 두 사람 이상이 모여 규범과 질서를 지키며 공동 목표를 향해 상호 작용을 하는 집단이다. 집단에는, 자생 집단이든 공식적 집단이든, 그 조직을 이끌고 나갈 지도자가 존재한다. 지도자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고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지도자로 자랄 수 있는 지도성을 길러줘야 한다. 지도성은 유아원이나 유치원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이때는 부모나 교사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지도성 프로그램에 의해 지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 때에는 실제적인 지도자의 위치에서 지도성을 길러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도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학급의 반장이나 스카우트, 청소년연맹, JRC, 흥사단, 각종 종교 모임 등 준거 집단에서 리더로서의 활동을 실제로 경험케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이 같은 지도자의 위치에서 활동할 수는 없다. 학교에서는 지도 교사의 교육적 의도에 의해 가능하면 많은 학생이 그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 지도자는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만 똑똑해서, 자존심만 갖고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조직원이나 동료로부터 그 권위를 인정받을 때 유능한 지도자로 탄생하는 것이다.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짱, 말짱, 글짱이 되어야 하고, 비전 제시자, 혁신자, 실행자, 후원자가 되어야 하며, 창의력과 열정 그리고 배짱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 귀여운 자녀들을 지도자로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포용력과 배려심을 길러 좋은 인간관계를 갖도록 하자. 친구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받아들이고, 남을 배려하는 자로 기르는 일은 쉽지 않다. 어린아이들은 가치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포용력이나 배려심이 약하다. 포용력과 배려심은 학교생활 속에서 길러질 수 있지만 가정교육에 의해 길러지기도 한다. 자녀가 유리잔을 깨트렸을 때 유리잔에만 관심을 두고 비싼 것을 깨트렸다고 질책한다든지, 성적이 좀 떨어졌다 해서 자녀를 호되게 질책하는 행위는 자녀의 가슴속에 큰 상처를 줄 뿐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항시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녀로 기르고 서로 돕고 협동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길 보수 공사를 할 때 흙을 실은 트럭의 타이어에 묻은 흙을 깨끗이 씻은 후에야 아스팔트 길을 달릴 수 있게 하고, 조용한 저녁 시간에 아파트 주민이 깰까 봐 자가용을 아파트 문밖까지 밀고 나가서 시동을 건다고 한다. 일본인과 비교할 때 우리의 배려심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반성해 볼 일이다.
  
둘째, 소통 능력을 길러주자. 나의 생각을 남에게 잘 전달하고 남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는 습관을 갖게 하자.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서로 만나 미소 짓고 칭찬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상대방의 말을 열심히 듣고 가끔씩 질문을 하여 그 요지를 파악해야 하며, 자기의 의사를 간략하고 분명하게, 진실하게 전달하고 공감과 격려로 대화를 끝맺어야 한다. 대화 상대자의 성격이나 그때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의사소통 기법을 생각할 수 있으나, 첫인상의 중요성과 적극적 경청 그리고 공감과 격려는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가장 좋은 경우는 말없이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것이라고도 하고, 말보다는 글로, 글보다는 행동으로의 메시지 전달이 더 효과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 같은 의사소통의 기법을 익혀 자녀를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와 자녀의 대화 기회가 잦아야 하고, 학교에서는 토론 학습과 같은 수업 방법을 활용하여 배려심과 대화 기법을 기르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셋째, 동료애(fellowship과 companionship)를 길러주자. 정계나 재계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귀족의 의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다. 프랑스 어인 이 단어는 솔선수범, 도덕의식, 공공 정신, 봉사 정신, 전투에 앞장서는 로마 제국 귀족들의 명예와 의무를 나타내는 것이다. 즉 고위층일수록 더 많은 사회적 책무성이 있다는 의미이다. 자녀가 조직의 리더가 되고 나아가 국가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남 앞에 서서 모범을 보이는 솔선수범 정신과 조직원과 같이 슬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동료애(companionship)를 갖게 해야 한다. 내 자식만 잘 되길 바라는 부모는 자녀를 리더로 키울 수 없고, 그런 자녀가 리더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넷째, 창의성을 기르게 하자.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는 데는 반론이 있을 수 없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자녀를 창의성 있는 리더로 길러낼 수 있느냐이다. 창의성은 타고난 것보다는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인지적 특성으로, 가정이나 학교에서 계속 관심을 갖고 교육함으로써 기를 수 있다.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자율적인 분위기, 다양한 아이디어를 말할 수 있고 그것을 비판 없이 수용해 주는 분위기, 정답도 중요하지만 오답도 문제 풀이의 한 방법으로 인정하고 실패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또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분석하고 종합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 아주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지도해야 한다. 창의성 교육이 학력의 저해 요인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자. 지능과 창의성은 고지능 집단에서는 상관관계가 없고 성취도 또한 차이가 없다. 오늘날 세계 선진국들은 교육 개혁의 초점을 창의성에 맞추고 있다. 우리도 교육을 통해 창의성 있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
  
다섯째,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도록 하자. 자녀에게 5~1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자. 지식 경제 사회에서 꿈의 사회(dream society)로의 변화를 예상해 보고,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 상황, 미래 직업의 변화, 좀 더 구체적으로 미래 가정의 변화, 학교의 변화, 개인의 삶의 변화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도록 하자. 인간의 상상은 언제나 현실화됐다. 상상과 꿈의 미래가 자녀들이 살아갈 삶의 장(場)임을 인식하게 해 그들에게 미래 지향적인 삶의 지혜를 가르치자.
  
여섯째, 지짱(知將)이 되게 하자. 미래의 국력인 창의성도 기본 지식이 있어야 발휘할 수 있다. 많이 알아야 조직원으로부터 그 권위를 인정받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조직원보다 지식과 전문성을 더 많이 갖고 있는 리더만이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자녀들이 자기의 발달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접하도록 하자. 그리고 그 지식과 정보 중에 필요한 중요 요소는 머리에 각인케 하자. 머리에 담겨 있는 지식은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마지막으로 리더 없는(without Leader) 시대를 맞이하여 분배의 리더십을 갖게 하자. 오늘의 사회는 모노레일(Monorail) 시대에서 멀티트랙(Multitrack)시대로 변화돼 가고 있다. 전문성이 점점 분화됨에 따라 한 명의 리더가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기는 힘들다. 리더는 통합적인 지도 능력을 갖고 각 분야의 조직원이 그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즉 권한의 분배(empowerment)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리더는 나만이 잘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하고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그들이 잠재적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자가 되어야 한다.

 

Profile
現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호남교육신문 논설위원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
 
前  광주광역시 학생교육원 원장
    광주 KBS 남도투데이 교육패널
 
저서 <가정교육의 함정-오래>(2013):아동청소년분야 최우수상 수상(문화체육관광부)
      <생각을 바꾸면 학교가 보인다-영운출판> (2011),
      <학습력 증진을 위한 수업의 실제-형설출판사> (2010년)
      <아는 만큼 교육이 보인다.>-V.S.G Book (2009) 등 3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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