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락다운 세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 입력 2021.09.07 20:20
  • 수정 2021.09.08 16:24
  • 기자명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0년,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로 '락다운 세대' 출현을 예고했다. 코로나19가 청년층 고용과 교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서 락다운(봉쇄) 세대(lockdown generation)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ILO는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사회 경제적 주요 희생자로 규정했다. 교육과 훈련의 중단, 고용과 소득면에서의 손실, 구직 어려움 심화 등 다양한 충격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일생 동안 이어질 상흔을 입을 위험에 처해 있고, 이는 '락다운 세대'의 출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3년 전인 2018년 8월, 국내 주요 기업이 일제히 하반기 정기 공개채용(공채) 일정을 내놨다.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의 신규 채용 인력만 약 3만5000명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2월 현대차그룹이 대졸 신입 공채를 폐지했고, 지난해에는 LG그룹이, 올해 상반기에는 롯데그룹이 각각 공채를 종료했다. SK그룹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공채를 폐지한다. 5대 그룹 가운데는 삼성만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9월이 되도록 공채 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리어 대기업 10곳 중 7곳이 아직 하반기 채용 계획을 못 잡았거나 아예 한 명도 채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며 경영 환경이 나빠져 취업 한파가 연말까지 계속될 기세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응답기업 121곳)으로 '2021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그 결과 대기업의 67.8%가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절반(54.5%)가량이 신규 채용 계획을 잡지 못했고, 채용 인력이 '0'이라는 곳도 13.3%에 달한다. 

 

정부는 각종 청년실업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 고용시장의 한파가 꺾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락다운 세대' 출현이 현실화되고 있다. 오랫동안 누적된 청년층의 실업이라는 사회적 문제는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코로나19까지 겹쳤다. 취업에 목말라하는 청년들은 코로나로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젊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지쳐가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코로나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정부의 특단의 실업대책이 없다면 우리 세대는 젊은 세대에게 '락다운 세대'라는 지을 수 없는 낙인을 남겨줄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쏟아내고 있고 분야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우선시돼야 할 것은 청년 실업 대책 일 것이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